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기상정보 활용 인명피해 줄인 김태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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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기상정보 활용 인명피해 줄인 김태훈씨
  • 보은신문
  • 승인 1998.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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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지역에 내린 집중폭우로 군내에서 많은 재산피해를 입었다. 2천억여원에 가까운 수해 피해를 입으면서도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데는 전직 공군기상예보관 출신 김태훈(39. 희망속셈학원 원장)씨의 남다른 직감이 작용했다. 11일 밤 11시 30분경 김씨는 양동이로 퍼붓는 듯한 집중호우를 맞으며 보청천 제방으로 향했다.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공군기상예보관으로 근무하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게 만들었다.

보청천 수위가 계속적으로 높아져 가고 있다는 위기를 느끼고 집으로 돌아와 자신이 소속했던 공군기상대로 전화를 걸었다. 당시 공군 기상대에는 자신의 군대 동기가 근무하고 있었고 근무자를 설득해 공군기상 레이더로 보은, 옥천, 상주에 폭발성 강우(에코)를 동반한 원형태의 구름이 몰려 있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78년 가정형편으로 공군기술고등학교에 입학해 10년 동안 공군에서 기상관측과 예보업무를 담당했던 김씨의 경험으로는 단순한 보통비로 볼 수 없었고 자신도 모르게 군시절로 돌아가 전쟁상황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직감이 들었다고 한다. 12일 밤 1시 30분. 이런 상황속에서 김씨는 자신의 승용차를 끌고 보청천주변 제방 수위를 다시 확인한 후 보은군청 당직실에 전화를 걸어 “보통비가 아니니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며 관계자에게 기상상태를 설명했지만 잘 납득이 되지 않아 군청으로 향했다.

비를 흠뻑맞고 추췌한 모습으로 군청에 도착한 김씨는 전직 기상예보관 출신이라고 명시된 주민등록증을 꺼내 보이며 공군기상대에서 관측한 기상상태를 설명하면서 이해를 시켰지만 답답한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고 한다. 3시 50분경 김종철군수와 전화 통화를 통해 집중호우의 긴박성을 설명하고 군청에서 만나 지도를 그려가며 사태의 심각성을 조언하며 주민들에게 대피방송을 해줄 것을 건의했다고 한다.

김씨의 발빠른 조언 덕분에 국도유지사무소, 한전, 경찰서, 보건소, 소방서등 긴급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군청 재해 대책 상황실에서는 새벽 4시 40분경 긴급 대피방송에 나서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김씨는 이번 보은수해를 경험으로 삼아 “보은지역이 수해로부터 절대로 안전한 지역이 아님을 인식해 민·관·군이 함께 참여하는 수해예방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인근 공군 기상대와 자매결연을 통해 유사시 필요한 기상정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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