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좋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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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좋은 날들
  • 김정범 내북면 노인회장
  • 승인 2016.10.2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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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살짝 내리고 나서 그런지 상큼한 아침이다. 시월의 아침은 일교차 때문인지 안개가 있어 창문을 열기가 망설여지기는 해도 안개가 걷히면서 드러나는 파란 하늘을 보면 왠지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은 마음에서 기분이 좋아 진다.
이젠 시월도 중순을 넘겨 들판의 황금빛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을 보면 가을도 깊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아직은 단풍진 아름다운 숲을 보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하니 이 가을이 다 가기 까지는 높은 하늘을 보면서 그 하늘 아래 사는 축복을 누려야겠다는 마음이다. 물론 사노라면 언제나 어렵고 힘든 일들이 따르기 마련이기는 해도 그래도 기쁨과 즐거움도 언제나 있기 마련이니 긍정적 마음으로 사는 것이 삶을 아름답게 해 주는 것이기에 오늘도 그 마음을 가져보는 것이다.
10월은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 등 국가적 기념일도 있고 문화의 달로 많은 행사들이 있으며 우리 보은군도 보은 탄생 600주년과 속리산 축제, 대추 축제 등으로 어느 때보다 바쁘지만 내게도 10월은 다른 달 보다 좀 더 분주 한 것 같다.
지난주에 신문사에서 전화가 왔다. 이번 주 원고를 주실 선생님께서 개인 사정으로 어렵다 하시니 나보고 대신 원고를 내달라는 부탁이다. 대답을 해 놓기는 했어도 다 그렇듯이 글도 그렇게 마음대로 쓰여 지는 것이 아니라서 고심 끝에 내게 있었던 그리고 앞으로 있을 시월의 좋은 날들을 생각 해 보았다. 좋은 날들은 생각하는 그 것 만으로도 즐거워지니 말이다.
6일은 대한 노인회 충북 연합회에서 노인의 날 기념식 행사가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내가 노인 복지 증진에 기여했다는 공으로 보건복지부 장관 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지난 달 말게 군청 담당자로 부터 연락이 있어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상을 받고 보니 한 일도 없이 상을 받은 것 같아 쑥스럽기 그지없다. 사실 이런 큰상은 나 보다 도 우리 보은군 노인회 회장님께서 받아야 마땅한데도 내게 배려 해 주심에 감사를 드린다. 상을 받는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정말 그런 것 같다. 지금까지 나름대로는 잘 해 보겠다는 마음이었지만 마음 뿐 잘 한 것은 없다 해도 또 그 동안 어려웠던 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즐거웠던 것은 사실이니 이런 즐거움이 다른 노인 분들과 조금이라도 함께 한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지난 주 13일엔 우리 보은군 노인의 날 기념행사가 있어서 각계 인사 내빈들의 축하 속에 280여 경로당 회장님들이 자리를 함께하여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으로서의 역할을 다짐하며 축하 공연과 푸짐한 경품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그래서 나는 이 날도 좋은 하루로 기억하고 싶다.
지난 주 말 15일 저녁, 문화의 날을 맞아 충북 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시월애(愛)금빛 바람”음악 행사에 참가 하게 되었다. 이 날은 문화 재단에서 지원하는 문화 단체 중에서도 색소폰 연주자들이 모인 자리였는데 놀라운 것은 이 날 연주자들은 10대에서 70대에 이르기 까지 나이나 직업, 성별을 초월한 이들로 서로가 만난 적도 없고 함께 연습 한번 없었어도 악보 하나로 모두가 하나 되어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었고 또 함께한 관객 모두와도 하나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때맞추어 보름달 환한 빛이 내려와 가득 채워준 금빛 공연장은 노래와 음악이 연주 되고 춤과 리듬으로 이어 질 때마다 축제의 분위기였는데 마지막 순서로 이들 400여명이 함께 연주한 “잊혀진 계절”은 함께한 모든 이들이 잊을 수 없는 시월의 밤이 되도록 해주었을 것이다.
이제 앞으로 남은 시월의 며칠도 좋은 날들로 채워 질 것 같은 예감이다. 20일 내북면 주성 노인대학, 21일 회인 효 나눔 센터 노인대학, 22일 오후 대추 축제와 속리산을 찾은 관광객을 위한 색소폰 동아리 연주, 26일 삼승 노인대학 강의. 29일엔 내북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주민을 위한 작은 음악회 등으로 일정이 예정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충북 노인회 자문위원으로 함께 하면서 가끔 만나게 되는 어느 분이 나더러 바쁘게 사시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하기에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이 없는 것 보다는 무슨 일이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은 좋은 것 아니냐며 그래서 때로는 일을 만들어 찾아다니기도 한다고 대답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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