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회 정 군수 역점사업에 제동…소신?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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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의회 정 군수 역점사업에 제동…소신? 과시?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6.01.07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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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리 양식, 박물관 조성, 스포츠마케팅, 사직단 정비 등 예산삭감
사업차질에 보은군 ‘곤혹’ vs 의회의 정당한 ‘권한’…케미 가능할까
보은군의회가 예산심의 강화로 보은군 사업 진행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지난해 말 보은군의회는 새해 보은군 본예산 2894억 원을 심의하면서 23건에 대해 23억2160만원의 예산을 자르고 예비비로 돌렸다. 23억 삭감은 의회 사상 2011년 49건에 23억3000만 원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삭감 규모보다 정상혁 군수의 핵심 사업 또는 공약 사업에 칼을 휘둘렀다는데 뜻이 담긴 행보로 주목이 된다. 사업을 집행하는 보은군과 이를 견제할 보은군의회가 대립각을 고수할지 밀월관계를 형성할지 올해 눈여겨 볼 부분 중의 하나다.
예산 3000만원을 삭감당한 농가보급형 미꾸리 양식장 사업은 정 군수의 공약이다. 이 사업은 보은군의회가 “10명 중 8명이 실패를 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예산을 삭감함에 따라 당초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군은 지난해 치어생산 보조금을 7농가에게 지원할 예정이었지만 원하는 농가가 없어 2농가에 350만원씩 지원하는데 그쳤다. 뿐 아니라 올해부터 미꾸리 치어 시험장 5개소에 7억5000만원, 2016년 이후 10개소에 15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의회는 “검증되지 않은 사업이다. 상황을 지켜본 후 가능성이 상승하거나 자신감이 생길 때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확고한 입장이어서 군과 티격태격이 예상된다.
회인면 사직단 정비사업도 정 군수의 공약 사업이지만 보은군의회는 토지매입비 예산 200만원을 삭감했다. 사직단을 복원하고 정비한 후 오장환 문학관 및 회인향교 등 주변의 문화유적과 연계한 지역 명소로 조성한다는 군의 계획에 대해 의회가 싹부터 아예 자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 군수의 핵심 사업인 스포츠 마케팅과 관련된 야구장 조명시설비 부분삭감, 전국유소년축구대회 예산, WK리그 하프타임 공연비 예산의 삭감도 의회가 사업 진행에 소극적이지 않겠다는 예고로 해석된다. 예산이 승인된 상무 여자축구단 유치도 예산심의 과정에서 진통을 수반했다.
올해 정 군수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타임캡슐 매설사업과 보은군지 편찬용역도 제동이 걸렸다. 정 군수는 보은이란 지명이 600년이 되는 올해 속리산 말티재 정상에 행정, 문화, 산업, 복지, 생활 등 지금의 생활모습을 담은 자료 500여점을 타임캡슐로 묻을 예정인 가운데 의회가 홍보예산 760만원을 삭감했다.
보은군립박물관 및 미술관 조성사업 또한 차질을 빚게 됐다. 보은군의회는 3차 추경예산 심의에서 관련 용역비 1900만원을 삭감했다. 기존 군청 앞 민속박물관 활용도 힘든데 사업비 130억 투입이 예상되는 박물관을 새로 조성할 필요가 있냐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정 군수는 삼년산성 및 대야리 고분군 발굴사업에 따라 보은군에서 출품되는 유물 및 보은군 소장의 유물을 전시하고 우리군 출신 이열모 화백의 기증 작품 268점과 미술서적, 관내 전통예술 작품 전시를 통해 새로운 문화, 관광 인프라 구축을 계획 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예산과 관련해 보은군의회는 “한번 삭감된 예산에 대해 집행부는 의회의 동의 없이 삭감한 예산을 끼어 넣기 식의 꼼수 행정으로 슬그머니 예산을 집행하는 형태를 보여 왔다”며 “만일 삭감된 예산의 필요성이 있다면 의회와 사전 간담회 등을 통하여 동의를 구하거나 예산심의 의결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언제부터인가 예산 삭감 전후로 관련 단체의 반발이 따르는 가운데 지난 연말 조례제정으로 보은군 의무부담이나 권리의 포기에 관한 의결사항을 한층 보강한 보은군의회가 예산 삭감에 대해 일관성을 견지할지 아니면 반전이 나타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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