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곡마을 대보름날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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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곡마을 대보름날 성황
  • 이흥섭 실버기자
  • 승인 2016.03.0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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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 대보름은 고유의 풍속으로 예부터 전해온 이야기들이 있는데 정월 14일은 오곡밥과 여러 가지 나물로 저녁을 일찍 해먹는 날이라고 전해온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이야기 풍습들이 있다. 뽕나무 숯가루를 빻아서 채로 쳐서 문종이를 떨어지지 않도록 잘 풀로 붙여서 숯가루를 문종이에 넣어 음력 정월 14일 불을 붙여서 저녁에 빨래 줄에 달아놓으면 탁탁 튀며 불똥이 떨어졌다. 저녁에 귀신이 들어오려다 못 들어온다는 전설이다.
5살 위인 오빠가 낙화불 달던 시절 지금 내 나이 89세에도 생생이 떠오른다. 귀신들이 정월달 14일 밤에 해칠 집이 없나 하고 다닐 때에 낙화불이 떨어지면 범접을 못한다는 전설이다.
식구들 신발을 다 엎어 놔야한다는 전설도 있다. 신발을 나란히 벗어 놓으면 밤에 식구들 신발을 귀신들이 와서 신어보고 맞으면 그 해 저승사자가 데려간다는 전설이다.
대보름날 아침에는 해 돋기 전에 맨발로 밖에 나가면 발에 염증이 생긴다고 하여 우리 할머니께서도 못나가게 하셨다. 할머니는 콩을 볶아서 새벽에 부럼을 깨물게 하셨다. 일년내내 부스럼이 안 난다고 하여 귀밝이술이라고 오빠와 나에게 한술씩 떠 먹였다.
해 돋기 전에 누가 불러도 대답하지 말라는 전설도 있다.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라고 하는 그런 풍습이 있다. 토종비결 저자인 이지함 선생은 음력 정월보름 전에 토종비결 봐주느라 시끌벅적 하였다. 일진으로 3.3제제하고 남은 숫자로 상께 중께 하께로 하여 길하면 1년 내내 좋은 일이 생기고 흉하면 집으로 사람을 만들어 갖다 버리고 밥을 하여 집을 깔고 밥을 쏟아 놓는다.
옛날 어르신들은 미신에 속아 사는 것이 사실이다. 내 어려서 뽕나무 숯가루로 낙화 불 해 달은 것을 우리 오빠가 탁탁 튀며 불똥 떨어지는 재미로 했을지도 모른다. 실제 우리 할머니가 부럼과 귀밝이술을 먹여주시고 밀가루로 두더지를 만들어 삶은걸 보았다.
옛 미신에 풍습은 다 없어지고 대보름에 윷놀이와 먹는 풍습만 남아 있는 거 같다. 우리 종곡 마을은 대보름날 윷놀이로 개최하여 A팀과 B팀으로 나눠 윷놀이를 하였다.
상품은 검소하게 양말로 하고, 간식은 따끈한 순대와 막걸리로 하고, 70대 부녀회원들은 윷놀이를 하며 교대로 오곡 찰밥과 나물을 볶아 맛있는 점심을 장만했다.
윷판에선 서로 이기려고 하며 모와 윷이 나오면 일어나서 응원을 하고 이긴 팀, 진 팀은 다시 놀기로 했다. 워낙 인원이 많아 승패를 가리기가 더뎌졌다.
오후 3시에는 강신보건진료소장이 경로당 마당에 와 X-Ray사진을 찍고 일일이 칫솔과 무릎 관절 파스를 주었다. 또 귤과 음료도 경로당에 주어 어르신들이 잘 마시고 윷놀이는 승패가 나지 않아 양말을 모두에게 나눠 주고 집으로 돌아 가 모두가 즐거운 하루가 되었다.
/이흥섭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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