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아닌 산업인 양봉계의 억척 여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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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아닌 산업인 양봉계의 억척 여장부”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6.01.0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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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사람 - 내북면 동산리 이순례
남자도 하기 힘든 양봉업, 양봉하면 흔히 꿀을 생산하는 농업으로 생각하지만 농업의 범주를 넘어 폴리폴리스, 화분등 다양한 천연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산업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실제로 양봉으로 반평생을 종사하면서 생업은 물론 보은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유일한 여자 양봉인과 봉침 봉사자로 활동을 해온 이순례(83) 여사를 만나 양봉을 통한 인생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40년 양봉업에 종사한 이 순례 여사.
‘생계를 위한 숙명처럼 다가온 양봉’
강원도 철원이 고향인 이순례 여사는 부유한 집안에 외동딸로 태어나 남부럽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냈다. 철모르던 시절 결혼을 하고 남편이 당시 정치에 관여하면서 아무도 살지 않는 산골생활을 하게 되었고 남편이 친정 재산마저 탕진하면서 가장 역할을 도맡아야 했다.
막막한 강원도 산골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어 남편은 일가친척이 있는 지금의 내북면 신궁리로 시어머니와 함께 거주지를 옮기고 어린 자녀들의 교육과 생계를 위해 홀연단신으로 서울생활을 시작했다.
우유배달부터 닥치는 대로 이일저일을 하다가 우연히 손수 만든 뜨개질 옷이 인연이 되어 뜨개질 무료강습을 통해 뜨개질에 필요한 실과 바늘등을 판매하면서 자녀교육을 책임질 수 있었다고 한다.
자녀들이 학업을 마칠때쯤 연로하신 시어머니와 남편의 건강악화로 보은으로 내려와보니 당시 집안살림은 엉망이었고 급기야 주위에서는 면사무소에 기초생활 등록을 해서 보리쌀이라도 배급받으라는 권유를 받을 정도였다고 한다.
뚜렷한 생계수단이 없던 이 여사의 눈에 집마당 한쪽에 덩그라니 놓여있는 3개의 벌통을 발견하게 되었고 3개의 벌통이 100개의 벌통을 만들어 보은에서는 유일한 여성 양봉인으로 살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양봉 시작은 초라했지만 독학으로 양봉기술 터득’
1988년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남편에게 어깨 너머로 배운 양봉으로는 재대로 벌을 키울 수 없다는 생각으로 서점에서 양봉 관련 서적을 뒤져 혼자 독학으로 양봉기술을 터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양봉을 하려면 꽃피는 시기와 꽃이 있는 곳을 찾아 전국을 옮겨 다녀야 재대로 벌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웬만한 남자도 하기 힘들다는 양봉을 50대의 여자의 몸으로 한다는 것은 지금은 쉽게 말하지만 너무나 힘든 작업이었다고 한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전국 각지로 돌면서 양봉자리를 확보하기도 힘들지만 내 자리에 다른 양봉업자과 들어와 벌통을 설치했을 때 여자라는 이유로 자리를 비껴주지 않는 일이 종종 발생했지만 양봉업계의 관행상 절대 남의 자리를 탐할 수 없는 관행이었기에 꾸준히 양봉을 할 수 있었다” 며 당시를 생각하면 아찔한 마음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양봉만 아니라 봉침에 매료된 이 여사’
꾸준한 노력으로 벌통 100개와 벌을 분양하고 꿀 채취와 폴리폴리스등 부산물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적인 양봉업이 되었다고 생각할 때 우연히 벌을 이용한 봉침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여자의 몸으로 무거운 벌통을 옮기다 보니 저녁만 되면 어께가 빠질 듯이 아프고 혈액순환이 안돼 온몸이 절여 양봉을 그만두려고 생각할 무렵 양봉협회 회원중 한분이 봉침을 맞아보라고 권유하면서 봉침을 직접 배워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1991년 한국봉요보건연구회을 통해 봉침지도사의 자격을 취득하게 되었고 봉침에 매료되어 봉침을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무료봉사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이 여사의 봉침 애찬을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봉침은 사람뿐만아니라 가축의 질환까지 봉침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돼지, 닭, 양식 물고기, 소등 가축사육에 있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항생제의 지나친 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 남자도 하기 힘든 양봉업, 꿀벌을 유인하고 있는 이 여사.
‘봉침은 민간요법, 대체의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 여사의 봉침에 대한 애찬은 벌이 생태계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인류의 최고의 곤충이기도 하지만 봉침제도가 정착되지 못하고 단순한 봉사로만 끝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고 있다. 수많은 민간요법중 하나인 봉침이 대체의학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이 여사의 경험을 통해 양봉이 단순한 농업이 아닌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민간요법으로 행해지고 있는 봉침에 대한 관심과 체계적인 대체의학으로 발전시켜 인류의 최고의 곤충, 꿀벌과 살아가는 양봉인은 물론 양봉업의 가치와 위상이 더욱 향상되고 모든 사람들에게 꿀벌의 신비함과 그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킬 수 있는 산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이 여사는 보은에서 열리는 체육대회 및 행사장에서 봉침지도사로써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양봉을 알리는 한 방편이지만 꿀벌이 단순히 꿀만 생산하는 농업이 아니라 천연원료를 생산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일반인들에게 알리고자 시작한 봉사활동이었다. 하지만 그 명맥이 끊어질 우려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보은에서 봉침봉사를 해오던 유일한 양봉업 종사자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양봉종사자들에게 봉침을 배우기를 권유하고 있다.

‘양봉은 무한한 변신, 그 마지막은 인간과 더불어 사는 삶이다’
이 여사는 80대를 넘으면서 양봉은 하지 않고 있다. 양봉을 통해 터득한 ‘봉침’ 이 양봉농가의 봉산품 즉 벌꿀, 화분, 로얄제리, 포로폴리스, 봉아, 봉독 등의 유효성분들을 적절히 이용해 21세기 제3의 의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봉침으로 인한 불법의료 행위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안타깝다는 생각은 들지만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봉침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양봉을 단순한 농업으로만 보지말고 인류의 생명산업으로 키워 양봉 종사들은 질 좋은 봉산물을 생산하고 의료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봉침을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박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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