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과 청산은 동학혁명의 중심무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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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과 청산은 동학혁명의 중심무대입니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5.07.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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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이사람 -보은에 숨겨진 동학이야기 알리는 솔빛한의원 고은광순 원장
옥천 산골에 한 한의사 등이 모여 전국의 동학얘기를 다큐로 엮은 '여성동학다큐소설' 13권이 출간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옥천군 청산면 삼방리 솔빛한의원 고은광순(60·사진)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고은 원장의 기획으로 출간하는 동학다큐소설은 교사, 시민운동가 등 평범한 각계각층 여성 15명으로 구성한 일명 '동학언니'들이 지난해 동학농민혁명 120돌을 맞아 전국 각지의 동학을 배경으로 했다. 이중 보은편을 비롯 청산등 충청도 지역의 동학이야기가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 출간에 따른 보은지역 동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은광순 원장을 만나 집필 동기와 보은과 연관된 동학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 고은광순 원장. (고은광순 원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1973년 이화여대 사회학과 재학 시 긴급조치 9호 철폐와 민주화투쟁으로 구속, 재적을 반복, 대전대 한의대를 나와1990년 서울 강남에서 한의원을 열었다. 1998년 호주제 폐지운동 시민모임 발족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결정 법률개정, 2012년 명상센터 조성위해 옥천군 청산면 삼방리 귀촌, 솔빛한의원을 개원 했다. 저서로는 '한국에는 남자들만 산다', '어느 안티미스코리아의 반란', '시골 한의사 고은광순의 힐링' 등이 있다.)
2013년에 시작한 동학다큐소설은 분량만도 200자 원고지 1만7천장 13권으로 방대하며 지난해 말 완성하고 지난 4월 서울 대학로 벙커1에서 동학언니들이 모여 출판펀딩 협약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출판은 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이 맡았고 오는 연말쯤이면 책으로 선 보일 예정이다.
책으로 나오게 되는 동학다큐는 충청도 6권, 경상도 1.5권, 전라도 2.5권, 강원도 1권, 서울 1권, 북한 1권 등으로 국내에서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동학운동을 책으로 집대성한 작품으로 전국적인 동학을 소재로한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여성동학다큐를 시작하고 작업을 하시게 된 동기에 대해...
"2012년 옥천 청산에 명상공동체를 위해 집을 지을 때 도종환 국회의원이 청산에 온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보내 준 '정순철 평전'을 읽으며 청산에 숨겨진 엄청난 동학관련 이야기를 접하고 대중들에게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학 권위자이신 원광대 박맹수 교수의 도움을 받아 작가를 물색했으나 마땅치 않아 다큐소설 형태로 하면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이왕이면 전국에 퍼져 있는 동학 얘기를 담고자 지역을 나누어 지인들의 소개를 받아 섭외한 교사, 시민인권활동가, 명상지도사 등 글 쓸 줄 아는 여성 15명을 모아 동학관련 여성작가들이 모이게 됐습니다."

-올 연말 책으로 출간은 모두 13권이라는데 책 소개를 하신다면...
" 2013년 말 최제우 선생이 살았다는 용담정에서 1주일간 합숙하며 원광대 박맹수 교수로부터 동학에 대한 전반적인 강의를 들었습니다. 당시 조선사회, 소설작법 등을 공부한 뒤 각자 맡을 지역을 정했고 중간에 포기하는 이도 있어 결과적으로 현재 정리된 것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서울, 북한 등이며 용담정 합숙 후 본격적으로 답사와 공부를 시작, 한 달에 한 번 워크숍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진행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라도 전봉준 동학으로 알고 있는데 충청도가 많은 이유는
"해월 최제우가 1860년부터 처형당한 1898년까지 동학 1세대 이야기는 38년간 이어지며 가장 오랜 수배자였던 해월이 1894년 기포 전까지 강원도, 충청도로 피신하며 동학조직을 일구었고 봉기 이전 2년간 공주취회, 보은취회를 비롯해 합법적인 투쟁을 도모한 곳이 충청도였습니다. 단양, 보은 등 충청도에 오랫동안 있으며 혁명당시 본부는 보은과 가까운 옥천 청산이었습니다. 이와는 달리 전봉준은 해월이 임명한 수 천 명의 접주 중 한 사람으로 1894년 갑오년 고부봉기를 주도한 인물이기는 했지만 1863년 동학의 창도와 지도부의 방침과는 사못다른 인물이었으며 그동안 한국역사에 있어 동학에 있어 갑오년에 반발한 전봉준과의 연관성만을 연구해 온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동학이 창도한 이후 전국적인 현상으로 이번 소설의 무대가 전국적인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여성동학다큐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동학을 소재로한 컨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다큐소설의 작가가 여성작가로 선정한 이유가 있는지...
