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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로蛙利鷺
[1436호] 2019년 07월 18일 (목) 소설가 오계자 webmaster@boeuni.com

모처럼 모인 자리에서 들어오는 소식들이 통 아름답질 못해서 맑은 날은 아니다. 반갑잖은 대화에서 서둘러 방향을 돌렸다. 연전에 욕심보따리 풀어헤쳐 버린 것이 바로 그 명예욕인지라 그나마 마음까지 어두워 진 건 아니라 다행이다.
“상 타고 싶으면 남들 질러대는 봉투 탓하지 말고 선샘도 와이로 쓰세요.”
그렇게 잘라 버리고 억지로 화제를 돌리려고‘와이로’라는 단어를 설명했다.
“와이로가 일본 말인 줄 알고 있는 사람이 꽤 많아요, 나도 문학 공부하기 전에는 그런 줄 알았거든요.”했더니 그 자리에도 잘 못 알고 있는 분이 더 많다. 그래서 신나게 와이로에 얽힌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려시대 임금인 의종이 하루는 혼자 야행을 나갔다가 깊은 산골에서 날이 저물었다. 요행히 산기슭 외딴민가를 하나 발견하고 하루만 묵고 갈수 있도록 청을 하였으나 거절당하고 부득불 발길을 돌리는데 그 댁 삽짝에 붙어있는 글귀가 낯설고 이해를 할 수 없는 글귀다. 有我無蛙 人生之恨유아무와 인생지한이라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어 인생에 한이 된다고? 임금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어서 자리 잡고 있던 주막에서 다시 그 댁으로 갔다.
“도대체 삽짝에 붙은 글귀가 뭔지 궁금해서 잠을 청할 수 없어 내 이렇게 돌아왔으니 설명 좀 해주시오.”
외딴 집 주인은 몇 번을 내쳤지만 끈질기게 재촉 하는 나그네를 안으로 들여 말문을 열었다.
“옛날 노래자이라 할 수 있는 꾀꼬리와 쉰 목소리의 까마귀가 노래시합을 하게 되었는데 심사는 백로가 맡았답니다. 꾀꼬리는 열심히 노래연습을 할 동안 까마귀는 개구리만 잡아 모으더랍니다. 노래 시합 전날 까마귀는 백로가 좋아하는 먹이 개구리 한 자루를 백로에게 주고 시합 승리를 부탁했지요. 다음 날 모두의 상식을 깨고 까마귀가 승리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지요. 내가 富도 없고 뒤를 봐주는 권력도 없다보니 과거 시험을 보는 족족 낙방이라 한마디 해 본 게지요. 개의치 마시오.”
듣고 있던 임금이 퍼뜩 떠오른 생각이 있어 재치 있게 한마디 했다.
“실은 나도 낙방만 하니 부모님을 뵐 낯이 없는데 마침 며칠 후 임시 과거가 있다고 해서 한양으로 가는 중이오, 우리 같이 도전해봅시다.”
꼭 오라고 약조를 하고는 궁으로 돌아 온 임금은 임시 과거를 명했다. 물론 시제도 임금이 직접 내셨다.
과거 당일 일찌감치 나가 살펴보니 과거시험장에 그 시골집 선비가 눈에 띈다. 반가운 임금은 북을 치라 명하고 시제를 펼쳤다.
  有我無蛙 人生之恨   
시험장에 모인 대감들까지도 무슨 말인지 몰라 의아할 때 그 시골 선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임금님을 향해 큰절을 올린 다음 붓을 들고 답을 쓰기 시작했다.
물론 장원급제다
그 선비가 바로 ‘동국이상국집’ 등 여러 문집을 발행한 고려 중기 유명한 대문호 이규보 대감이다.」

조선시대보다 더하면 더했지 나아진 게 없는 세상이지만 정치마당, 기업 마당 다 버려두고 교육계와 예술계만이라도 개구리로 이끗 챙기는 까마귀가 없기를 바라지만 와이로가 예술가들에게 주는 수상자 선발에도 파고든다는 말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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