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 군수가 힘 있는 여당에 입당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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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군수가 힘 있는 여당에 입당했다는데…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6.03.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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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을 등에 업은 정상혁 군수의 행보가 흥미롭다. 총선을 딱 30일 앞둔 시점에서 입당을 결행해 이런저런 해석이 분분하다. 역대 보은군수 선거를 돌아보면 정 군수의 정당가입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이와 똑같은 여건은 아니지만 유사한 사례가 두 차례 있었다. 민선 1기와 2기 군수를 역임한 김종철 전 군수와 민선 3기 박종기 전 군수가 그랬다. 두 전직군수는 무소속으로 군수에 올랐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 입당했지만 쓴 잔을 들이켰다. 결과론이지만 입당이 오리려 독이 된 셈이다. 이후 민선 4기 역시 이향래 전 군수의 당선으로 보은군은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이란 인식이 들게 됐다.
정 군수는 새누리당 입당의 변으로 국가안보와 보은군 발전이란 두 가지 명분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결정에 대해 “최근 우리나라가 북한의 도발 위협에 직면해 있는 현실을 보면서 북한 공산당의 남침 만행을 직접 경험했고, 4.19 학생 혁명에 참여했던 당사자로서, 또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현직 자치단체장으로서, 무소속으로 강 건너 불 구경꾼처럼 있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나라를 구한 애국지사들이 있었듯이 집권 여당의 일원이 되어 미력이나마 국가 안보에 앞장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책무라는 것이다. 정 군수는 또 “우리 보은군이 획기적 발전을 이룩하고자 현재 추진 중인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여러 가지 사업을 차질 없이 완결하기 위해서 내린 결단”이라며 “보은군민의 충실한 심부름꾼으로 군정혁신을 계속하여 우리 보은군 발전에 헌신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남부의 맹주 새누리당 박덕흠 국회의원은 “정치적인 어떤 약속이나 의도는 없었다”며 “보은군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정 군수의 입당을 반겼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발끈했다. 더민주 충북도당은 “자신의 이익을 쫓아 이당저당 옮겨 다니는 전형적인 철새정치인”이라며“ 정 군수는 보은군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군수의 새누리당 입당은 법원의 선처를 기대하는 것이라는 인용 분석과 함께 “정 군수의 치졸한 행태는 유권자를 우롱하는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지역의 한 주민은 “정상혁 새누리당 입당은 박덕흠 의원이 승인하고 부위원장급을 설득한 것”이라며 “보은발전위한 대승적 운운…똥물들”이라고 격한 문자를 보내오기도 했다.
이번 정 군수의 입당은 당선이 절박한 박덕흠 의원과 정 군수의 이해관계가 어쨌든 맞아떨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총선을 코앞에 둔 박 의원 입장에선 자심의 품으로 들어온다는 제의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보은군에서는 김인수 도의원의 새누리당 탈당으로 비중 있는 인사가 아쉬운 때인데 그보다 더한 현역 군수가 정당에 가세한다는데. 정 군수 입장에서도 당장 손해볼일은 없어 보인다. 지역의 살림을 살찌우는데 무소속 단신보다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과 호흡을 함께하는 것이 수월할 수 있다. 외풍을 막아주는 정당이 없다보니 억울하게 뭇매를 맞는다는 하소연처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여당의 그늘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다만 정 군수의 입당에 내부합의는 했다지만 차기 군수선거를 노리면서 막강한 경쟁자를 맞이해야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잠룡들의 처지가 한편으론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박 의원과 정 군수는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정치인은 ‘명분과 말’이라는데 정 군수의 입당이 보은군민들에게 설득력을 갖고 행보에 탄력을 받을지 시간이 알려주지 않을까.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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