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수해는 전시상황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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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수해는 전시상황으로 대처해야 한다
  • 보은신문
  • 승인 1998.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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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보은삼산, 전 공군기상예보관)
서언
현재 지구상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엘리뇨현상으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으며 그 일례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국 양쯔강 대홍수의 참변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또한 기상이변에 예외 일 수 없는 기상 지정학적 특성을 갖추고 있다. 그것이 현재 한반도에 일어나고 있는 예상 할 수 없는 기상이변으로 인하여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가져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보은군 또한 지역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짧은 시간안에 많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러므로 금번 보은군 수해시 일어났던 여러 가지 상황을 기상일지를 토대로 한 문제점 및 정책대안을 제시하여 항시 일어날 수 있는 수해 및 재해에 대하여 예방적인 차원의 참고 자료가 되었으면 한다.

본론
<수해상황 기상일지>
11일 23시 40분
전직 공군기상예보관이었던 오랜 경험에 의해 직감적으로 예사 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보은읍내 주요제방(랜턴사용)을 확인한 바 남다리와 동다리 하상주차장 일부가 침수 되었음을 확인

12일 00시 40분
비오는 속도 및 강우량, 뇌우, 번개의 강도가 점차 강해져 2차 확인작업으로 주요 제방을 자세히 확인한바 남다리와 동다리 하상주차장이 전부 침수됨(약 1시간 동안 50㎝정도 수면이 상승)

12일 01시 20분
공군기상대 권영식 예보관과 통화(군대동기로 20년경력)하여 기상레이다로 ECHO(폭발성강우)상태 확인 및 토의 - ECHO가 보은, 옥천, 상주(주 구름대는 보은)에 걸쳐 CELL(동그란)형태의 모양으로 점차 발달 한다고 함 - 수해 피해에 대한 두려움과 확신이 들었다.

12일 01시 30분
읍내 주요제방을 다시 확인하고 특히 읍내의 하수구 배수 상태를 정미검사 치중 남다리와 동다리쪽 하천이 약 20∼50㎝정도 수면이 상승 특히, 시외버스 주차장앞 도로 일부가 배수 역류 확인. 또한 삼산5구 보은부동산 앞 하수구가 발목까지 역류.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인지함

12일 01시 50분
공군기상대에 연락하여 ECHO(폭발성강우)를 확인한 바 현위치에서 전혀 이동되지 않고 있음

12일 02시00분
114에 문의하여 군청당직실에 전화하여 이름과 신분 특히 기상예보관 출신의 경력 10년을 밝혔음(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당직자에게 삼산5구쪽 배수구가 역류하고 또한 공군기상대의 ECHO(폭발성강우)상태를 설명. 당직 근무자 - 자신은 기상 전문용어를 잘 이해 못하겠으며 배수구 역류는 119소방대에 연락하라고 하고 다시한번 전반적인 기상상황을 설명중 이해못해 재배대책본부로 연락하여 또다시 개인신분 및 경력을 반복 설명한 뒤 기상상태 설명 - 그러나 상황을 잘 이해 못함.

12일 02시 20분
보은읍내 주요 제방을 다시 확인하고 군청으로 가는 도중 빗물이 이평에서부터 차바퀴가 반정도 차이고 차가 뜨는 느낌이 들었음. 상황실에 도착하여 기상예보관 출신의 신분증을 꺼내보이고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현장에서 공군기상대에 연락 기상레이다로 ECHO상태를 다시 확인시키고 재해대책 근무자들에게 보은읍내 주요 제방과 배수구 역류, 이평일부가 침수됨을 설명하고 아주 간곡하게(그때 온몸은 빗물로 온통젖어있어 무척 초라해 보임) 부탁조로 80년 수해상황을 일례로 들면서 긴박한 상황을 설명하며, 내 말을 기분 나쁘게 듣지말고 긴급조치를 취할 것을 부탁함. 특히 회북, 내북 외속, 마로등 각면 당직자들에게 바로 연락하여 현장 확인으로 경계토록 재삼 당부.

