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만 되고 있는 속리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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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만 되고 있는 속리축전
  • 보은신문
  • 승인 1998.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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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비해 "그게 그거" 인식 남겨
지역 향토 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한 제21회 속리축전 행사가 막을 내렸다. 4월30일부터 5월3일까지 4일간 치러진 이번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군민체육대회와 병행으로 열려 군민 화합의 장을 연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 군민들이 직접 관람하고 참가할 수 있는 음악회 및 전시회가 펼쳐지고 전통 문화를 계승하려는 천황봉산신제등이 다양한 볼거리로 등장했다. 이러한 다양한 계획에 비해 전시회를 비롯 속리축전의 흥을 돋아 줄 수 있는 음악회가 열리는 현장에는 썰렁함을 금치 못했다. 행사를 주관한 단체의 회원전이나 발표회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군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전국 규모는 승화시켜 진행된 시조경창대회 역시 해마다 되풀이 되는 진행이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의례성 행사라는 인상이 짙었으며 음악회 역시 군민들이 냉담한 참여로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 걸맞지 않는 행사가 진행됐다. 또 서예전시회의 경우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작품을 전시해 작품의 수준을 떠나 시각적인 설치 예술의 미를 살리지 못해 근본적인 목적을 상실한 전시회가 되었다. 그나마 수석전시회는 관람객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하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수석을 관람할 수 있도록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주최측의 노력이 엿보였던 전시회였다.

행사를 주관한 단체의 소속인들이 전문인이 아니고 취미생활로 구성된 단체인 만큼 성숙된 공연과 수준 있는 전시품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행사를 짜임새 있고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한 주관단체의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똑같은 전시 및 공연을 하더라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공간 활용을 최대한 살려전문화랑에 와 있는 느낌을 주어야 하며 적은 관람객들이라도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공연장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행사 위주로 치러지는 속리축전이지만 행사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문화와 예술이 병행돼 각 분야별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계획에 비해 군민들은 매년 "그게 그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군민들의 의식을 깨기 위해서는 혹자는 많은 예산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산이 있어야지 전문가도 초빙하고 행사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지적은 속칭 IMF 시대를 맞아 경제가 어려운데 문화와 예술이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과 상통할 것이다.

예산이 많다면 전국적인 규모의 어떠한 행사도 못치르겠는가? 그렇지만 지금 우리 지역의 유일한 군민행사인 속리축전에는 예산보다는 군민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주최측이 잔치가 아닌 군민들의 관심이 뒷받침될 때 똑같은 행사를 진행하더라도 운영의 미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렸던 시대와는 달리 21세기는 문화행사로 자치단체의 경쟁력을 높아야 한다.

속리축전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보은 군민은 물론 전국에서 속리축전을 보기 위해 외지인들이 몰려 오게 할 수 있는 공연 및 전시회를 선보인다면 자립도 최하위라는 치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내년 속리축전을 위해 보다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준비한다면 좀더 많은 군민, 좀더 많은 외지인들이 관심을 가지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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