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나그네 길이라 했다”
상태바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 했다”
  • 이흥섭 실버기자
  • 승인 2016.01.14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 세대는 장수세대로 세상 떠날 때 고통 없이 가기를 소망하는 것은 누구나 원 하는 바이다.
이제 89세, 한 고비 또 넘었다. 참 쉬지 않고 흐르는 세월은 사계절이 지나면 세월 속에 늙어 가야한다.
남보다 걸음걸이 자세도 바르고 문인협회 시 낭송 10년 세월 동안을 머릿속에 잊지 않고 살아온 필자는 병동 생활을 하고 나서 일어날 때 땅을 짚고 일어서는 내 모습이 확실히 달라졌다.
병동 생활을 하는 동안 친정집 셋째 조카며느리가 병동실을 찾아가 왜 고모님이 병원에 와 있느냐며 얼른 일어나 대전 유성구에 잔치 하는데 가자고 했다. 일주일 넘으면 퇴원하는데 나도 가야지 하면서도 마음은 착잡했다.
꼭 일어나서 친정 식구 다 모이는데 조카며느리 집에 자자고 대답해놓고 날짜가 다가왔다. 셋째 아들이 친정집으로 잔치 전날 데려다가 주었다. 가보니 전날부터 잔치집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내가 낳고 자란 집, 내가 자랄 땐 초가집 아래채 윗채 안방은 할머니와 또 우리 어머니가 쓰시고 내가 그 방에서 자랐다. 아버지가 소 먹이던 곳을 개초 걷고 기와 올린지가 오래되었어도 다시금 도시 못지않게 또 개조 하였다. 우리 할머니 품에 내가 나고 자라던 안방, 우리 어머니가 쓰시던 부엌, 올케 언니가 시집와서 쓰던 윗방, 마루 모두 다 함께 구조를 잘해서 보기 좋다.
조카가 특별히 고모가 나고 자란 방에서 주무시라며 침대 위에 따끈하게 불을 놓아주고 손님 대접하러 나갔다. 내가 나고 자란 곳에 누워 옛 생각에 젖어봤다. 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자란 내가 온 간에 88세가 넘어 89세가 되었다니 우리 어머니 72세에 세상 떠나실 때 장수 하고 복 많은 노인이라고 칭하며 행여 뚜껑이 떠서 선산 장속까지 떠간다고 구경꾼 할머니들이 이야기 했었다.
우리 아버지가 2대 독신으로 할머니께서 번성한 손을 원하셨는데 우리는 2남1녀로 아버지 손이고 오빠가 4남 3녀 7남매를 둬 아들딸이 다 잘 살고 할머니에 원대로 되었다.
그렇다 후한 것은 있어도 악한 것은 없다고 하였다. 이웃사촌 같이 살던 이웃이 다 떠나고 내가 나고 자란 7번지는 대이어 5대가 멋지게 산다. 증손들이 커서 내가 가면 왕 할머니로 통한다. 이웃들이 떠난 집터는 텃밭으로 조카가 사용하고 우리 어버지가 쓰던 사랑채는 주차장으로 변하였다.
다음날 유성구에 가서 온 식구가 잔치를 마치고 와 사진 촬영을 간단히 하며 마무리 했다.
/이흥섭 실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