12일 02시 40분
군청에서 내려오면서 새로난 동다리쪽 하천물이 많이 불어났음을 확인하고 다시 서다리, 남다리, 동다리 제방이 이상없음을 확임.(남다리제방에 민간이 2명이 있었음)

12일 03시 20분
다시 공군기상대에 연락하여 ECHO(폭발성강우)상태가 점차 발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더욱 신중한 판단을 위하여 집앞쪽 배수구 침수 재확인 - 물이 심각하지 않지만 계속 역류되고 있음

12일 03시 50분
최종적 결단을 위하여 밖의 상황(주요제방)을 확인한 뒤 결론을 내리고 군수님께 전화 연락하여 현기상 상태가 매우 심각함을 보고 드리고 공무원 비상연락 부탁드리자 가동중이라고 함. 곧바로 보고를 드린다고하고 군청으로 출발. 군수님께 신분 및 경력을 설명한 뒤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공군기상대에 연락하여 ECHO(폭발성강우)상태를 다시 확인한 뒤 지도에다가 직접 그려가며 매우 심각함을 설명하자 군수님께서 조언을 부탁하여 04시 30분경 확정적으로 앞으로 2시간정도면 보은읍 시내에 침수가 예상되므로 경고 방송 및 TV유선방송 자막으로 대피하도록 당부드리고 그다음 사항으로 국토건설관리사무소에 차량 및 장비등을 준비토록 협조요청하고 한전에는 특히 감전에 의한 안전사고 예방토록 대비요청, 경찰서에서는 각 파출소에 연락하여 현장 확인토록 하고, 119소방대는 긴급출동태세를 요청, 또한 보건소에는 식·음료, 모포, 의약품등을 준비하도록 당부드리자 군수님께서 곧바로 지시함.

담당공무원이 통신두절로 인해 경고방송 및 비상연락의 어려움을 군수님께 보고하는 것을 보고 좀 외람된 행동이었지만 상황이 급박하여 군수님께 전 공무원들을 몸으로라도 즉시 현장에 투입하여 주민들을 긴급 대피토록 부탁드리고 군수님께 계속적인 기상정보를 약속한 뒤에 곧바로 내려와 삼산5구 가가호호 주민들을 깨우러다님(시외버스주차장 및 김천슈퍼 앞도로가 엉덩이까지 침수됨). 그리고 집으로와 가족들을 2층으로 피신시킴.

12일 05시 30분
공군기상대에 연락하여 ECHO(폭발성강우)상태가 약간 상주쪽으로 이동중인 것을 확인. 통신두절로 상황실 및 군수님께 연락안됨

12일 06시경
보은군민들 남다리제방 결사 방어.(집집마다 자발적으로 인력, 마대, 삼등 총동원)

12일 08시경
가까스로 군수님과 통화가 되어 기상상황을 설명드림(오전 12시만 넘으면 위험한 상황을 면할 수 있음). 군청으로 가서 재해대책본부 이종호계장에게 현기상 상황을 주지시키고 수시로 기상정보를 제공키로 약속하고 집으로 돌아옴

12일 16시 00분
공군기상대에 연락하여 예보 토의 - 저녁 7시이후 매시간당 약 10㎜예상. 새벽2∼3시 서해에서 발달중인 ECHO가 보은지역으로 통과 될 것으로 예상됨. 기상레이다로 ECHO상태를 자세히 관찰토록 부탁함

14일 18시 20분
군수님의 부탁으로 보은군의 지역특성 및 최소한의 기상자료를 군수님이하 공무원들 앞에서 브리핑을 실시함. 특히 경보 발동상황을 자세히 설명함.
·매시 30∼50㎜이상 2시간연속 폭우시는 초등경계태세
·매시 30∼50㎜이상 3시간연속 폭우시는 긴급경계태세

14일 20시 00분
군수님께 산사태 경계를 당부드림. 현재 산들이 12일 집중호우로 인하여 지반이 약하고 물을 많이 머금은 상태이므로 산사태 경계를 위하여 각마을 이장님들게 확인 점검, 경계토록 부탁드림.
이상은 가장 긴박했던 12일과 14일의 일부 기상일자이며 이밖에도 15일, 16일 기상일지를 작성하여 계속 기상정보를 제공하였음.

