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도시와 농촌이 다름이 아닌 기회가 없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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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도시와 농촌이 다름이 아닌 기회가 없을 뿐입니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6.06.0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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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사람 - 카잘스챔버오케스트라 구동숙 단장
보은에서도 오케스트라 공연을 볼 수 있다. 문화의 소외지역으로 웬만한 규모 있는 공연을 보려면 청주나 대전으로 나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2016년 충북문화재단 사업의 일환으로 상주 공연단체로 선정된 ‘카잘스챔버오케스트라’ 의 보은공연을 쉽게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얼핏 생각하면 보은과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정서적이나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관람을 이끌어내기에는 힘든 예술분야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한 카잘스챔버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구동숙 단장을 만나 오케스트라와 보은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편집자 주>

▲ 구동숙 단장.
“보은에도 오케스트라 공연을 볼 수 있다”
도시나 시골이나 오케스트라와 같은 클래식은 일부 사람들만의 전유물로 인식되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정서적으로 전통과 같은 풍물이나 국악공연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에서 도시도 아닌 보은과 같은 곳에서 클래식을 선보인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태어나고 자라난 고향에서 보은을 위해 뜻 깊은 일을 싶었습니다. 지난 오장환문학제나 보은공연을 통해 그 가능성을 읽게 되었고 보다 구체적으로 많은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충북문화재단 사업인 상주공연단체를 두드리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상주단체로 선정되어 보은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계층, 다양한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클래식은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정과정에서도 심사위원들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도시와 농촌은 사람이 많고 적고 차이지 농촌의 정서에 클래식이 먹히지(?) 않는 생각은 현실을 모르는 고정관념에서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공연 관람이 부족했을 뿐이지 가까이 다가가면 더 쉬울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귀보다는 가슴을 울리는 감동의 공연을 위해 성의를 다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보은군민들에게 감동을 전율을 선물하고자 했고 주위에 저를 도와주는 많은 팬들이 생기면서 고향에서의 공연에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구동숙 단장.
“어디서나 작은 음악회가 열립니다”
‘파불로 카잘스’ 는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인 첼로 연주자입니다. ‘챔버’ 라는 뜻은 작은 음악회, 실내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는 관혁악으로 현악기를 중심으로 해서 여기에 목관악기와 타악기가 덧붙여진 전형적인 서구 기악 합주를 의미합니다. 대규모 관현악단은 보통 100명 정도의 단원으로 구성되었으며 특정 작품에 필요한 보다 폭넓고 다양한 악기와 장치들을 수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운영하고 있는 ‘카잘스챔버오케스트라’ 는 사성부(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악기를 최소 규모로 구성되어 있어 작지만 오케스트라의 감동을 느낄 수 있게 구성되었습니다. 2006년 창단된 ‘카잘스챔버오케스트라’ 는 뛰어난 30여명의 전문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카잘스’ 는 찾아가는 음악회,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자선음악회, 교도소 방문음악회등 다양한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연주를 해오며 일반대중과 더불어 클래식 공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문화 소외계층에 감동의 공연을 해왔습니다. 이번 보은에서도 클래식은 편안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예를 들어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로 알려진 〈작은 별〉은 가장 널리 알려진 영국 동요 가운데 하나로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불리고 있는 클래식 음악입니다. 이 노래는 프랑스 민요인 〈아! 말씀드릴게요, 어머니(Ah! vous dirai-je, Maman)〉의 가락에 영국 시인인 제인 테일러의 시를 노랫말로 붙인 것이지만 우리에게도 익숙한 음악입니다. 오케스트라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을 뿐이지 모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친숙한 음악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다가가고자 합니다. 현재 기획중에 있는 여러 가지 청소년을 비롯 다양한 계층과 장소에 불문하고 많은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7월에는 국악과 양악이 함께하는 창작작품과 스크린을 통한 클래식 공연을 초등학생 및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7월에서 12월까지 관내 학생 및 학부형을 위한 한학기 클래스 개설하고 이를 통해 12월에는 ‘두근두근 콘서트’ 를 할 예정입니다.
또 문화가 있는 날(수요일)을 맞아 상영되는 무료영화(검사외전) 상영 전 ‘로비 작은음악회’ 공연등 대도시에서 이미 ‘브런치 콘서트’ 로 익숙한 로비 음악회를 보은에서 개최하고 있습니다.

▲ 지난 4월 22일 보은동학제 기념공연을 펼치고 있는 ‘카잘스챔버오케스트라’공연 모습.
“음악을 전공했기에 음악으로 고향에 보답할 터”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습니다. 첼로로 악기를 바꾸면서 전공의 길로 들어갔고 단 한번도 다른 길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첼로연주자로 40여년을 살아왔습니다. 음악이 삶이고 첼로가 내 인생의 거울입니다. 지금은 음악으로 많은 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며 후배양성에 전력함과 동시에 봉사하는 삶에 대한 소명의식을 진정한 축복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대전과 청주시립교향악단에서 30년 정도 황동하면서 이후 ‘카잘스챔버오케스트라’ 를 창단한 후 목사님의 초청으로 청주여자교도소에서 공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교도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낯설고 거리감 있고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지만 음악을 들려준다는 성의를 다 하고 열심히 공연한 결과,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당시 공연이 가장 인상에 남아 있습니다. 이 공연을 계기로 천안 외국인교도소에도 공연 기회가 주워지고 이러한 경험의 공연을 하면서 음악을 통해 차별화된 고정관념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이런 고정관념에서 오는 클래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계기도 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도시와 농촌이 다름이 아닌 기회가 없을 뿐이고 보은이 농촌이기 때문에 클래식을 들으러 오는 사람이 적을 것이라는 것은 고정관념과 소극적인 행동에서 인식된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될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갈 터”
클래식, 음악이라는게 한편으로는 타고나야 하지만 타고 난다 해서 그 길로 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어떠한 일을 하든 똑같은 길이 아닌 나만의 개성을 살린 독특하게 방향을 찾아 내가 잘하는 것으로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 음악이며 예술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없다 해서 중간에 멈춘다면 예술인으로서의 길은 어려울 것입니다. 뭐든지 성의를 다하고 열심히 한다면 기회는 오기 마련이고 그 기회에 따른 행복도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여건, 환경만을 탓하기 이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고향 주민들에게 다가가고자 합니다. 저의 ‘카잘스챔버오케스라’ 의 공연에 많은 참여를 바라겠습니다.
한편 카잘스챔버오케스트라 구동숙 단장은 대한적십자충북음악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마다 대추축제에서도 군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보은의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하여 군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고 올해 상주단체 공연사업을 통해 다양한 공연을 펼쳐 클래식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보다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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