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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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에서
  • 이흥섭 실버기자
  • 승인 2015.12.3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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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루 언덕위에 초가삼간 집을 짓고, 시부모를 모시고 봉제사 받들며 아옹다옹 살아온 삶이 어언 72년이다.
웃음도 있었고, 눈물도 있었고, 희망과 행복을 찾아가며 밟아온 한발도 못 옮기고 구름도 쉬어가고 바람도 자고가면 수철령 고개 넘어 구름모아 비 내리고 사계절이 뚜렷한 날마다 해돋이도 72년 아침 햇빛 받아 천화만상 자연 속에 살아온 삶이 이제는 88~99세로 더해가니 인생홍안 막을 손가.
열 살 젊은이들한테 이제가치 큰소리 뻥뻥 치며 내가 깡다구가 얼마나 센지 아느냐고 하고 중환자실로 실려 왔다.
그날 저녁 서울에서 큰아들 내외가 왔다. 왜 중환자실에 와 계시냐고 하며 4인병실로 이튿날 옮기고 젊은이 둘도 나있는 곳으로 오고 셋이서 젊은이들에 보호를 받으며 일주일이 넘어서 퇴원을 했다.
일주일 만에 퇴원하고 집에서 병원에 다니는 것이 불편하나 병원에 다니며 아직까지 약을 먹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행동한다.
나정순씨가 전화를 해서 문화강좌에서 상주방면으로 일일코스로 가는데 형님도 22일 하상주차장으로 8시에 꼭 오라해서 대답은 하고, 아직 나들이하기에 이른 것 같아서 회장에게 전화로 못 간다고 연락을 하고 내 자신이 이제 인생무상함을 느낀다.
걸음걸이도 어느 누구보다 잘 걸어 다니던 내가 이렇게 초라해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누구도 인생은 세월의 무게를 막을 수 없는 것이 자연의 현상이다. 흙으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 고생 말고 부름 받아 떠날 때 후회 없이 가야한다.
/이흥섭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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