<문제점 및 정책대안>
가. 우리지역은 지역적인 특성(사면이 산으로 둘러 싸인 분지형태 및 최상류 지역으로 빠른 물이동, 많은 좁은 계곡들)으로 인하여 ECHO(폭발성강우) 및 태풍이 들어온다면 짧은 시간내에 커다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러므로 평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수해방지 예방체제를 가능성있게 만들어야 한다.

나. 금번 구해예방의 문제점
·공무원들의 수해예방 훈련부족으로 인한 안전 불감증
·수해예방 관련 공무원들의 기초적인 기상정보 지식부족 및 사전교육 미흡
·유사시 통신두절로 인한 대피 경보 및 현장상황 확인 및 보고 불가능
·준비부족으로 인한 재해예방 인력 및 장비지원 늑장 대응
·재해예방 유관기관과 기능적인 협력부족

다. 수해예방대책의 정책대안
·평소의 민방위훈련을 여름에는(6월경)민·관·군이 총동원된 수해예방 및 복구훈련으로 대체하여 수해예방에 항상 준비되어 있도록 한다. 특히 공무원은 평소에 때때로 훈련하도록 한다.
·인근지역에 위치한 공군기상대와 자매결연을 맺어 유사시 필요한 모든 기상정보를 얻도록 하며 더불어 현지 지역사정에 정통한 지상전문가의 유효적절한 조언을 얻도록 한다.
·수해관련 공무원 및 전공무원은 평소 기초적이고 실용적인 기상정보 및 지식을 교육받도록 한다.
·유사시 통신두절을 대비하여 각읍면에 무전기를 보유토록하며 경고방송용으로 축전지를 갖춘 무선설비를 예비용으로 비치토록한다. 또한 이장비들을 최소한 한달에 한번은 연습토록하며 6,7,8,9,10월에는 수시로 사용하도록 한다.
·평소 주요 제방인근에 모래를(여름, 겨울)제방붕괴 및 제설 작업용으로 항시 비치토록 하며 도난을 방지하기 위하여 인근지역 이장이나 공무원을 지정한다. 또한 유사시를 대비하여 마대나 삽등을 주요 제방인근 공무원이나 이장댁에 항시 비치토록 한다.
·재해예방 유관기관은 평소 기능적인 훈련을 하도록하며 특히 6월경 민·관·군이 총동원된 수해예방훈련을 충예행연습으로 하도록 한다.
이상은 최소한의 수해예방대책이므로 평소 민·관·군이 연구노력하여 더좋은 수해예방 정책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결론
기상일지를 만들어 놓은 것은 오랜 공군예보관 시절 작전 개념으로서의 훈련덕분이었다. 위 기상일지를 보면서 그 긴박했던 순간순간의 상황들이 처절하게 느껴지며 보은군에는 기상예보관 출신이 혼자이것이라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군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생각하며 매순간마다 최선을 다하자고 가슴속으로 수없이 다짐하며 그 칠흙같은 어둠속의 천둥번개와 폭우속에서 공포를 없애려고 무척 노력하였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가감없이 저의 판단과 행동을 신속 정확하게 연락하여 특히 외속리면 주민의 많은 인명과 보은군 일원의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신 김종철군수님 이하 재해 대책본부 당직근무자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옛전우의 부탁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하게끔 모든 기상정보를 제공해주신 731-60공군기상대 당직근무자 권영식 상사, 기상대장 김윤기 소령, 장태순 감독관, 김영호 상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침착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주신 보은군민과 남다리 제방붕괴를 헌신적으로 막아내신 지역주민과 공무원들게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끝으로 예기치않은 피해를 입으신 군민들게 가슴으로 아픔을 함께하며 빠른 피해 복구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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