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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꽃들은 핀다”
[1428호] 2019년 05월 23일 (목) 김홍춘 전 보은향토문화연구회장 webmaster@boeuni.com

산야에 피는 꽃들이 만발했다. 잎새부터 나온 후 피는 꽃은 대부분 향이 없다고 한다. 향이 있든 아니든 꽃들은 아름답다.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호수의 석양에 잔잔한 물결처럼 마음의 안정과 살아있음의 존재 가치를 느끼게 한다.
지난 4월에는 문화원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토론회를 열었다. 물론 역사는 다른 형태로 반복된다.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고자 한다면 반복된 학습이 꼭 필요할 것이다.
고려시대 지나친 숭불정책이 고려를 망하게 하였듯이 조선시대 국교로 유교를 숭상하며 건국의 이념으로 삼았다. 1910년 8월 27일 일제에 의해 조선은 망했다. 그 망국의 원인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결과로 보아야 마땅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성리학의 탓으로 말한다. 전 세계가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수용할 때 성리학에 매몰되었던 지배층의 무능 때문이기도 하다.
기이하게도 독립선언문에 참여한 대표들 중 유독 유림을 대표한 인물은 없었다. 기이한 일이다. 양심에 거리낌이 있었을까?
카톨릭 종단에서도 세월이 흐른 후 참여하지 못한 점을 공식 사과한 적도 있다. 내북면 출신 이승칠 의사, 봉황천 옆 높다 높은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음으로 일제와 망국의 한을 표했다. 왜, 그 죽음이 단발령 때문이겠는가? 망국의 한이 그를 살아 갈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살아 있는 후대들이 토론회를 가졌다.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의미 있는 자리보다 발제자나 토론자들 중 그들 선대 중에서 강점기에 녹을 먹고 권력을 행사한 사람은 없었는지, 주관.주최하는 부서에서 살펴보고 검증해야만 할 것이다.
적폐가 한창이다. 17번째 동학제 행사가 4월에 동학제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열렸다. 어릴 적 초.중시절에는 동학난으로 배웠다. 그후 동학혁명이라 한다. 물론 실패한 혁명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인내천 人乃天)와 척양척왜(斥洋斥倭)를 기치로 하였지만 농민군 대부분은 글도, 세상의 흐름도 알 수 없던 그들은 단순히 인간으로 우리들에게 사람대접을 해달라는 절규였다. 그러나 위정자들과 망가지는 나라의 탐욕스런 권력자들은 그들을 역도라 취급하여 탄압하기 시작하고 드디어 힘에 부친 정부는 일본군을 조선에 끌어들이는 계기를 만들어 40년 후 망국의 원인을 제공하였다.
1894년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전멸하다시피 한 농민군은 토끼몰이 하듯 관군과 일본군에 의해 이곳 종곡 골짜기에서 끝을 맺는다. 쌓여 있는 시신은 원주민을 동원하여 동산골짜기에 마구 매장한다. 그곳 동산에는 기이하게 봄이 되면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상홍이다. 성도 고향도 모르는 헤아릴 수 없는 그들을 품어 안고 있다. 그들을 추모하는 공원도 조성되었다.
동학의 마지막 전투라는 말은 개인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전투가 아닌 일방적 학살이었다. 그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평범한 세상은 아직도 요원하다. 혹시 선대 중에서 권력과 위정자로 이들의 후대들이었다면 동학을 논하지 말라.
김소월 시중 산유화의 일부분이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종곡 골짜기에 꽃들과 함께하는 작은 산새여 그들을 위해 마음껏 울어주고 그들의 한이 토해낸 붉은꽃, 진달래, 철쭉꽃을 사랑해주렴. 봄꽃은 갈 길을 가고 이제 시각을 즐겁게 하는 장미꽃이 만발이다. 더 반가운 것은 향기 멀리 가는 아카시아 꽃향이 벌들을 모은다. 나비와 벌들이 전 세계적으로 여러 요인으로 줄어든다 한다. 저 꽃을 피우는 종들이 어찌할지 걱정이다. 그래도 꽃들은 다시 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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