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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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6.01.28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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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사람 - 보은출신 일러스트레이터 배중열 작가
지난해 방영된 MBC 드라마 ‘맨도롱 또똣’ 가 방영되면서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일러스트 그림이 화제가 되었다. 제주의 자연과 바다를 섬세하면서도 남다른 색감으로 표현하고 있는 배중열(36) 작가는 고향이 보은이다. 배 작가의 일러스트 그림은 제주를 가장 잘 표현한 제주의 문화이민자로서 자신의 작품세계는 물론 제주가 제2의 고향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배 작가를 만나 자신만의 작품세계와 고향 보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편집자 주>


▲ 일명 나불배로 유명한 배중열 작가.
배중열 작가는 만화예술학과를 졸업하고 Mnet, 에피톤 프로젝트 콜라보레이션을 비롯해 단행본 표지, 사보, 동화책 일러스트 작업을 해왔다. 고향이 보은인 배 작가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10년 제주에 정착해 살고 있다. 지난해 여름 mbc에서 방영된 ‘멘도롱또똣’ 에 주인공 백건우(유연석)의 식당 내부에 전시된 작품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이다.

- 제주에 내려가야겠다고 결심한 계기와 제주에서 본격적으로 살기 이전에 품었던 제주에 대한 생각과 실제로 제주에 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제주에 내려오기 전 짧게 다섯 번 정도의 제주 여행을 했습니다. 바다를 보고 동네를 걷고 숲과 나무들을 바라보며 이런 곳에 작업실을 갖고 작업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2012년 서울생활에 지쳐갈 때쯤 긴 여행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제주에 내려왔습니다.
그렇게 3년이 넘는 시간을 제주에서 여행하면서 바다를 참 많이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동쪽, 서쪽, 제주시, 서귀포의 바다는 같은 듯 조금씩 다른 느낌을 갖고 있거든요. 그런 바다를 바라보는 게 참 좋았습니다.
제주에 내려와 긴 시간을 지내다 보니 바다도 좋지만 느긋하게 제주의 일상을 바라보며 동네를 걷고 숲과 나무를 느끼는 것이 좋아졌습니다. 계절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숲이며 오름, 계절꽃 등은 제주에서 지내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배 작가의 ‘작품 제주의 풍경’
- 배 작가의 작품은 제주도의 자연과 바다를 표현하고 있는데 작품의 영감, 작품의 구상은 어떤 방법으로....

2012년 제주에 내려와 제주의 동네를, 소소한 동네의 일상을 그 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제주를 담은 책은 많지만 그중에서 『제주 담다, 제주 닮다』가 특별한 점은 제주를 입체적으로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제주를 글로, 그림으로, 사진으로 다양하게 담아내면서 살고 싶은 마음과 제주를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제주도는 파란색과 녹색입니다. 제주의 바다, 제주의 숲 그리고 바다 같은 제주의 하늘을 보고 있으면 파란색과 녹색에 물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리고 노을 지는 제주를 바라보면 어떻게 이런 색들이 하늘을 물들이고 있을까, 하며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노을 지는 바다, 숲, 동네, 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제주의 멋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층건물들이 없기에 온전히 자연의 색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서울에서 작품을 그릴 때와 제주에서 그릴 때 다른 점이 있나요?

서울에 있을 땐 그림을 정말 잘 그리고 싶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내 그림을 봐주고, 좋아해주길 바랐습니다. 제주에 내려와 제주의 일상과 동네를 스케치하고 내가 느꼈던 이곳의 모습과 이야기를 담다 보니 내 그림 안에서 제주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제주도는 누구나 여행하고 싶어 하고 오고 싶은 곳인 만큼 이들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배 작가의 『제주 담다, 제주 닮다』 책 표지.
- 제주를 동경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배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제주의 장소는 어디이며 제주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제주에 살다 보니 제주를 사랑해야 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것에 감사하게 되고 소소한 일상조차도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불편한 점도 많지만 제주에만 있는 소중한 것들을 알아가며 산다면 살기 좋고 사랑스러운 제주가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곳은 오일장, 귀덕리 바다, 제주에서 열리는 다양한 마켓들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한동리, 선흘리, 장전리 같은 동네를 걷는 것도 좋아합니다. 제주의 일상들을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곳들이라서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 보은에 대한 이미지를 표현한다면 어떤 그림이 나올 수 있는지 평소 배 작가가 생각하는 보은의 이미지는 무엇인지...

제가 제주도를 그리며 느낀 것이 있다면 보은도 제주도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시골이라 불편한 것도 많은 것도 제주도와 닮은 점이고 이 불편함 때문에 소중한 것이 많다는 것도 비슷합니다. 때묻지 않은 자연의 풍경이 아직 많이 남아 있듯 합니다. 이러한 풍경을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보은의 구석구석을 제 그림으로 담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한편 배 작가는 복잡한 서울 생활을 뒤로하고 제주로 내려가 일러스트레이터가 목적 없이 발길 닿는 대로 슬렁슬렁 걸었던 제주의 작은 동네들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특유의 그림체로 담아내면서 “제주도를 그리는 유쾌한 작가”로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보은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현재 애월읍 장전리에 살고 있다.
/박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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