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과 군수
상태바
이장과 군수
  • 나기홍 기자
  • 승인 2016.09.22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화롭고 한적한 충청도 산골마을 강덕군 산촌 2리. 마을 단합대회를 열던 날, 마을 이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산촌 2리는 새로운 이장을 뽑게 된다.
“이번엔 젊은 놈으로 이장을 시키라”는 마을 최고어른의 말씀에 따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독후보로 나서게 된 산촌 2리 대표 노총각 조춘삼은 얼떨결에 반장과 지도자도 거치지 않고 초고속, 최연소 이장으로 전격 선출된다.
평소 동네 노인네들과 함께 고스톱치기를 일삼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부양하던 평범한 시골 노총각 춘삼은 갑작스러운 이장 감투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춘삼은 어린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던 자신 밑에서 꼬봉 노릇이나 하던 노대규가 군수에 출마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묘한 경쟁심과 시기심에 사로잡힌다.
결국 대규는 최연소 군수가 되고 이들은 과거의 반장과 부반장에서 현재 이장과 군수라는 뒤바뀐 위치로 재회한다.
어린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던 시골노총각 춘삼과 만년 부반장만 하던 친구 대규가 20년 후 이장과 군수라는 뒤바뀐 운명으로 만나게 된다.
군수에 당선된 대규는 취임식을 생략했고 관용차폐지, 기자실을 폐쇄, 부정청탁금지등을 내걸고 개혁적인 군정을 펼쳐 나간다.
이런 군수의 행보가 부군수를 비롯한 실?과장들에게는 여간 불편하지 않다.
마을 주민들은 이장인 춘삼과 군수 대규가 친구인 만큼 주민숙원사업인 도로포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장 춘삼은 자존심이 상하지만 어쩔 수 없이 어린 시절 자신의 꼬봉인 군수에게 도로포장을 해달라고 부탁하게 되고 대규는 “너의 부탁이니 특별히 들어준다”고 생색을 내며 마을은 도로포장을 할 수 있게 된다.
군수 대규는 지역발전을 위해 국책사업인 방폐장 유치를 추진하게 되고 군수의 개혁마인드가 못마땅한 지역토호세력들은 사사건건 딴지를 건다.
군수의 생색에 배알이 뒤틀린 춘삼은 때마침 군수의 반대세력인 백만근의 조종으로 대책위원장을 맡는다.
대책위원장을 맡은 춘삼은 가짜단식투쟁은 물론 몸에 물을 붓고 분신한다고 협박을 하는 등 자존심싸움을 해나가고 군수는 방폐장 유치를 군민투표로 결정하고 유치에 실패할 경우 군수직을 사퇴한다는 기자회견을 한다.
자신이 토호세력들에게 이용당했다는 것을 깨닳은 춘삼은 대규와 화해를 하지만 결국 방폐장 유치는 무산되고 대규는 군수직을 사퇴한다.
이 과정에서 춘삼과 대규는 어린시절의 진한 우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둘도 없는 친구로 돌아간다.
영화 ‘이장과 군수’의 줄거리다.
이 영화는 충남 태안에 방폐장을 설치하려던 정부와 이를 극렬히 저지하던 태안군의 갈등이 있었던 2000년대 초반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이장과 군수의 자존심대결로 코믹하게 표현하고 있으나 지역개발과 지역보호의 갈등과 대립에서 이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시사하고 있다.
최근, 보은군이 추진하는 공설장지조성사업이 세중리 주민들의 반대로 난관에 부딪혔다.
세중리 주민들은 세중초와 200m의 거리로 인접, 추후 화장장설립우려 등의 이유를 내세워 군내 요소요소에 현수막을 내걸고 반대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내 마을만을 볼 것인지, 내가 속한 읍.면과 보은군 전체를 볼 것인지는 주민들의 선택이다.
영화 ‘이장과 군수’는 국책사업유치를 실패하게 하고 어릴적 절친이던 친구를 군수직에서 사퇴하게 만든 춘삼이 왜 후회하며 대규와 진심어린 화해를 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