"개인적으로 지난 호주제 폐지운동을 하면서 한국남성들에 대해 크게 실망했습니다. 평등세상, 개벽세상을 꿈꾸던 동학도들의 차별 없는 세상은 우리 여성들이 그리던 삶이라는 사실에서 이번 작가선정에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동학을 엮고 싶었습니다. 동학도들이 얼마나 생명을 존중하고 하늘 닮은 삶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는가를 가부장제의 허위의식에 길들여지지 않은 여성들의 시각으로 우리역사 속에서 가장 고등한 철학을 갖고 실천에 옮겼던 그들을 조명하기 위해서 여성작가로 선정했습니다. 동료 작가들과 전체 답사는 수차례 다녔고 각자 자기 지역은 수시로 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학운동을 하며 절박한 상황들을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답사를 다니거나 글을 쓰고 그들이 당시 상황을 최대한 상상하면 눈물을 감 출 수 없었습니다“

-동학 다큐를 쓰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작가들마다 크고 작은 얘기가 있지만 진도유골이 화장될 뻔한 것을 막은 일입니다. 100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 온 진도 동학지도자 유골(두개골)을 장례법에 묶여 전시되지 못하고 수장고에 보관돼 있었습니다.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 사람이 유골영득 및 사체유기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하자 동학기념사업회에서 지난 2월 화장하기로 하고 화장예정일 전에 유골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쓴 동학언니가 이 사실을 알려와 결국 화장일 나흘 전 중단시킨 일이 있습니다. 진도유골은 소중한 문화재입니다. 킬링필드나 아우슈비츠, 중국 핑딩산 유골전시가 갖는 역사적 의미는 매우 크고 일본이 동학군 몰살에 대해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는 지금 DNA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이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 지난 4월 30일,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벙커원(BUNKER1)에서 여성동학다큐소설 관련 단체 협약식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프로젝트의 시작하면서 15명으로 구성되어 전국 각 지역별 동학혁명을 배경으로 13편의 동학다큐소설 출간을 앞두고 있다.
-보은의 동학과 청산의 동학을 집중적으로 쓰고 계시는데 앞으로 계획은...
"13권의 옥동녀를 세상에 탄생시킨 것은 엄청난 산고를 겪고 있습니다. 청산편을 쓰면서 자신에게 동학다큐는 운명이라 생각했습니다. 청선편을 쓰면서 보은집회가 되었던 장안마을과 북실전투가 있었던 보은읍 종곡리 일대 마을들을 답사하면서 보은과 청산은 해월 최시형이 주도한 동학과 동학군의 중심무대였습니다. 이러한 중심무대가 지역의 문화기반의 취약성 때문에 지역주민들마져 동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낮은 것을 볼 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번 동학다큐가 출간되면서 보은을 비롯한 남부 3군인 옥천과 영동은 동학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역사적 중심무대라는 점을 감안해 동학을 테마로한 문화컨텐츠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분명 내륙의 중심이며 해월 최시형의 지휘본부가 청산을 중심으로 보은집회라는 8도 백성이 한자리에 모인 역사적 사건은 전국민을 동학을 통해 한자리에 모이게 할 수 있는 기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동학다큐소설 13편중 6편이 충청도를 이야기하는 만큼 충청도, 더 나아가 보은과 청산이 동학의 중심무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올 연말 출판예정인 여성동학다큐소설은 한꺼번에 13권의 책을 출판할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에 없었던 사례이다. 블로그를 통해 매주 조금씩 글을 연재하고 있고 페이스북(검색어 여성동학다큐소설)으로도 볼 수 있다. 3개월간 전체 30%정도를 공개하고 있고 펀딩을 통해 모금이 완료되면 연말까지 모두 출간할 예정이며 앞으로 일본어로 번역과 일본 이야기도 할 계획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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