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적인 갈등조차 없는 조직은 건강한 조직이 아니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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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적인 갈등조차 없는 조직은 건강한 조직이 아니라는데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5.12.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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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지역농협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조합원만도 보은인구 3.5명당 1명꼴인 1만 명이니 조합의 명운은 곧 지역전체에도 파장을 불러온다. 지난주 보은농협, 남보은농협, 보은옥천영동축협 등 보은지역 농협들이 일제히 대의원 임시총회를 열었다. 근데 조합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어쩜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인 만큼 사업결과에 따라 희비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업이 계획대로 잘 진행돼 배당을 가져가는 조합은 뿌듯하지만 반대로 배당 이익이 나오지 않거나 미미한 조합은 속이 편치 않다. 내년 총회에선 모든 조합의 사업이 순조롭게 잘돼 구성원 모두가 환한 웃음 속에 총회를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물론 대내외 경제여건이 호락하진 않겠지만 구성원 모두가 심기일전하고 분발한다면 내년은 올해보다 더 나아지지 않겠는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먼저 임시총회를 연 보은농협은 올해 1억4500만원 흑자를 예상한다. 지난해 감자사업 여파로 5억2000만원 적자를 낸 점을 감안하면 흑자는 고무적인 일이다. 내년 매출총액으로는 지난해보다 11억 원 증가한 112억 원을 예상했다. 하지만 판매사업은 올해보다 10억 원이 준 78억원이다. 대신 쌀 등 제품사업은 올해 70억 매출에서 내년은 13억 원이 늘어난 83억 매출을 목표했다. 쌀 사업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에서 보은농협이 목표치에 도달할지 눈여겨 볼 부분이다. 조합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내년도 교육지원사업은 5억4000만원으로 올해보다 23%인 1억여원이 증액됐다. 교육사업비로 고난을 겪고 있는 남보은농협 교육지원사업비 6억4400만원과는 1억 원 차이가 나는데 두 조합 시각차가 큰 이유가 아리송하다. 보은농협의 내년 판매비와 관리비는 105억 원이다. 올해 100억보다 5억원(5.8%) 증가했다. 내년 당기순이익은 4억2500만원을 예상하는 가운데 내년 1월 열리는 정기총회에선 상임이사 선출과 직원 복리후생비 예산을 놓고 후끈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이번 총회는 올해 1월 열린 총회보다 매우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남보은농협 총회는 찬바람이 쌩쌩 돌았다. 대의원들은 남보은농협 측이 승인을 요구한 2016년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을 칼같이 거부했다. 사업계획 대비 실적, 직원 변동성과금, 교육지원비 등을 들어 사업계획 및 예산서 수정을 요구했다. 한 조합원은 “사업 이익이 줄었으면 지출비용도 줄여야 한다. 성과가 3억5200만원 줄었는데 성과급은 한도까지 챙기고 조합원에게는 출자배당을 못하겠다는 것은 이치에 안 맞는다”고 부결사유를 들었다. 사업계획 부결은 이 농협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남보은농협측이 사업계획서를 어떻게 수정하고 승인을 요구할지 주목이 된다.
올해 3월 합병을 단행한 보은옥천영동축협은 합병지원금에 대한 이자수입 등으로 인해 23억여원 흑자가 예상되면서 기분 좋게 한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축협은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합병으로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상임이사를 선출하고 내후년엔 2년 임기의 조합장도 새로 뽑는다. 주변에선 지역 혹은 특정세력 간 주도권 싸움이 나타날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직문화에서 대립과 갈등은 없을 수 없다. 아니 건설적인 갈등조차 없는 조직은 건강한 조직이 아니라고들 한다. 지역농협들이 겪는 크고 작은 갈등이 반대를 위한 반대이거나 이권 챙기기가 아닌 긍정적 대립구도로 이어져 조합이 성장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기대한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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