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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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단절
  • 김정범 (내북면 노인회장)
  • 승인 2015.11.2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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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이맘 때였다. 아내가 가슴이 아프다고 하기에 어떻게 아프냐고 물었더니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고 하기에 아차 싶어 급히 병원엘 갔더니 예상대로 심혈관이 막혀 심근경색이 올 수 있으므로 당장 혈관 확장 시술을 하여야 한다고 하여서 그 날로 입원을 하고 스텐트 시술을 받은 적이 있다.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 기본 원리는 호흡으로 몸에 들어 온 산소를 피가 혈관을 통해서 온 몸에 공급 해 주는 겻인데 그 역할을 담당하는 심장의 혈관이 막혀버리면 생존 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가 더불어 살아감에도 서로 간의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사전에서 소통이란 사물이 막히지 않고 잘 통하는 것이라 했고 또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이 서로 통하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반대말은 불통이고 그 의미는 결코 좋은 것이 못된다.
오래 전 나무나 농사 부산물이 주 연료였던 시절, 뚫어, 뚫어 하며 거리를 외치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먹고 살기 어려운 때였으니 막힌 굴뚝이나 방고래를 뚫어주는 것을 생업으로 하던 이들인데 이들은 막힌 것이 많아야 먹고 살 수 있었던 사람들이다. 어떤 이가 농담 삼아 내 답답한 마음도 좀 뚫어 달라고 하자 그럴 수 있으면 내가 왜 내가 이것을 들고 다니겠냐며 철사 줄 타래를 흔들어 보이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싶기도 하다.
막힌 굴뚝이나 방고래는 뚫으면 방이 따뜻해지듯이 사람의 막힌 마음도 소통이 잘 되면 따뜻해지리란 생각인데 그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가 보다.
우리는 흔히 불통의 대명사를 정치라고 생각 할 때가 많이 있다. 뉴스 때 마다 여야가 대립하고 싸우는 것을 보면서 저러고도 대한민국이 이렇게 발전한 것을 생각하면 우리 국민이 훌륭하기 때문인지 그들의 싸움 탓인지 분간이 안 될 때가 있다. 정치 싸움이 물론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 것이라 하겠지만 국민들이 보기엔 명분 보다는 당리당략 때문이라는 느낌이 앞서는 때가 더 많으니 그래서 국민들로 부터 지탄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요즘 한창 대립하고 있는 역사 국정 교과서 문제만 해도 그렇다. 좀 더 대화하고 좀 더 배려하면서 올바른 역사관 정립을 위해 서로가 노력 한다면 좋을 텐데 그렇게 대립하고 싸우는 것이 정치고 여야라고 하면 할 말은 없어도 그래도 주인인 국민들의 마음은 헤아릴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나는 노인회 임원들과 함께 우리 보은군 노인 회관 건립 문제로 군수와 군 의회 의원들을 두세 차례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집행부와 의회 간에도 대화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는데 그래서 나는 그 자리에서 이는 노인 회관의 건립 문제 뿐 아니라 군정 전반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 할 것이라고 말 하였다.
소통의 최우선은 배려와 대화다. 배려 없이는 대화가 이루러 질 수 없고 대화 없이는 소통이 이루어 질 수 없듯이 소통 없이는 인간관계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 살아가는 원리란 생각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원리로서 대인관계를 원망 없이 이루고 있는 사람은 분명 무엇보다도 성공한 사람이다.
협상과 외교의 달인으로 우리는 고려조 초기의 명신 서희를 손꼽는다. 그는 거란의 침공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적장 소손녕를 설득하여 물러가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협상을 위해서 때론 명분 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배려의 표현이 담긴 대화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기에 따라서 소통도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갑돌이와 갑순이가 한마을에 살면서 서로 그토록 사랑 했음에도 그 사랑을 이루지 못 했음은 마음을 열어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누구 하나라도 용기를 가지고 사랑을 고백 했더라면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는 비련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을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있어 그래서 사랑 뿐 아니라 대화와 소통을 위해서 때로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오늘도 비가 내린다. 내년 농사를 생각해선 겨울 늦은 비라도 많이 내려 주었으면 좋겠어도 아직 거두어
들이지 못하고 밭에 널려 있는 농작물을 보면 야속 하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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