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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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마음
  • 김정범 내북면 노인회장
  • 승인 2015.08.2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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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시간이 흘렀다. 군사 분계선 남측 지역에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순찰 중이던 우리 군 병사가 부상을 당하므로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 하면서 강경한 응징 의지를 밝히자 북한군은 다시 서부 전선으로 포격을 가하고 우리 군이 즉각 맞대응함으로 북한은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협박하면서도 협상을 제의 하여 양측의 국가 안보 수장과 통일부서 수장을 대표로 하는 협상이 이루어지게 된 것 이라는데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 각국의 이목이 집중 되게 되었다. 지뢰매설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우선 조건으로 하는 한국 측의 요구를 북측이 쉽게 수용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에서 협상이 쉽게 타결 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협상의 자리가 마련 된 것은 다행한 일임엔 틀림이 없다.
1976년 8월 도끼 만행사건 이후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북한의 도발이 어디 이번뿐이랴, 근래에만 해도 천안함 폭침 사건, 연평도 포격, 서해안 총격 등 휴전 협정을 위반하는 도발 행위를 하고서도 그 때마다 남측에 책임을 전가 하거나 얼버무려 넘어가는 것이 상투적 이었던 것은 알고 있기에 그 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에 불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만 이번만큼은 결코 그냥 넘어가지 못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번 지뢰사건은 전에 있었던 도발 사건에 비해 피해가 경미하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정부와 군은 국민들에게 믿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이제는 북한의 도발 행위 고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니 북한이 한국의 요구를 받아드리지 않는 한 협상은 쉽게 타결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은 일각이여삼추다.
양측이 최고의 경계 태세로 맞서고 있으니 일상은 평온 한 듯싶어도 불안 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음도 어쩌면 당연 한 것이 아니겠는가?
65년 전 6. 25전쟁을 겪은 세대들에겐 그 때의 참상을 잊을 수가 없으므로 전쟁이란 생각 만 해도 불안 할 수밖에 없다. 그 때는 일제에서 해방 된지 5년도 채 되지 않았고 좌 우 대립으로 혼란한 가운데 힘없고 가난한 나라의 무비유환의 결과라 하지만 지금은 손가락 안에 드는 경제 대국을 이루었기에 이시대의 우리 자녀들에게 결코 전쟁을 대물림해서는 안 될 것이란 생각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려 왔다.
후방에 있는 나도 이렇게 불안 할진대 대피소에 있는 최전방 주민은 어떠랴, 어쩌면 아주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사태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이 그들을 사로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휴교령으로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은 어떠랴, 전쟁이 무엇 인지도 모르고 어른들은 왜 싸우는지도 알지 못하는 아이들은 오늘의 이 사태를 어떻게 이해를 할까? 노루새끼 마음 놓고 뛰어다니는 평화로운 동산 같은 나라를 그들에게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난 주말 저녁 협상이 시작 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는 한편 안도의 마음도 들었으나 대통령도 천명 했듯이 북측의 사과가 먼저라는 난제로 불안은 가시지 않으면서도 시간마다 뉴스에 촉각을 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9시 뉴스에는 결과가 보도 되겠지 하였으나 한 밤이 지나고 두 밤이 지나고 또 밤이 되어도 계속 협상 중이라는 소식만 전 할 뿐이다. 예상대로 우리 측의 끈질긴 요구에도 사과 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 오늘 새벽 비로소 북측이 사과를 표명 하는 것으로 타결 되었다는 소식이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날짜로는 무박4일 협상시간으로는 43시간의 마라톤협상이었단다. 북한도 우리의 강경한 요구에 더는 버틸 수 없었나 보다. 그리고 언론에 따르면 대북 심리전 방송이 천군만마와도 같다고 했는데 불안한 그들의 체제로서는 민중의 변화가 두렵기도 했을 것이다. 사과 내용이 만족 할 수준은 아니더라도 끈기와 인내로 좋은 결과로 협상을 이끌어 낸 정부와 대표자 분들께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
무더웠던 8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들에는 벼이삭이 고개를 내밀었고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턱이 떨어진다더니 이제는 더위도 한결 누그러져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느낌이고 보면 가을이 오는가 보다. 가을이 오면 파란 하늘에 솜처럼 떠있는 구름이 평화로운 목장을 연상케 하는데 이 목장이 우리의 대한민국 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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