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의 성지 장안, 희망의 땅으로 만드는데 일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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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의 성지 장안, 희망의 땅으로 만드는데 일조하겠습니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6.03.03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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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사람 - 장안동학농민회 회장 이우직(57)
근현대사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부각되고 있는 동학농민혁명을 이야기 하면서 동학농민혁명의 단초가 되었던 동학농민혁명의 전사(前史)로 1893년 3월 보은취회의 역사적 의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의 장안면 장내리 보습산을 중심으로 적게는 2만여명에서 많게는 7만여명의 전국 팔도의 유생과 백성이 함께 한 최초의 민의(民義)를 대표하는 집회로 평가받고 있는 시점에 장안면 일대에 동학 성역화와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자 태동한 장안동학농민회 이우직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활동사항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았다.  <편집자 주>

▲ 장안면 동학농민회 이우직 회장.
‘보은취회 상징성 살려 지역주민의 화합 이끌 터’
장안면은 지리적으로 속리산의 바깥, 외속리면으로 불리다 최근 행정구역 변경으로 장안면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1892년 지금의 장안면 장내리에 동학의 대도소가 설치되면서 동학의 교주 해월 최시형 선생의 왕래가 자자지면서 급기야 1893년 3월 10일 동학군과 백성들은 보은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마을에는 ‘보국안민(輔國安民), 척왜양창의(斥倭洋倡義)’ 라는 깃발이 걸리고 팔도의 유생과 백생이 모인 자리인 만큼 8도를 대표하는 대접주(동학의 지도자)가 임명되는 등 민의를 위한 조직적인 활동이 전개되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서울에 장안이냐 보은에 장안이냐’ 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으며 그 많은 사람들이 보은의 곡식이 바닥날 정도로 수많은 동학군과 백성이 모여 새로운 세상, 새로운 삶을 외치던 곳이 바로 장안면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모여 동학의 주문을 외우고 먹고, 마시고 생활하면서 청결한 행동으로 짧게는 20여일 길게는 인근 마을에 정착해 살았던 당시의 집회는 보은군 전체에 있어 중요한 역사적 사건입니다.
이러한 동학의 역사적 사건의 무대가 되었던 장안면이라는 사실에 몇몇 젊은 청년과 농민들이 중심이 되어 지난 2000년 장안동학농민회를 태동하게 되었습니다. 초대 회장으로 봉비리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김종규 회장을 시작으로 장안면민의 화합과 결속으로 다져나가며 동학의 취회지의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태동되었습니다.

‘동학 보은취회 상징탑 및 기념관 설립 시급하다’
현재 장안면이 1893년 동학의 취회지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상징물은 장내2리 초입에 설치된 표시판이 전부입니다. 표시판옆 최근 들어 속리산으로 향하는 관광객의 시선을 이끌어 보고자 장승을 세워 보은취회지를 알리고자 했으나 도로와 인접해 주차 공간 및 유휴 부지가 없어 형식적인 시설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또 이러한 단점을 해결해 보기 위해 서원계곡 초입에 대형 입간판을 세워 ‘보은취회지’를 알리고 있으나 이 역시 상업용 간판으로 인식되어 보은취지를 알리는데는 역부족입니다. 지금 장안면 장내리 일대 보은취회의 역사적 무대가 되었던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보은취회를 기념할 수 있는 상징탑을 비롯해 보은취회의 역사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념관등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눈으로 스처가는 상징물이 아닌 머물러 둘러보고 느낄 수 있는 보은취회 기념관 설립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1893년 당시 장내리를 재현할 수 있는 장안마을을 민속한옥마을로 복원해 보고자 합니다. 장안 민속마을 중심으로 주변에 기념관을 건립하고 장안면의 중심마을인 장안리 마을 뒷산 보습산을 중심으로 인근 서원리, 봉비리, 하개리, 황곡리, 구인리등 인근 마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소를 선정해 보은취회 상징물과 기념관을 조성하는데 장안동학농민회 회원 모두의 역량을 결집하고자 합니다.

▲ 서원계곡 초입에 설치된 보은취회지를 알리는 입간판이 상업용으로 전락해 역사적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보은취회 기념식 전국행사로 키울 터’
매년 4월이면 개최되는 보은동학제에 있어 보은취회를 기념하고 지역주민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장안 동학한마당 행사를 속리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개최하고 있습니다. 장안동학농민회의 주관으로 개최하는 행사인 만큼 보은취회 재현을 위한 퍼포먼스, 동학 결의문 낭독등 음력 3월 10일에 맞춰 해마다 4월이면 장안동학한마당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10년 넘도록 이 행사를 개최하면서 지역 주민에게는 장안면이 동학의 성지이며 122년전 장안면에 모인 8도의 동학군과 백성이 갈구했던 세상이 무엇이었는지. 이 행사를 통해 지역 주민의 화합과 결속을 다짐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4월 22일 개최할 예정입니다.
올 행사는 1893년 당시를 재현할 수 있는 복장과 만장등을 제작해 보은취회의 성격을 최대한 살려보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1893년 당시 8도 백성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전국단위 행사로 키울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자 합니다. 동학과 관련된 단체는 물론 지역 농민단체, 시민단체, 동학을 연구하는 학자등을 초청해 행사를 치러보고자 합니다.

‘지역의 역사를 살려 지역의 정체성을 키우겠습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라고 말하셨습니다. 1970~80년대만해도 장안면 당시 외속리면은 농지면적이 많아 보은읍을 제외하고는 다른 면보다는 부유한 마을이었습니다. 사람도 많아 구인농공단지가 입주하게 되어 풍요로는 마을이었습니다.
자연환경 역시 속리산과 연결되는 서원계곡이 위치해 있어 남부럽지 않는 마을로 인식되었지만 지금은 ‘푱요속에 빈곤’ 이라고 할까.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봉비리 인근에는 동부산업단지가 건설되어 우진플라임이 입주해 있고 서원계곡에는 병무청 공익근무요원 양성을 위한 연수원이 개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 발전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지역경제는 점점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혹자는 교통이 좋아지면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에 공장이 들어서면 일자리가 많아진다는 희망적인 말을 하고 있지만 지금 장안면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장안면의 현실은 정체성 없는 지역발전만을 추구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풍요속의 빈곤적인 지역주민의 침체를 되살리고 지역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지역의 역사성, 지역을 상징할 수 있는 역사를 되새기며 장안면의 미래를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122년전 장안면은 8도의 동학군과 백성이 새로운 세상을 갈구하면서 모여든 역사적 현장입니다. 단순히 동학군의 집결이 아닌 동학이 추구했던 보국안민 정신이 바탕이 되어 장안면을 상징할 수 있는 역사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
한편 장안동학농민회 이우직 회장은 철탑산업훈장(2013) 수훈했으며 현재 보은농협 대의원, 한국농업경영인보은군연합회 수석부회장, 충북 새농민회 감사, 구인리 마을이장을 맡고 있으며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박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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