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농촌이 바빠서 그런지 과일, 채소, 고사리, 옷 등등 시장에 마늘이 한참이고 여전히 장사꾼들은 자기 앉았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으나 사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오랜 세월동안 시골에서 신토불이 농산물을 가꾸어 장보는 할아버지도 자기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었다.
채소와 김치거리나 팔아줄려고 했으나 채소는 하나도 없고 고춧가루, 머우 등등 살 것은 하나도 없었다. 왜 이런 것만 가져 오셨냐고 물으니 이제는 양쪽 무릎을 못 쓰니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는데 있는 것만 갖고 왔다며 한탄어린 이야기만 한다.
45세에 아이 7남매를 두고 2년 연상에 아내가 죽고 오늘까지 고생을 했더니 양쪽 무릎을 못 쓰니 이제는 헛일이라며 자탄을 한다. 자녀들은 더러 잘사느냐 하니 장가 못간 놈, 간 놈, 그렇지요. 하며 한탄에 이야기를 했다. 아무것도 팔아줄 물건이 없어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시장 한 바퀴를 돌며 구경했으나 언제 물건들이 팔리려는지 딸기, 토마토, 연근 등 모든 물건은 그대로였다.
쨍쨍 뜨거운 날씨에 과일 물건들은 더 익어가기만 한다. 요사이 바쁜 철이라선지 경제가 어려운 건지 마늘 장인데 마늘 사가는 사람도 못 봤다.
저 물건이 언제 팔리려나 서늘한 저녁때면 팔리려는지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옷가게도 진열만 해놓고 사는 사람은 못 보았다.
우리 동네 할머니 한분이 바지를 만지는 것을 보았는데 그 바지를 사가지고 경로당에 와서 구경을 시키는데 5,000원 주었다하며 보여주어 여러 할머니들이 만져 보았다.
정말 경제가 어려운 것인지 모처럼 쓸쓸한 장 구경을 하고 오후에 경로당에서 할머니들과 화투 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디를 가든지 젊은이는 못보고 노인들만 많은 장수시대 내가 오래 살아도 참 걱정이다.
골골마다 노인들만 우글거리니 누가 다 먹여 살려야 하나 승강장에 와서 내 나이도 88세나 되는데 백세 시대에 살면서도 걱정이 된다.
우리나라 경제가 잘 풀려 나가고 해야할텐데 장 구경에 물건이 안 팔리는 것을 보아도 걱정스러웠다.
옛날엔 환갑도 못사는 분도 있고 70십이면 많이 살았는데 여하튼 우리는 경제 사정이 완화되고 나라 살림들은 더더욱 잘해서 곧고 바르게 하여 아름다운 우리 강산이 되길 기원 할 밖엔 없다.
/이흥섭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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