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주택임차 담보대출 생색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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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주택임차 담보대출 생색용
  • 곽주희
  • 승인 2001.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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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도 11.75%적용, 여신 수익만 생각
농협중앙회가 최근 신상품으로 내놓은 「주택 임차보증금 담보대출 제도」가 농촌지역에는 맞지 않는 조건을 적용, 지역주민들에게는 있으나 마나한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특히 보은과 같은 군지역에는 이에 해당하는 가구가 거의 없는 상태로 지역 주민들로부터 ‘생색내기용 상품’이라는 지적을 함께 받고 있다.

지난 23일 K모(38. 보은 이평)씨는 “지난 21일 농협에서 주택임차보증금 담보대출을 시행한다는 TV 방송을 보고 농협군지부와 주택임차보증금(전세금) 담보대출을 상담했으나 조건이 터무니 없고 농촌지역에는 현실적이지 못해 그냥 돌아왔다”면서 “지역주민들에게는 해당되지도 않는 대출상품을 내놓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며 현실에 맞는 대출상품 시행을 바라고 있다.

지난 3일부터 판매 개시한 주택임차보증금(전세금) 담보대출 제도는 △ 아파트·단독·연립주택 전세금이 4천만원 이상 조건인 세입자를 대상으로 하고 △ 자격기준은 공무원(계약직 제외), 교육공무원, 정부관련 임직원, 의료기관 임직원, 직장인(정규직) 및 전문직으로 평점등급 BB급 이상 해당자이며 △ 대출금액은 임차보증금의 50% 범위내서 최고 5000만원까지 이며 △ 대출금리는 10.25∼10.50%로 최고 11.5∼11.75%를 적용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금 4000만원 이상의 세입자가 이를 담보로 대출을 신청할 경우 최고 2천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으나 면단위 시골지역은 물론 보은읍의 경우도 이에 해당하는 세입자가 거의 없는 상태로 가계운영 자금 등을 필요로 하는 서민들에게 도움이 전혀 되지 못하고 있다.

보은읍의 경우 연립주택을 포함한 1천1백여 가구의 아파트가 있으나 전세금이 4천만원이 넘는 아파트는 삼산리 D빌라와 새로 분양하는 N아파트 2곳밖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단독주택의 경우는 아파트보다 훨씬 낮은 선에서 전세가가 형성되고 다가구 주택은 취급불가라는 조건으로 이번 제도에서 멀찌감치 제외돼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담보대출의 대출금리가 최고 11.5∼11.75%로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니어서, 농협이 자체 여신 수익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 일반 서민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지역주민들의 비난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한 주민은 “대도시와 군단위 농촌 주민들을 위해 지역에 현실에 맞는 조건을 따로 정해 놓고 이 제도가 시행됐다면 상당한 호응을 얻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농협중앙회 보은군지부 관계자는 “이번에 판매 개시된 주택임차보증금 담보대출의 경우 중앙회가 대도시 지역의 공무원이나 회사원들을 위해 틈새공략 차원에서 개발한 상품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은지역과 같은 농촌지역에는 조건이 맞는 세입자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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