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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끼운 첫 단추는 원점부터
[1436호] 2019년 07월 18일 (목) 주현주 기자 hyunjj505@hanmail.net

보은군의회가 지난 12일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이하 센터)의 오수 방류에 대해 ‘청정지역 서원계곡의 환경오염 근절대책을 마련하라’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2009년으로 전국의 8개 시·군이 센터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고 보은군으로 확정된 후 “앞으로 장안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판로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식의 오래된 레코드판에서 나오는 흘러간 노랫말이 한때 성찬을 이뤘었다.

그러면서 대전과 청주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 노선을 신설과 서원리에 정류장을 만들겠다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준공식 날 공사에 참여한 지역 업체의 공사대금과 유류대금 및 밥값 등을 주지 않고 일부 하청업체가 줄행랑친 문제가 제기돼 소란스러웠다.

또 얼마 후 서원리 주민들이 사용하는 지하수에서 기름 냄새가 심하게 발생해 한바탕 소통을 벌였지만 단순히 개인 보일러에서 기름이 유출돼 흘러들어간 것으로 결론 짓고 상수원을 다른 곳으로 옮기며 종결했다.

그러던 중 서원계곡 피서객들의 입에서 “물이 따뜻하고 이끼가 너무 많고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논에 물을 대러 나갔던 농부들이 수로에 끓어오르는 거품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이런 중에 개안리 마을 지하수 검사결과 31가구 중 17가구가 음용수 부적합 판정을 받으며 민심은 센터의 오수 방류로 모아졌고 지난해 정상혁 군수가 장안면 순방에서 센터가 2016년 준공이후 4차례나 ‘질소’와‘인’ 과다배출로 과태료를 부과 받은 사실을 이야기 하며 공론화가 시작됐다.

또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던 중 센터장이 “자신은  8개 시·군 중 보은보다 조건이 더 좋은 곳이 많았는데 어떻게 보은지역으로 결정됐는지 모르겠다. 이전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발언이 알려지며 참고 참았던 면민들이 폭발했다.

대책위는 오수방류 외에도 지열발전공 시추 당시 사용한 다량의 유압유가 아직도 지층 어딘가에는 남아 ‘지난번 기름 냄새 소동의 원인이 아니냐’는 의혹과 국가기관이 재정이 취약한 기초자치단체의 재산을 무상으로 20년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법 위반 문제 등으로 확대됐다.

민심이 흉흉하게 돌아가자 병무청은 지난 7월11일 ‘병무청은 사회복무연수센터 방류수 수질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는 보도 입장자료를 배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도로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오수 방류구를 옮기는 이중적인 행태를 본 장안면민들의 되돌아선 민심은 끝을 볼 기세다.

여기에 대책위가 요구했던 국비예산을 배정받아 노선구경 확대와 소규모 처리장 350t 증설 등에 대해 센터가 미적지근한 입장을 보이며 보은군의 기본 하수처리사업에 숟가락만 얹을 생각만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돼 결국은 보은군의회의 성명서 채택까지 이끌어내는 신공(?)을 보이고 있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원점부터 다시 차근차근 꿰려는 노력보다는 억지로 나머지 단추를 채우려는 식의 접근이 화를 불러온 것이다.

대책위나 장안면민들은 센터에 대해 “나가라”,“이전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센터가 먼저 “이전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면민들 앞에서 대놓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센터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공무원 이다.
속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물이 삼가천을 흘러 보청천과 만나고 금강으로 대청댐으로 닿는 곳마다 사는 대전·충청권 주민 모두 정당한 섬김을 받아야 하는 국민이고 대한민국의 당당한 구성원이다.

비록 사회적인 인프라 구성은 도시에 비해 좀 떨어지지만 얼굴에 굳게 박혀있는 주름과 투박한 손마디 하나하나가 이 나라의 역사를 묵묵히 써 내려온 장본인이자 산증인이다.

이 나라 역사의 장본인이자 산증인들에게 국가기관이 이렇게 홀대해서는 나라의 미래는 없다.

병무청은 그 동안 공허한 말의 성찬을 거둬들이고 예산확보 등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야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고 신뢰를 얻을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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