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가 길만금씨
사료값 인상으로 경영비는 크게 상승한 반면으로 소값은 크게 폭락해 한우농가들의 시름이 더해가고 있는 요즘 직접 사료를 제조해 먹임으로써 생산비를 줄이고 있는 농가가 있다. 60여두의 한우를 사육하는 길만금씨(40, 보은장속)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료값이 올라가는 것을 더 이상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던 차에 길씨는 지난해 말경 신문을 통해 사료기로 사료값을 절감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접했다. 소화는 물론 축사내 냄새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구매력을 느꼈다.길씨는 곧바로 사료기구를 구입, 사료를 배합하고 여기에 미생물을 투입시키는 등 발효사료로 비육작업에 들어가 기존 배합사료로 소를 키우는 농가들보다도 약 45%가량의 사료비 절감을 가져왔다. 실제로 송아지 한 마리를 500kg으로 비육하는데 13개월~15개월 소요된다고 가정할 때 기존 사료는 최소한 100만원 소요되면 길씨가 이용하고 있는 발효사료는 75만원만 소요된다는 것. 여기에 육질도 떨어지지 않고 고급육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료값 절감에 육질 개선이란 두마리 토기를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따라 길씨는 "사료가격이 인상된데다 소값까지 폭락돼 사료값 남기기도 어려운 축산농가가 많은데 기회를 잘 활용해 저가의 송아지를 구입해 발효사료로 비육한다면 흑자경영을 할 수가 있다"고 조언했다. 회북 용곡이 고향으로 80년대 소파동을 겪은 후 보은장속에 터를 잡으면서 95년 소 6마리로 또다시 한우에 승부를 건길씨는 무엇보다도 경영비를 줄여야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원가절감에 최우선을 두었다. 대부분의 농가가 그렇듯 농후사료로 비육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원가절감이 어려운 상황에서 길씨가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는 사료기계를 구입했을 때 사료 구성비율을 몰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수 차례 축산 전문연구소에 성분검사를 의뢰하고 부족한 요소와 과잉되는 요소 파악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또 적응기간을 두고 서서히 발효사료를 줘 탈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결과는 매우 좋았다. 소화도 잘시키고 영양분도 잘 흡수시킨 것으로 나타난 것. 즉 기존사료의 경우 75%만 소화시키고 나머지는 배설하는 반면 발효사료는 85% 이상을 흡수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다만 기존 사료를 먹는 소외증체율이 1일 1kg인 반면 발효사료를 먹은 소들은 1일 0.95kg으로 다소 증체율이 떨어져 길씨는 요즘 증체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와함께 길씨는 고급육 생산에 주력하고 있으며 올 연말쯤 20여마리를 축협 중앙회 축산물 공판장에 납품 고급육 등급판정을 받을 계획에 있다. 사료값이 줄어 고급육만 만들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길만금씨는 앞으로 한우 고급육 생산자 모임을 구성, 고유상표를 추진해 유명성을 높여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하루는 소방관으로 하루는 축산농으로 1인다역을 소화해 건강한 땀을 흘리고 있는 길만금씨는 부인 윤미선씨와의 사이에 3녀를 두고 있다.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