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삶과 공동체 마을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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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삶과 공동체 마을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6.03.24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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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사람 - (유)선애마을 보은 대표 이종민(48)
2010년 귀농귀촌한 30여세대로 구성된 공동체 마을로 유명한 마로면 기대리 선애빌 마을, 산수가 수려하고 보청천이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청정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고 자연과 사람이 교감하는 대안문화를 추구하고 있는 마을이다. 이 마을 이종민 대표는 명문대학을 나와 안정된 삶보다는 환경운동연합 공채 3기로 환경운동가의 삶을 추구해왔다. 그러던 그가 지금은 공동체 마을의 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마을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선애마을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과 환경 및 에너지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가고 있는 선애마을의 비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편집자 주>

▲ (유)선애마을 보은 이종민 대표.
“기대리 선애빌의 또 다른 삶 명상마을”
일상적 삶속에서 수 많은 스트레스로 인한 사람의 삶은 평온할 수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과 공동체적 생태적 삶을 고민하던 도시권 명상 동호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2009년부터 공동체 마을을 구상하게 되었고 구성원은 목수, 약사, 법무사, 교사, 만화가, 작가, 환경운동가, 명상가, 강사, 사업가, 상담사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그들이 추구하는 삶과 진정한 생태적 삶에 대한 고민을 통해 2010년 마로면 기대리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메스컴을 통해 전기 없는 마을, 전기없는 날의 행복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마을이 소개되기도 했으며 다양한 체험 및 문화행사를 통해 새로운 마을의 모델로 외부에 비춰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회적기업인 ‘농업회사법인 (유)선애마을 보은’ 과 대안학교인 ‘선애학교’ 를 운영하면서 녹색농촌체험마을 및 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되었고 문화관광부에 ‘전기없는 날의 행복’ 체험이 생태관광 인증상품으로 등록되었습니다. 특히 EBS 다큐멘터리 ‘똥’, KBS ‘인간의 조건’ 등 많은 매스컴의 관심을 받았으며 짧은 기간이지만 이런 노력들이 조금씩 인정을 받으면서 충북환경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충청북도 행복마을 만들기 문화복지분야에서 최우수마을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선애빌이 거쳐온 시간은 내실을 기하는 시간으로 인식되었다면 지금부터가 진정한 선애빌이 추구하는 명상공동체를 위한 단계였다고 생각합니다. 선애빌의 가치는 고유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통해 세계적인 명상공동체가 최종 목표가 될 것입니다.

