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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1332호] 2017년 06월 08일 (목) 김정범 내북면 노인회장 webmaster@boeuni.com
전에도 텃밭 이야기를 한두 번 한 것 같지만 오늘도 그 텃밭 이아기를 또 조금 해 보려고 한다. 밭이라고는 마당과는 울타리가 경계인 백 오십여 평 남짓한 텃밭이 전부이지만 이 조그만 밭에도 나름대로의 에피소드가 심겨지고 있다. 고추를 비롯해서 콩이며 팥, 깨 등을 조금 씩 나누어 심으면 그래도 자급이 될 만 하고 가을에 마늘을 놓거나 이른 봄에 감자를 놓으면 수확 후 채소나 들깨도 심을 수 있어서 김장 채소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이곳에 고추를 심어서 몇 십 근 팔기도 하였는데 생전 처음 내손으로 지은 농사로 몇 만 원의 돈이라도 만지는 것이 신기하고 좋았던지 아내는 내년에도 고추를 심어야겠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주말 애들이 와서는 제 어머니가 고추를 따면서 허리가 아프다고 하며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는 왜 힘들게 일을 하느냐며 내년에는 고추를 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기에 내년에는 더 많이 심으려 한다고 했더니 그러면 내년에는 먹을 것으로 이백 포기까지는 허용을 하지만 그 이상은 절대 하지 말라며 더 심으면 백포기 단위로 용돈을 십만 원 씩 깎겠다고 하니까 옆에 있던 제 누이도 오빠는 한다면 하니까 엄마는 알아서 하시라며 거들고 나선다. 그러자 아내는 아무래도 오백 포기는 심어야 한다고 우겨대며 지지 않으려하니 그러면 삼백 포기 초과로 삼십 만원을 빼고 이십만 원만 드리겠다는 아들의 일방적 통고로 그때는 그렇게 결론 되고 말았다.
아들은 매월 제 어머니에게 오십만 원씩 용돈을 주고 있는데 어떤 방법으로든 대부분 다시 환원은 되지만 지지난 주말이 용돈을 받는 날이었다. 그런데 일이 있어서 오지 못하고 다음 주에 오겠다고 하니까 알았다고는 하면서도 좀 실망스러운 눈치다. 통장으로 이체를 해주어도 되지만 아내는 현찰이 든 봉투로 받는 것을 좋아 해서 언제나 그렇게 하고 있기에 한 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 지난주에 아들이 와서 용돈을 주려 하기에 내가 지난해 한 얘기가 생각나서 장난삼아 고추를 사백포기 정도 심었다고 하니까 저도 생각이 났는지 그러면 약속대로 이십만 원은 깎아야겠다고 하면서 삼십만 원만 주려 하니까 아내는 네 아버지가 심은 것이지 나하고는 상관없다며 다 달라고 하고 아들은 누가 심자고 했든 부부는 일심동체니 분명히 약속을 했다며 약속은 약속이니 그럴 수 없다고 하니까 아내는 아내대로 절대 동의 할 수 없다고 실랑이를 벌였지만 칼자루는 아들이 쥐고 있으니 처분만 바랄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사건의 발단은 내게서 비롯되었으니 결자해지라고 내가 나서야 될 것 같아 중재 조건을 제시 하였다. 농사일이라고 해야 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너희들이 걱정이면 되도록 힘든 일은 하지 않고 일을 하더라도 아침저녁으로 시원 할 때 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자기 일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농사일도 적당한 노동은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 했더니 아들은 어머니 건강 깨지는 날이 우리 집 행복 깨지는 날이니 건강에 유의하라면서 그래도 약속은 지켜야겠다며 삼십 만원만 주고 이십만 원은 내게 맡기기에 나중에 아내에게 건네주는 것으로 사태는 마무리 되었다.
아이들이 제 어머니 건강 걱정을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같은 연배의 다른 이들에 비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을뿐더러 심혈관에 스텐트 시술이라는 것을 두 번이나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농사일도 밭에 풀 한포기라도 있으면 견디지 못하는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남들이 알면 손바닥 만 한 밭뙈기 가지고 별 소릴 다 한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겐 밭일을 하다가 혹시 변고라도 생길 가봐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말썽이었던 그 고추에 진짜 말썽이 생겼다. 저녁 무렵 외출을 했다가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시들어 죽은 고춧대를 한 움큼 들고는 왜 고추가 이렇게 말라 죽느냐고 묻는다. 나도 글쎄 왜 그럴까 라며 모르겠다고 하였지만 내심으로는 며칠 전에 비료를 물에 타서 준 것이 화근이 아닌가 싶어 고추밭엘 나가보니 여기저기 잎이 마르고 시들어가는 것들이 보인다. 가뭄 뿐 아니라 더운 날씨도 계속 되고 있어 누구에게 들은 대로 물도 주고 비료도 주기 겸 비료를 물에 타서 주면 좋겠다 싶어 동력 분무기를 이용하야 포기마다 비룟물을 관수 하였는데 의도는 좋았으나 내용이나 방법이 잘못 된 것 같다는 생각에서 형님께 전화를 걸어 상황을 이야기 하였더니 예상대로 비료를 너무 많이 탓을 뿐 아니라 뿌리에 너무 가까이 주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이라도 물을 주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일러주기에 아내에게 사실을 이야기 하였더니 평생을 시골에 살면서 어떻게 농사도 지을 줄 모르느냐고 핀잔을 준다. 그러기에 애들이 이백 포기 만 심으라는 것을 사백포기 심었으니 반 만 죽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면서 이젠 애들과 용돈 때문에 실랑이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으니 잘 되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염체 좋게 어디서 그런 넉살 좋은 소리가 나오느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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