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시외버스터미널 배짱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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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시외버스터미널 배짱 운영?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6.07.21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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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개선 요구에 ‘나 몰라라’ vs “정상 운영하고 있다”
▲ 보은시내버스터미널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찬 시선에 터미널 운영자는 정상적으로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지난 16일 보은시외버스터미널. 60대로 보이는 한 주민이 승차권 발매기 앞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안절부절 했다. 경북 상주시를 가는 시외버스 승차권을 구매하기 위해 발매기에 돈을 넣었지만 차표도 안 나오고 돈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 기계조작법을 몰라 주변을 두리번 거려보지만 문의할 곳도 마땅치 않다.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다른 이용객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 도움을 받은 주민은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는 말을 수차례 건넸다. 그리고는 휴 하고 탄식을 토해냈다.
서울을 다녀오기 위해 매주 한차례 정기적으로 보은시외버스터미널을 들린다는 주민 A씨는 “터미널에 갈 때 마다 이런 광경을 목격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며 “자동발매기만 갖다놓았지 현장에 관리인이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은군공용버스터미널의 서비스가 주민들 입담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마디로 자동발매기로 표만 팔지 이용객들의 편의 제공에는 눈과 귀를 닫고 있다는 것이다.
터미널 측은 대중이 이용하는 대합실에 승차권 자동발매기 4대를 갖다놓았다. 그러면서 자동발매기 상단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승차권 발매 전 목적지와 시간을 확인 후 구매하기 바랍니다. 오전 8시30분~오후 6시까지 가능합니다. 보은터미널 비상연락처 ○○○”
하지만 버스회사 직원은 이렇게 말을 한다. “터미널 측은 표를 팔고 10.5%의 수수료를 챙기는데 터미널에 사람이 없어요. 자동발매기 조작 못하는 사람은 어떡합니까. 젊은이들도 발매에 애를 먹는데 하물며 나이든 어르신들은 오죽 답답하겠습니까. 청소인원 1명이 있다지만 아침 8시 출근, 저녁 8시에 퇴근합니다. 그런데 차는 아침 6시45분부터 오후 9시 20분까지 들락거려요. 청주에서 보은에 들어오는 막차까지 생각하면 오후 10시 40분까지는 터미널에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한 예로 보은에서 청주시 분평동 가는 것과 충북대,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 가는 비용의 차이가 800원 나는데 표를 잘못 끊어 물리려 해도 사람이 없어요.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거예요.”
직원은 말을 계속 이어갔다. “청소하는 아줌마의 인건비로 보은군이 터미널 측에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무장은 별도로 두고 있는지 모르지만 하루 한차례 자동발매기에서 수금하면 끝입니다. 외관도 병의원간판이 내걸렸으니 사람들은 이곳이 의원인지 알고 버스터미널 안으로 차를 막 몰고 들어와요. 그러다보니 큰 버스가 승용차를 피해 다니는 일도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대추축제 때 이런 차량들이 많은데 터미널에서는 아예 두 손을 놓고 있습니다. 간판도 달아야 하는데…”
전직 보은군 공무원도 터미널 측의 행태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보은군이 면허권을 갖고 있고 간판도 달아주고 청소용역도 보조해주지만 터미널측은 늘 갑의 위치입니다. 터미널 측이 어떻게 해도 군이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어떤 말을 해도 나 몰라라 합니다. 터미널 운영으로 이득이 없다보니 그런지 이익만을 생각하지, 시설개선이나 이용객 불편은 안중에도 없어요. 사실 어떡해보면 보은군은 속리산이나 청주시처럼 하루 머무는 차가 없기 때문에 청주시 분평동처럼 정차장만 있어도 된다고 봅니다.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터미널 면허 2년 만기 오는 9월말)가 특별한 전환점이 되길 바랍니다.”
보은군 관계 공무원은 “터미널 측과 오전 6시~오후 4시까지, 4시 이후에는 다른 사람을 두기로 얘기가 오갔지만 솔직히 지켜봐야 한다”며 “이번 주 공고를 낸 버스터미널 운영권도 신청하는 사람이 없으면 현재 면허권을 갖고 있는 터미널 측이 자동승계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보은시외버스터미널 부지와 건물은 97년 한 법인이 인수했다. 이 법인은 의료업을 하는 K씨와 건축업을 하는 L씨가 각각 절반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K씨가 운영하고 있다.
K씨는 19일 전화통화에서 “병원 직원들이 돌아가며 터미널 관리를 할 정도로 운영이 어렵다”며 “터미널 앞에 직원 숙소를 두고 터미널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화를 K씨로부터 건네받은 병원직원은 터미널 관리에 대해 “정상적으로 관리를 잘 하고 있다. 일방적 주장을 하면 버스회사 직원에게 항의할 것”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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