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덕동숲, 마을의 경제적 풍요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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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덕동숲, 마을의 경제적 풍요의 상징”
  • 보은신문
  • 승인 2016.06.1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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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마을숲이 지역경제를 살린다> - 포항 덕동마을 숲
글 싣는 순서
1. 고요한 물소리의 숲
2. 마을을 지킨 대곡리 마을 숲
3. 충청도 양반을 대표하는 외암마을 숲
4. 감사와 나눔의 포항 덕동마을 숲
5. 동백 숲의 정취를 한눈에 보는 제주 동백 숲
6. 전통 일본문화 경관 사토야마의 야야타운
7. 보은지역 전통 마을 숲의 복원 및 활용가치

전통마을 숲이란 산림문화의 보전과 지역주민의 생활환경 개선 등을 위하여 마을 주변에 조성ㆍ관리하는 산림 및 수목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마을 사람들의 삶과 관련하여 마을 주변에 조성되어 온 숲과 마을이 함께 공존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전통마을 숲을 통해 보은의 전통마을 숲의 현실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진단해 보고자 한다. 우리 고유의 전통마을 숲을 계승·보전하기 위해 역사·문화적, 경관·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전통마을 숲의 경제적 가치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덕동마을 숲중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도송숲.
세 개의 숲을 품고 있는 작은 덕동마을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1리의 덕동(德洞) 마을 숲은 300여년전 조상들이 만들어 후손에게 선물한 숲으로 멋들어진 정자와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개천과 수련이 피어나는 연못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조상의 은덕과 마을 숲을 잘 가꾸어온 후손의 노력으로 2006년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바 있다.
지금은 30여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특이하게도 각기 개별성을 지닌 세 개의 숲(송계숲, 정계숲, 도송숲)이 있다. 그 중 마을 초입의 송계숲이 제일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수백년 먹은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마치 한국화 화폭에서 옮겨온 듯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가지를 틀고 서 있다.
덕동마을의 당산나무는 소나무이다. 매년 양력 8월 보름에 이 나무 앞에서 당산제를 지낸다고 한다.

▲ 덕동마을 민속전시관 내부 모습.
마을 곳곳이 수백년 전통 체험의 공간
송계숲을 지나 마을 안쪽으로 몇 걸음 걸어가면 별장 같은 정자 용계정(龍溪亭: 경상북도 지정 유형문화재 제243호)이 나오는데 정계(亭契)숲 이라 불린다. 덕동마을과 숲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그 역사와 유래에 대해 덕동문화마을 이윤동 체험강사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덕동마을의 솔숲은 300여 년 전 마을 뒤편의 자금산 중턱에 조성한 여강 이씨의 문중 어른이 묻힌 묘터에서 용계천의 물이 내려다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묘지에서 물이 내려다보이면 복과 재물이 빠져나간다는 풍수에 따라 물을 가리기 위해 심어진 것이다. 아무리 땔감이 모자라도 조상의 묘를 위해 심어놓은 소나무에 손을 댈 수 없었으며 결국 풍수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믿음과 조상을 모시는 정성이 수 백년의 세월 속에서 솔숲을 지켜온 셈이다.
특히 정계숲은 후손들이 대를 이어가면서 경영해왔던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별서 용계정과 용계천에 형성된 마을 숲으로 지형을 잘 살린 역사문화 경승지다.
덕동마을 논과 밭 사이를 평범하게 내려오는 하천인 용계천은 덕동마을에 이르러 절경을 빚어낸다. 용계천을 끼고 고색창연하게 서 있는 용계정은 숙종 14년인 1687년에 세워져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 이윤동 체험강사.
이윤동 체험강사에 따르면 “원래 용계정 옆에 서원인 세덕사가 세워져 서원의 면모를 갖추게 됐는데 조선 말기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이 내려지게 되었다” 고 한다. “이때 마을 주민들이 밤을 새워서 단 하루 만에 세덕사와 용계정 사이에 담을 세워 세덕사만 철폐되었다며 여름날 불을 끄고 정자 대청에 누우면 스쳐가는 바람소리와 용계천 물소리가 밝은 달빛과 어우러져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고 한다.
정계숲을 산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마을 숲인 도송(島松)숲 또는 섬솔밭을 만나게 된다. 이름대로라면 섬으로 이루어진 소나무 숲인데 용계천과 연못사이에 놓인 작은 솔밭이 멀리서 보면 정말 섬처럼 생겼다. 이 연못은 주변의 소나무 숲과 멋들어지게 어울리기도 하지만 물이 마을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하는 수구(水口)막이 역할도 하고 있다.
도송숲 산책로도 걷다보면 나이 많은 소나무들에 저마다 흰색 훈장 같은 게 붙어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소나무 한 그루마다 관리자인 마을 주민 이름이 붙어 있었다. 덕동마을 주민들이 소나무를 효과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덕동마을 만의 일대일 관리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 덕동마을을 둘러보며 마을의 전통과 역사를 해설하고 있는 모습.
도송숲 길을 한바퀴 걷다보면 흡사 양팔 벌린 사람처럼 양쪽으로 가지를 길게 벌리고 서 있는 독특한 자태의 회나무와 그 아래 우물터가 눈길을 끈다. 일명 회정(회나무 우물)으로 350여년 동안 덕동마을의 생명수였다고 한다. 동네 아낙들이 머리에 물항아리를 이고 물을 길어 덕동마을의 생명수 역할을 했다고 한다.
덕동마을은 울창한 솔숲을 두고 경관이 수려한 천변에 정각을 짓고 벼슬길에 나아가기보다는 자연과 벗하는 것으로 학문을 쌓았던 선비들의 마을이 덕동마을이었다.

▲ 포항전통문화체험장에서 두부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덕동마을에는 사람을 불러드리는 전통이 있다
덕동마을 입구 송계숲에는 덕동 초등학교가 있었으나 아쉽게도 1992년에 폐교되었고 지금은 포항전통문화체험관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말을 맞아 체험관을 가족들이 눈에 띄어 체험에 동행하면서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포항시가 운영하는 덕동마을 전통문화체험관은 아이들에게 서당체험, 전통음식, 전통공예, 택견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숙박도 가능해 학교 및 가족단위 전통문화 체험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또 용계정 정자 맞은편에 있는 민속전시관이 위치해 있다. 집성촌 대대로 전해 내려와 마을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고문서, 생활용구, 농기구 등 600여 점의 유물들을 볼 수 있어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마을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유물들 중 ‘송계부’ 라고 하는 누렇게 바랜 장부가 있는데 이 송계부란 다름 아닌 마을 숲 관리 장부다.
덕동숲은 마을의 수입원으로 널나무를 해서 내다 팔아 회갑연·결혼식·마을잔치도 하고 명절에 제사 비용으로도 쓰고 귀한 손님 접대하느라 쓰기도 하고. 이런 모임이 바로 송계(松契)였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늘 숲에 의지해 살아가면서 소나무계는 숲에 부속된 논과 밭에서 나온 소출로 소나무를 관리하고 남은 돈으로 마을 잔치도 베풀었던 일종의 대동계였다. 장부에는 1950년 이전 기록은 소실되었지만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지출내역이 꼼꼼하게 적혀 있다고 한다. 이런 연고로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제4호 기록사랑마을로도 선정된 마을이다.
/나기홍 박진수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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