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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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스승
  • 김정범 내북면 노인회장
  • 승인 2016.11.1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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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대학 진학을 위한 수능 시험일이다. 형님께서도 손자 놈이 이번에 시험을 치른다고 걱정을 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이 날의 시험을 위해 노력을 해 왔고 부모들 또한 자녀와 함께 잠 못 자며 기다려 왔기에 초조한 마음 금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 된다. 그래서 수능 시험일이 다가온 이즘은 부모들이 교회나 사찰을 찾아 자녀가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도록 간절한 기도를 드리는가 하면 어떤 이는 명산이나 무속 인을 찾아가기도 한다는데 그 기도하고 염원하는 방법이야 어찌 되었든 자녀를 위한 그 부모의 마음은 모두 하나같이 다름이 없겠지만 그래도 이성만큼은 잃지 않고 분명한 분별력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예전과는 달리 한 자녀 시대인 현실에서는 부모의 과잉보호나 지나친 간섭으로 주관성을 갖지 못 한 자녀는 부모의 뜻이 곧 그들의 삶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 대학 진로 문제도 본인의 뜻보다도 부모의 뜻이 우선 된다는 이야기기가 부모의 욕심 때문이 아니기를 바란다. 물론 수능 시험이 결과에 따라 일생이 좌우 될 만큼 중요하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기에 간섭이나 욕심이 없을 수는 없어도 그보다는 지금까지 부모로서 자녀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며 살아 왔나 하는 것이 앞으로의 자녀들 삶에 더 많은 영향을 줄 것이 란 생각이다.
자녀에 대한 모든 부모의 본성은 희생적 사랑이기에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위대한 것이지만 이 큰 사랑에도 분별력이 없으면 그릇된 사랑으로 변질 될 수 있고 또 자녀에게도 그 그릇된 사랑 때문에 불행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될 수 있으니 그래서 분별력이란 곧 삶의 지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쉽게 생각하기를 명예나 부를 얻으면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기에 그것을 얻으려고 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지만 그러나 그보다는 진실과 정직이 삶의 가치라는 것을 먼저 가르쳐주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감당 하였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부모가 먼저 이러한 삶의 가치를 누려야 하며 그래서 자녀에게 보여 지지 않는 생활 속에서도 부끄럼이 없는 부모로 길잡이가 되어 줄 때 자녀도 그 길을 따라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이들로 부터 가르침을 받고 또 스스로 배우고 깨우치며 성장하게 됨으로 자녀에게 있어 부모는 그 누구보다도 가장 큰 스승이기에 잘못 된 생각이나 행위로 자녀에게 부끄러운 스승은 아닌지 고민하며 살아가는 부모라면 그 자녀 역시 세상을 잘 못 살아가는 사람은 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나의 부모님이 그러 하셨기에 나도 내 아이들에게 그런 스승이 되려고 노력 했고 하지만 그래도 부끄러운 일이 많았던 만큼 마음이 편치 못 할 때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오래전 이야기이지만 고철 값이 꽤 비쌀 때 일이다. 하루 일을 마치고 어두워 질 무렵 저녁을 먹고 있자니 대문 틈사이로 누군가가 언 듯 지나는 가 했어도 무심 했는데 잠시 후 다시 나오는 것 같아 이웃의 누구려니 하고 있는데 아내가 나가 보라고 하기에 나가 보았더니 젊은 고물 장사가 담 밑에 놓아두었던 경운기 쟁기를 차에 싣고 있다가는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러기에 내가 그 것을 왜 차에 싣느냐고 하면서 내가 이것을 새로 사려면 십여 만원은 주어야 하는데 당신은 고물 값으로 몇 천원 벌겠다고 이러면 쓰겠냐고 하면서 신고를 하겠다고 핸드폰을 꺼내 드니 잘못 했다며 말 그대로 싹싹 빈다. 나도 정말 신고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엄포를 놓고는 아무리 세상 살기 어려워도 그래서야 되겠냐며 당신만 힘들게 사는 것이 아니고 다 그렇게 산다고 하면서 당신보다도 더 어렵게 사는 이들도 많을 텐데 그래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지 않느냐며 당신의 잘못은 이 쟁기를 가져가는 것보다도 정직하게 살아가는 다른 고물 장사들도 당신과 같은 사람으로 오해 받도록 하는 잘못이 더 크다면서 무엇보다도 자녀들에게 정직 하지 못한 아버지로 부끄럽지 않느냐고 했더니 고개를 떨군다. 그러면서 물론 살기 힘들어서 순간 생각을 잘못 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잘못 된 돈으로 자녀에게 무엇을 해주기보다는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어 주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고 하면서 다른 조금의 고물을 주어 보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고물 장사가 다시 와서는 부끄러워 오지 않으려 했는데 그래도 아저씨 말씀이 고마워서 왔다며 다니다가 자전거 하나가 쓸 만 해서 가지고 왔는데 필요 할 때 타라면서 주고 간다. 그 후로는 다시 만나지 못 했지만 아마도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라 한 말이 그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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