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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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5.08.2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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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보은군청 대회의실에서 의미있는 행사에 참여했다. 다름아닌 보은읍 농촌중심지활성화 방안마련을 위한 주민 참여형 토론회였다.
이번 토론회에는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의 지역역량강화 프로세스 개발을 위해 보은군이 주관하고 충북남부마을만들기지원센터(영동대학교산학협력단)에서 주최해 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명이 한팀을 구성하여 10가지의 분야별에 대해 토론하고 발표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필자는 문화.체육.예술분야에 참여해 무려 4시간 동안을 주최측의 프로그램에 따라 보은읍의 이미지 찾기에 동참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주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수렴하는 등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을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 개발사업으로 보은읍 중심지활성화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2017년도 농림축산식품부에 주민 주도형 공모사업을 신청할 계획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사업이 확정되면 사업비가 80여억원이라는 사실에 이날 참석한 100인 모두는 진지한 분위기속에서 주최측의 의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였다. 과거 보은읍은 소도읍 육성사업을 통해 2005년부터 4년간 모두 394억원(국비 100억원, 도비 30억원, 군비 77억원, 기타 18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보은읍 대야리 일대에 캐슬랜드, 황토 테마랜드, 자생식물유전자실 등 역사·건강·체험을 주제로 한 관광도시로 조성한다는 방침이었으나 2년 이상 착수조차 못하다가 수차례의 사업변경을 거쳐 보청천 명소화사업 및 펀파크등 일부 사업만 진행된 바 있다.
이번 보은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을 위한 토론회를 참여하면서 지난 보은읍 소도읍육성사업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지 걱정아닌 걱정이 앞섰다. 분명 과거 보은읍 소도읍육성사업과 이번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은 관주도형을 탈피해 민간중심, 지역주민 중심으로 계획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 희망적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예산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 새로운 생각, 미래지향적인 사업에 대한 지역주민의 안목이 과연 새로운 사업에 대한 계획과 일치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앞섰다.
지난 20년전 회인면 중앙리 보은출신 오장환 시인의 선양사업의 일환으로 생가 표지석을 제작해 마을회관 입구에 설치하려던 그 때 마을 주민들의 반대에 면사무소 마당에 임시 설치했던 기억이 생생한 필자로서는 당시 “죽은 사람 표지석이 마을에 들어온다” 는 주민들의 일방적인 생각에 설득조차 해볼 수 없었던 여론몰이를 잊을 수 없다.
지금 보은읍은 도시미관은 물론 난개발에 대처하기 위한 도시계획조차 없는 듯 우후죽순 건축되는 빌라 및 아파트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보은읍의 휴식공간으로 자리하던 뱃들공원은 아파트로 둘러쌓여 도시숲을 연상케 하고 뱃들공원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공연이 있으면 “시끄러워 못살겠다” 는 적반하장식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어 주변 아파트의 생활환경을 고려해야 할 처지가 되어버렸다.
보은읍이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이 확정되면 80억원이라는 예산을 무엇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고민하는 자리에 지역주민의 의견을 모아 사업계획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고민이며 절차다. 이번 토론회를 참여하면서 “돈이 없는게 아니라 계획이 없다” 라는 사회자의 말에 한가지 덧붙인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라는 생각이 우선 선행되어야 한다. 정작 “지역주민, 우리가 모르는 것이 더 많다” 라는 생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목이다.
/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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