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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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이흥섭 실버기자
  • 승인 2015.11.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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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은 높고 오색 단풍으로 풍광을 자랑하는 계절은 어제같이 황금 들녘이 사라져 가고 가을걷이가 마무리 되어 스산한 바람은 나뭇잎을 떨궈내 서서히 겨울 준비에 들었다.
농촌에는 일손부족 노인들만 사는 곳이다. 감나무에는 감잎이 낙엽 되어 떨어지고 알찬 감들이 마을 곳곳에 황홀하게 달려 있지만 일손이 노인들이라 수확을 못하니 안타까움이다.
내 나이 24살에 둔 큰아들이 서울에 일손을 끝내고 시골집으로 왔다. 그러나 감이 높이 달려있는 감나무를 처다 볼 뿐이다. 그 나이 64세로 해보지 않았던 일은 할 수가 없다. 일손을 놓고 쉬러 왔으니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횡성에 사는 손녀딸이 저희 아버지 일손 놓고 쉬러 왔다고 하니 밤에 차를 몰고 세 식구가 왔다. 생각지도 못하게 찾아와 반가운 마음에 밤이 새도록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러나 제 애들은 내일 오후에 약속이 있어서 가야 한다고 해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셋째 아들 내외와 손녀딸 세 식구 우리 세 식구가 나들이를 갔다.
정말로 온화한 가을 날씨가 춥지도 않고 가을 햇살이 따사로웠다. 속리산에 가서 여덟 식구가 점심 식사를 하고 연 걸이 송에 얽힌 이야기도 하고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정부인 소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하다가 거기도 본적이 없으니 가보자고 하여 속리산에서 터널로 나가 서원 계곡으로 정부인 소나무를 구경 하였다.
우리 보은에 사는 사람들은 많이 보았지만 오랜 세월을 서울에서 산 손녀딸은 처음이라고 했다. 연 걸이 정이품소나무에 부인 소나무로 정부인 소나무라 했으니 손녀딸 왈 그게 다 사람들이 지은거지요. 부인 소나무가 왜 여기 있느냐고 한바탕 웃었다. 3살 증손녀가 3살이라 해도 말로는 2살 조금 넘었는데 애기가 졸랑졸랑 따라다니며 애교 만점이다. 사진만 찍으면 예쁜 포즈를 취하며 종일 어른들에게 예쁜 감정을 주고 약속 때문에 저녁때 바로 아기와 3식구는 바로 횡성으로 떠났다.
인생이란 재미로 사는 것 같다. 하루 동안 예쁜 짓을 하고 어른들을 웃기고 귀여운 짓을 하다가 떠나니 서운하였다. 이튿날 큰아들도 집으로 가고 남은 것은 두 늙은이들이 밥 먹을 때만 만나보고 창밖에 자연을 바라보며 황금색 은행잎이 낙화하고 이제는 은행 알만 달렸는데 머지않아 그것도 다 떨어지겠지... 잠시 잠깐 가족과 사랑이야기도 나눈 것도 어제로 가고 이제는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세상에 이치가 계절마다 다른 것을 또 한해에 무게를 저야 한다.
/이흥섭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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