내속사내 유영복·김병하씨
"속리산이 있기에 삶의 터전을 떠날 수 없었다" 속리산 주변 어느 골짜기를 가더라도 내속리면 사내리에사는 유영복씨와 김병하씨 만큼 속리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요즘 유씨와 김씨는 다른 어느 때보다 한가한 시간을 보내지만 이럴 때마다 속리산에 대한 애착은 두사람의 화제가 되고 속리산에 쏟아 온 정열만큼 할 얘기도 많다. 유씨는 속리산에서 태어난 토박이로 어느 누구보다 속리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할아버지때부터 살아온 속리산이지만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당이나 여관을 운영하지도 농사를 짓지도 않지만 유씨가 속리산과 함께 살아가는데는 남다른 방법이 있었다.유씨의 원래 직업은 건축 미장일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는데도 턱없이 부족한 삶이었다. 이때 유씨보다 먼저 산을 오르던 김씨를 만나게 되었고 둘은 시간이 있을 때 속리산을 오르며 자연속에 묻혀 있는 보물을 캐낸다. 속리산의 맑은물과 깨끗한 공기에 찬 이슬을 먹고 자라는 산채류를 비롯 송이와 싸리버섯은 유씨와 김씨가 속리산에서 얻은 최대의 보물이다. 송이철이 되면 하루해가 모자랄 정도로 속리산을 오르지만 고생항 만큼 항상 수입은 적어도 더 이상의 욕심없이 산을 내려온다. 비록 수입은 적지만 산을 오르때면 세상을 모든 것을 얻은 기쁨과 함께 산 전체를 소유한 산사나이가 된다는 즐거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다는 것.
속리산에서 김씨가 남긴 흔적은 여기저기에서 찾을 수 있다. 산정상까지 동맹이를 나르고 암자 보수가 있을 때마다 김씨의 힘이 동원됐다. 지금은 옛얘기가 됐지만 힘이 장사였던 김씨 역시 언제부터인가 자연속에 묻혀 있는 보물을 찾는 것이 주업이 되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자연이 준 최대의 선물이 삼산이라면 유씨와 김씨가 산삼을 캐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삼산을 캘 수 있다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고 있어 이들에게는 보통사람들이 말하는 희귀한 산삼이 아니었다. 유씨와 김씨가 산을 찾는데는 가장 큰 원칙이 있다. 다름 아닌 입산금지로 지정된 곳은 어떠한 곳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을 다니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원칙을 어기면서 산을 찾는 것은 욕심이 생기는 것이며 욕심이 생기면 산이 주는 선물을 받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생계의 어려움으로 동료들이 속리산을 떠날 때 함께 떠날 수 있었지만 유씨와 김씨에게는 나름대로 속리산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고 이제는 하루라도 속리산을 쳐다보지 않으면 인생에 살맛을 느끼지 못하고 속리산이 인간에게 주는 자연의 선물을 받으며 욕심없이 살아가고 있다.
자연이 인간에게 배푸는 보물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유씨와 김씨이기에 요즘들어 자신들이 살고 있는 터전에 속리산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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