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빈교수시집 「하늘뜨락」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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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빈교수시집 「하늘뜨락」발간
  • 보은신문
  • 승인 1998.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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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아 둔 부모사랑 표현
“여기서는 그늘도 그늘 같지 않고/ 저미는 아픔도 아픔 같지않고/ 넘치는 설움도 더는 설움일 수가 없어서/ 모두가 하나처럼 어울려 산다”(‘우리들의 집’일부) “경현이는 엄마를 의지해 일어선다/ 엄마의 손으로 밥을 먹고/ 엄마의 발로 걷고/ 엄마의 꿈으로 잠을 잔다…”(‘경현이’일부) 보은출신 시인 임승빈(청주대 국문학교수)씨는 최근 「하늘뜨락」이라는 시집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늘뜨락」으로 붙혀진 이번 시집은 정신지체아들에게 바친 독특한 시집이다. 신체 장애인들의 일상적 사고를 다루었으며 총 55편의 연작시를 통해 정신적 결함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감동 깊게 읊고 있다. 이번 시는 정신 장애아 특수 교육기관인 청주 성신학교가 소재였으며 이 곳의 아이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선생님과 수녀님들의 사랑을 따뜻한 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임교수의 딸도 선천성 정신지체아로 이 학교 중등부에 재학중이어서 부모의 안타까움을 보다 진솔하게 표현했다는 평. 이번 시집 시의 특이한 점은 상징과 은유가 가득한 여느 시와 달리 직설적, 산문적으로 아이들의 말 못할 심정을 단순 명료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임교수는 이번 시집을 통해 “어떤 제도보다도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눈만 뜨면 지체아 자식을 버리고 그 죄책감 때문에 우는 어머니와 버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가는게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아이”(‘어머니’중에서) “출석을 부를 때 한번도 대답 않던 영욱이의 「네」하는 소리에 트인 말문이 막힐까봐 기쁨의 눈물을 감추려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흘리시는 선생님”(‘영욱이’중에서)등은 갖은 애환이 투명하게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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