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종이 ‘궁 저수지 생태 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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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종이 ‘궁 저수지 생태 교란’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5.08.2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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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객 “배스나 블루길이 99%”…주민들 “수위 낮은 지금이 외래어종 퇴치할 호기”
▲ 보은군 내북면 궁 저수지에 토종 어종이 사라지고 있다. 배스와 블루길이 토종 어종의 치어를 잡아먹으며 저수지를 점령했다. 이곳에서 만나본 낚시객들은 열 중 아홉 이상은 외래 어종이 낚인다고 전한다. 주민들은 수위가 낮은 올해가 유해한 외래 어종을 퇴치할 적기라며 외래 어종 제거를 바라고 있다.
내북면 궁 저수지에 토종 어종이 사라지고 대신 유해한 외래 어종이 점령하면서 생태계 불안정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이곳에서 만나본 낚시객들은 “물고기 10마리 중 9마리 이상은 블루길이나 배스뿐이다. 아니 99%가 외래 어종만 잡힌다”라며 “토종 물고기는 씨가 말랐다”고 입을 모았다.
번식력이 빠른데다 토종 어종의 치어를 잡아먹는 외래 어종이 궁 저수지를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
이곳의 주민들도 오래 전부터 외래 어종의 퇴치를 호소하고 있지만 저수지 관리측도 속수무책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4~5년 전만해도 겨울철이면 하루 400~500명이 빙어를 잡기 위해 궁 저수지를 다녀갔지만 빙어가 보이지 않으면서 겨울철 빙어잡이 낚시객들의 발길은 뚝 끊긴지 오래다.
이 곳 토박이인 한 주민은 “궁 저수지 물이 차기 전인 요즘 외래어종을 퇴치하지 않으면 블루길과 배스를 퇴치할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며 시일이 마냥 흐르는 것에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
다른 주민은 “한국농어촌공사 보은지사가 농사물 제공으로 물을 빼고 외래 어종을 솎아낼 수 없다면 수심이 낮을 때 쓰레그물을 이용, 몇 번 휘저으면 퇴치할 수 있다. 이것도 아니면 육식 어종인 가물치와 쏘가리를 풀어놓는 것으로도 외래 어종 저감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배스와 블루길 퇴치 적기임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보은지사 저수지 관리 관계자는 “요즘은 외래 어종이 없는 저수지를 찾기가 오히려 어렵다. 외래어종을 퇴치하자면 처리 비용이 드는 등 여건이 만만치 않아 알면서도 조치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그렇지만 궁 저수지 주변의 주민을 만나보고 퇴치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함께 머리를 맞대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참고로 궁 저수지는 삼가리 비룡저수지와 함께 보은군에서 가장 큰 저수지(준공 시 담수능력 822만㎡)로 현재 저수율은 40%다. 오는 9월 태풍이 와 제법 큰 비가 내릴 경우 올해 안으로 저수지는 다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관리자는 전망한다.
한편 보은군은 어업권을 가진 어민들에 한해 배스와 블루길 등 유해 외래 어종을 잡아오면 보상을 해주고 있다. 올해 보은군 예산은 1200만원.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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