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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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리그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5.05.2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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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리그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저녁 보은공설운동장. 농협 보은군지부와 보은농협, 남보은농협, 보은축협 직원 250여명이 질서 정연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목소리가 공설운동장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올해 준 연고지팀으로 보은과 인연을 맺은 부산상무팀을 열렬히 응원하는데 도구로 쓰이는 막대풍선 부딪치는 소리와 파이팅을 외치는 함성이 어우러져 공설운동장에 생동감이 넘쳐났다.
이날 보은공설운동장에는 지역주민 1000여명 정도가 여자프로축구를 관전했다. 경기 관람 후 추첨을 통해 덤으로 상품을 집어든 주민들의 입가엔 행복한 미소가 머금었다. 보은군체육회의 한 임원은 “며칠 전 경기가 열릴 때만해도 운동장이 한산했는데 이날은 날이 좋아서인지 자발적으로 찾아와 축구를 관람하는 주민이 꽤 많았다. 흐뭇한 광경이다. 이런 것이 주민화합이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겠는가”라며 환호했다.
여자축구가 어떠하기에 최근 논란을 낳았는지 현장 분위기를 볼 겸 3년 만에 경기장을 찾았다. 우선 한적하기만 했던 시골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느껴졌다. 늦은 시간인데도 작업복을 벗지도 않고 나온 직장인, 아이들과 함께 나온 엄마, 아빠, 이날 재판으로 법정에 서 피곤할 법도 한 군수도 눈에 띄었다. 가끔은 이렇게 가족 또는 연인, 친구들과 함께 야경을 감상하면서 목청껏 소리 지르고 스포츠경기를 관전하는 것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삶에 활력을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여자경기라 남자만큼 재미나 다이내믹은 덜 하지만 그래도 프로경기를 밖으로 나가지 않고 보은이란 작은 안방에서 관람할 수 있었을 지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보은군에서 5년간 연속 WK리그가 열리면서 여자축구 유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올해도 3월부터 오는 10월까지 8개월 간 20경기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보은군이 리그를 유치하는 것에 대해 현 시점에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많은 예산투입이 동반되는데다 관중동원으로 적지 않은 군민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은 다른 대회 유치나 대안을 이쯤해서 모색해보자는 제언이다. 하지만 WK리그는 스포츠마케팅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한 보은군 입장에서 손을 놓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보은군이 유치하는 전국대회 종목 중 아직은 대표성과 상징성이 그 어느 대회보다 뛰어나고 수장인 군수가 애착을 갖고 있는 대회이기에 이력이 붙은 이 대회 유치카드를 던지기엔 미련이 남을 수 있다. 더욱이 보은군은 내년 야구장과 축구장, 육상보조구장 등을 갖춘 스포츠파크 시설물을 보유함에 따라 스포츠 고장으로 면모를 강화하고 특히 좋은 시설물을 놀리기 않게 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스포츠마케팅을 구사해야 할 필요성을 떠안고 있다. 그 전략의 일환으로 또 다른 매력적인 대회를 가져온다면 모를까 여자축구는 보은군 입장에서 여전히 구미가 당기는 종목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WK리그는 연고지 운영을 원칙으로 홈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다만 연고지를 구하지 못한 부산상무팀이 보은군을 홈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때문에 보은군이 연고지 팀을 갖지 못하면 내년 리그경기를 치르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올수 있다. 이와 관련 정상혁 군수는 “보은군이 연고지 팀을 보유할 수 있을지 오는 11월쯤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과연 내년에도 보은군에서 여자축구 실업리그 경기를 관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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