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충북민속예술경연대회
조상의 얼이 담긴 전통민속예술을 지속적으로 발굴, 계승보존함을 위해 실시된 제5회 충북민속예술경연대회에 보은군은 처음으로 보은읍 종곡리일대에서 행해지던 기세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정부수립 50주년 기념 도민화합의 대축제로 마련된 제5회 충북민속예술경연대회는 23일 도내 시·군·출장소에서 12개 민속예술팀이 참석, 청원군 문의면 문화재단지에서 열띤 경연을 펼쳤다.지난 대회에는 산외면 백석리에서 행해지던 흰돌물다리기를 재현, 대회에 참석했으나 문화마당 지킴이의 뜰 아사달을 운영하는 박달한씨가 보은읍 종곡리일대에서 발굴된 기세배를 재현, 선보였다. 관내 노인 및 학생 40여명이 참여한 보은민속단이 출전한 기세배는 경주김씨의 대표적인 집성촌인 보은읍 종곡리일대 12개의 자연마을을 대상으로 공동체적 대동단결을 주제로 하고 있어 농촌사회의 중요한 민속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보은민속단이 출전한 민속분야의 기세배 공연내용을 소개한다.
<보은북실 기세배>
충북 보은에서 속리산쪽으로 가다 보면 외편으로 북실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현재 예전의 자연마을을 묶어 종곡리, 누청리, 강신리, 성족리라는 행정명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예전에는 누밑, 강청이, 외뿔, 동메, 동편, 삼성골, 모종골, 다라니, 소라리, 배니, 안양, 세말이란 12마을로 이루어져 잇다. 이 12개 마을은 경주김씨의 대표적인 집성폰으로 최고 1천2백여세대의 동족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해마다 음력이 7월20일 전후로 호무시(호미씻이)를 먹는데 이때에는 12마을이 모두 한곳에 모여 풍물을 치고 기세배를 하며 먹고 마시며 놀고 농사일의 고단함을 씻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12마을 중 동메와 배니는 각각 외뿔과 소라리에 묶여 한 동네가 되어 10개 마을중 풀물이 창설된 순서에 의해 형제의 서열이 정해져 기로써 예를 갖추는 기세배의 전통이 남아 있었던 동네였다. 호무시 행사를 진행하던 누밑마을앞 갱변과 안북실 동편앞 갱변에서 해마다 번갈아 가며 행해졌으며 이 호무시 행사에 사용되는 경비는 마을에서 추렴해 마련했다고 한다. 12마을중 가장 맏형 마을인 누밑마을의 기가 적당한 장소로 이동하여 자리를 마련하고 마을의 서열에 따라 농기로 서로 인사를 주고 받던 의식이 기세배이다.
평소 들녘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형마을 농기가 그 들녘을 지날때면 일손을 멈추고 황급히 뛰어나와 세워 있던 농기를 세번 흔들며 절을 하면 행렬을 멈추고 기다렸던 형마을 기는 정중히 답례하고 삼색천을 답례로 선물하였으며 이 예절을 시행하지 않으면 윗형되는 마을의 풍물패가 와서 기목을 뽑아 자기 깃대에 거꾸로 매다는 형벌이 있었다. 보은 북실의 기세배는 1936년까지 행하여 왔었으며 이러한 기세배 풍습은 이웃 마을간의 친선을 도모하고 단합과 공동체 정신을 배양하는데 그 뜻을 두고 있으며 농촌사회의 중요한 민속자료로 현재 누밑마을인 누청리에는 청용과 황용이 그려진 농기가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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