‘생태적 삶의 모델 일반인에게는 신기한 삶으로 비춰져’
기대리 선애빌에서 유명한 것은 자원순환적인 화장실이다. 변소를 집 안까지 끌어들일 수 있게 한 수세식 변기는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최고 발명품의 하나로 꼽히고 있지만 한 번 물을 내릴 때마다 소중한 자원인 물을 10리터 안팎이나 소비된다는 점과 부패되어 땅에 뿌리면 먹거리가 돼 돌아올 양분을 하천을 더럽히는 오염물질로 바꿔버리는 이런 문제점을 잘 아는 사람들도 수세식 변기의 편리함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마을에서는 자연을 위해 이런 편리함들을 기꺼이 포기한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각계 각층의 다채로운 전직에서부터 종교적 배경까지 다양한 22가구 40명이 우리 마을의 주인공이며 구성원입니다. 이들이 이용하는 마을 한가운데 공동화장실은 재래식으로 분뇨를 처리하는 생태화장실이며 모아진 분뇨는 근처 퇴비장에서 왕겨와 화목을 태운 재와 섞여 발효돼 이들의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를 키우는 자원순환형이라는 점에서 일반인들에게는 신기하면서도 체험하고 싶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마을은 수세식 변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 외에도 방 안에서 스위치만 켜면 태울 수 있는 석유나 가스 등 화석연료 대신 버려지는 나무와 같이 재생가능 바이오 에너지를 태우는 화목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과 전자레인지같이 많은 가정에서 필수품이 된 가전제품을 포기하고 세탁기는 세 집이 한 대꼴로 공동 사용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전기 없는 날을 마치 축제처럼 즐기고 있습니다. 공동 식사를 통해 취사용 에너지 소비와 음식물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을 모아 사용하고 친환경 비누를 만들어 쓰고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는 자연농법을 시도하는 것도 생태적으로 살아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마을의 모습이 일반인들에게는 신기한 삶을 방식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이런 삶이 생태적 삶을 추구하기 위한 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의 재능과 지식으로 공동체 마을의 기반 만들어”
선애빌 마을이 조성된 2010년부터 지금까지 많은 공동체 마을의 대안적인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녹색체험 휴양마을, 사회적 기업, 대안학교, 창조마을등 다양한 사업 모델이 제시되면서 흥망과 희비가 교체했지만 실패보다는 경험과 과정을 통해 옥석이 가려지고 시행착오는 통해 경제적 안정을 위한 방안도 마련되기 시작했습니다.
넓지 않은 농토로 대안농업에 대한 의지를 쏟아 보았지만 결과는 기대했던 것보다 그 이하였고 그래서 돌고 돌아 이제 기반은 다졌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캠핑장, 마을의 상징하는 기념품, 비누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청소년을 진로체험 프로그램 개발등을 운영할 수 있는 구성원의 인프라가 확보되었다는 점만으로도 선애빌은 그동안 많은 가치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주민의 재능과 지식을 활용해 ‘웹셀프투어’ 라는 IT기술을 접목해 창조마을을 기획하고 있어 앞으로 선애빌 마을이 새로운 대안마을, 공동체 마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처음에는 뭐든 함께 해야 한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지금은 공동으로 일할 때도 사정이 있으면 안 나오고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하는 식으로 자율적인 생각과 삶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에서 IT 전문가로 일하다 기대리 선애빌로 들어와 마을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면서 생태마을 체험 프로그램 운영, 천연비누 만들기, 야영장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엄격한 규율보다 자율화된 유연한 행동으로 마을 이끌어”
우리 마을의 구성원은 형편대로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돈내고 법인 만들고 땅 2만평을 사서 돈 액수 관계없이 동등한 권리, 똑같은 형태·크기로 집 지어 1인당 월 19만원 내 공동 생활비로 주식 100%, 부식 30% 이상 자급자족하고 있습니다. 울력·마을회의 참여가 의무적이고 지식과 재능 주변 마을 주민과 나누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마을의 엄격한 규율이나 명문화된 규칙은 없습니다. 공동체 운영의 필수조건처럼 여겨지는 엄격한 규율이나 명문화된 규칙이 없습니다. 2010년부터 계속 이것저것 실험을 해나가는 상황이어서 너무 틀에 박아 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입니다. 가치만을 지향하던 공동체를 떠올리면 으레 상상할 수 있는 비타협적인 완고함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면서 개인의식을 성장시킨다는 지향점과 마을 설립에 내놓은 돈의 액수와 무관하게 누구나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원칙을 제외하고는 어떤 변화도 논의할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로 바뀌면서 마을 설립 초심을 잃지 않고자 합니다. 간혹 초창기 구성원이 빠져 나가고 새로운 구성원이 체워지면서 초심을 잃을 수 있지만 생태적 삶의 모델은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이어오고 있습니다.

“경제방식은 바뀌었지만 명상을 통한 삶은 바뀌지 않았다”
기대리 선애빌은 애초 주민들이 집단농장식으로 농사를 지어 마을 운영비를 충당하고 수익을 나누는 형태로 출발했지만 2년 만에 주민들이 마을 내외부에서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해 수입을 얻고 그 가운데 일정액을 걷어 운영비로 충당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바뀐 것과 같은 이 체제 전환은 마을의 의사결정 방식인 인디언식 원탁회의와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는 화백회의를 거치며 큰 충격 없이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보다도 더 가치지향적인 사람들이 다양한 갈등을 조율해가며 6년간 공동체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명상을 통해 늘 욕심을 비우고 자신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사람마다 생각이 달라 맞춰가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를 해 이제는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은 상태로 마을의 장기적인 비젼을 조금씩 실현하고 있습니다.
현재 선애빌 마을은 금강의 지류인 보청천이 휘어 돌아가는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선을 사랑한다’는 마을 이름이 말해주듯 명상단체 ‘수선제’ 를 통해 인연을 맺은 명상동호회가 기초가 되어 구성되었으며 2010년 마로면 기대리에 세계적인 명상마을, 삶의 여백을 찾아 떠나는 힐링을 위한 마을을 만들고자 이종민 대표를 중심으로 조용한 혁명으로 공동체 마을이라는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박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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