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42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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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42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 보은신문
  • 승인 1998.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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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 손혜광 주지스님
5월 3일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땅에 오신지 2542년이 되는 날입니다. 금년의 부처님오신날은 다른 어느 해보다도 그 의미가 크고 소중한 날입니다. 나라전체가 경제적 위기로 크나큰 어려움을 겪고있고 사회의 여러분야에서 인간성 상실과 도덕성 부재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을 남의 일로만 생각해서는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없습니다.

자신의 삶을 조용히 뒤돌아보며 내가 바로 이런 사회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란 책임감과 참회가 필요하며 이를 개선하려는 생활 속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우리 불자 모두는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처럼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여 자신의 죄업장을 참회하는 좋은 계기로 삼아야 되겠습니다.

우리들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물질적 풍요와 빈곤은 항상 사회문제의 중요한 요소가 되어 왔습니다. 물질적 풍요와 빈곤은 언제나 개인의 욕망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는 것만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부처님께선 가르치셨습니다. 오늘은 등불 밝혀 부처님 오신 뜻을 기리고 다함께 그 공덕을 찬탄하는 날입니다.

저희 법주사에는 오늘을 더욱 뜻깊게 하는 보살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바로 저 원통보전 옆에 서 계시는 희견보살상입니다. 희견보살은 몸을 태워가면서까지 부처님께 공양 드리고 이웃에게 공양하는 분이십니다. 『법화경 약왕보살본사품』에 보살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비록 신통력으로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나 몸으로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하고 스스로 몸을 태워 소신공양을 올렸다고 합니다.

우리 불자들께서는 다시 한번 옷매무새를 고치고 마음을 가다듬어서 저 희견보살님 같이 부처님전에 올리는 이 연동공양이 나 혼자만의 서원을 넘어 이 사바세계에서 고통받는 모든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자비의 손길이 두루 미칠 수 있도록 보다 큰 서원을 세워야겠습니다. 불교는 실천수행의 종교입니다. 실천적 수행윤리는 확고한 신심과 투철한 정진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바탕 위에서 비로서 깨달음은 가능한 것이며 깨달은 자 만이 진정한 삶의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화합된 모습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간다면 오늘의 이 어려운 난국도 쉽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자비희사의 더없이 높은 공덕을 찬탄하면서 『부처님의 자비로 어려운 이웃과 함께』라는 말 그대로 연등을 환히 밝혀 자신은 물론이고 소외받고 고통받는 이웃에게도 오늘의 이 불빛이 전해져서 모두의 죄업장을 녹일 수 있도록 기원합시다.

그리고 하루속히 국토가 하나되고 이로 인하여 청정한 불국토가 성취되어 다 함께 부처님을 찬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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