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고파서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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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고파서 튄다
  • 이장열 (사)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 승인 2016.04.07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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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고 싶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튀어라. 정의건 불의건, 비난을 받건, 위법한 행위건 상관 않는다. 뜨다가 교도소에 가면 더 좋다. 교도소에 갔다오면 그것이 화제가 되어 반대당의 금뺏지 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오직 뜨는 것이 목적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튀고 볼 일이다. 관심은 돈이요 살길이다. 이런 것이 요즘 세태인 것 같다.
실제로 튀어서 뜨고 출세한 자들이 더러 보인다.
세인의 주목을 받기가 쉽지가 않으니 전혀 엉뚱한 주장을 하여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거나 아무도 가지 않는 엉뚱한 길을 찾는 것이 튀는 첩경이다. 필리버스터에서 찢어질 듯한 하체의 고통을 참으며 기네스 기록에 몰두한 별볼일 없는 금뺏지들의 행태도 그 기록으로 뜨기 위해서 그런게 아닐까?
좀 세월이 지났지만, 여대생 한명이 몰래 북한으로 올라가서 그들과 함께 주먹 쥐고 제나라를 욕하는 모습을 보았다. 국내로 돌아오자 바로 구속이 되고 교도소 살이를 했다. 그 범죄전력 때문에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어 정부비난에 선봉을 섰다. 그러면서도 대다수 국민들이 낸 세금을 봉급으로 받아먹었다. 이런 일은 대한민국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북한에서 그런 방법으로 뜨고자 했다면 목숨도 부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시끄럽던 ‘세월호’ 침몰시 죽은 어떤 아이의 아버지라는 사람은 선두에서서 악을 쓰고 삭발도 하고, 그래서 유족대표가 되었다. 대통령이 자기 딸을 죽였다면서 온갖 상스런 욕도 서슴치 않았다. 얼마 전, 그 사람이 무슨 라디오방송의 진행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 방송국이 마땅한 진행자가 없어서 그런 사람을 골랐겠는가? 아니다. 그 사람이 악을 쓰고 떴기 때문에 영예스럽게도(?) 그런 자리가 돌아온 것이다.
고궁에 근무할 때였다, 시민운동 한다는 자가 카메라를 들고 정비공사중인 비공개구역을 몰래 숨어 들어가서 수시로 사진을 찍어 까발렸다. 내용은 별것 아니었었지만 이것저것 꼬투리를 잡아내어 신문에 사진을 올리곤 했다. 당시 그의 직업은 자동차 소개꾼이었다. 그가 한번은 나에게 왔다. “경내에서 식물대 조사를 하는 것 같던데요” 하면서 그 조사용역을 자기에게 줄 수 없느냐는 것이었다. 식물에 대한 수학이나 학문적 일식견도 없는 일개 자동차 소개꾼이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은 의외였고 어림도 없는 요구였고 내 소관사항도 아니었다. 거절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또 신문에 사진을 올렸다. 이후 그는 소장이 하는 일에 대해서 사사건건 물고 늘어졌다.
참다못한 나는 인터넷에 공격성 해명의 글을 올렸다. 입지가 곤란해진 그는 문화재청장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서 내가 올린 글을 빨리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청장은 나에게 공무원이 민간인과 논쟁을 벌이는 일은 “시끄럽다”면서 글을 내려달라고 사정을 했다. 할 수 없이 내가 글을 내렸더니 그자도 나에 대한 비난의 글을 삭제했다. 그 후 나는 명퇴를 했다. 얼마전 인터넷에서 그자가 서울시의 무슨 박물관장이 되었음을 보고 놀랐다. 비슷한 사상을 가지고 있는 시장이 특채해준 것이다. 입장이 바뀐 그 자도 이제는 입을 다물고 조용한 것 같다. 그런 자리를 얻으려고 그렇게 시끄럽게 했던 것이다.
엉뚱한 짓을 하는 자, 악을 쓰고 튀는 자는 뜨고 살고, 말없는 선한 사람은 죽는 세상이다. 이것이 적자생존의 법칙이라면 이 세상은 바로 악의 세상일 뿐이다.
이제 며칠 후면 국회의원 총선거일이다. 이번에는 제발 억지주장에 악만 쓰는 자, 튀는 자들이 배제되고 선한 사람들이 많이 당선되었으면 좋겠다. 19대 국회처럼 국민세금만 축내고 소수집단이 분탕질을 하는 의사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튀는 자는 가벼워서 물위에 뜬 부유물일뿐, 진짜는 튀지도 뜨지도 않으며 가라앉아 있는 말없는 대중이다.
혼탁한 현실을 떠나자.
아, 이젠 하늘도 파아란 완연한 봄이다. 내 마음도 포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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