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1시경에 시골 파출소에 여성 어르신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기를 걸어왔다. 보은군 내북면 화전리에 거주하는 주모(69,여)씨가 "우리 바깥양반이 전화를 받더니 갑자기 농협으로 가야한다"해 "전동차를 타고 따라 나왔는데 불안해서 그러니 농협에 가서 확인 좀 해달라"라는 내용이었다.
근무자인 황건하 경위는 농촌 노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 피싱임을 직감하고 내북농협으로 신속히 출동했다.
농협에 도착한 황 경위는 보이스피싱에 걸려든 이 모(73)어르신이 범인들이 요구한 500만 원을 송금하기 위해 CD기 앞에서 버튼을 누르고 있는 것을 보고 전화기를 낚아채 송금을 중단시켰다.
이날의 소동은 보이스 피싱조직이 “아들을 납치했으니 돈을 입금시켜 달라”는 말에 놀란 어르신의 자식사랑이 빚어낸 해프닝으로 끝났으나 500만원이라는 큰돈의 사기를 막아냈다.
황 경위는 아들과 어르신의 통화를 주선해 “신변이 안전하고 납치된 사실도 없다”는 것을 확인 시킨 후 노부부를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시켰다.
황건하 경위는 “시골 노인분들에게 500만 원은 상당히 큰 액수로 보이스 피싱 피해를 당했을 때 느끼는 상실감이 커서 노인 분들이 앓아 눕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어 더욱 신경이 곤두선다” 며 “내부모님이라는 생각으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보이스 피싱 예방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나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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