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일손가뭄 목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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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일손가뭄 목탄다
  • 보은신문
  • 승인 2002.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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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월드컵으로 더 힘들 듯
원남리 박모씨(45)는 요즘 농사일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그는 복숭아 사과 배 등 과수와 고추농사외에 남의 농경지를 위탁받아 2만여평의 농사일을 거둔다. 하나 눈앞에 쌓인 농사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할 일은 많은데 일손 구하기가 벌써부터 쉽지 않기 때문.

우선 모든 가용인원을 총 동원해 눈앞에 닥친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수접과와 고추이식을 바로 해야한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29일부터 7∼8일 가량의 일정으로 작업인부 5∼7명이 달려들어 이 일을 끝내야 합니다." 일손부족과 계속된 비로 인해 일을 진행치 못했던 그는 4월30일 모내기를 위해 로타리 작업으로 일손이 모자라는 걱정을 대신 달랬다.

"95가구이던 마을이 45가구로 줄어든 현재 60세 이하는 본인 포함, 4가구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4가구도 젊은층은 찾기 힘들고 50세 이상입니다. 농사일도 고령으로 인해 가족으로만 할 수 있는 적은 규모로 밖에 못하는 실정입니다." 수한면 묘서리 이윤호 이장은 본인은 농기계를 사용해 농사짓는데 별 어려움이 없으나 마을 대부분은 고령화로 농사짓기가 벅차다고 얘기한다. 대목이라 할 수 있는 보은읍의 한 인력관리 업체는 요즘 일손이 빠듯하게 운영된다. 인력 대부분이 건설업과 식당일, 가끔 버섯관련 일 등에 주로 나간다는 사무실관계자는 하루이상 일찍 문의하지 않으면 농촌일손까지는 챙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날이 풀리면서 이곳은 오전 6시부터 인력이 모여들어 7시면 60여명이 일자리를 모두 찾아 나간다. 일당은 남자 하루 5만5천원, 여성은 이곳서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촌일손에 비상이 걸렸다. 농촌 일손이 지방선거의 선거운동쪽으로 빠져나가는 데다 월드컵 행사준비를 하느라 예전과 달리 농촌일을 돕기가 힘들게 보이기 때문이다.

인력관계자는 "선거운동이 본격화 될 5월 중순이 되면 인력확보는 더욱 어려워 지고 돈벌이가 손쉬운 선거 운동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은군은 지방선거와 월드컵대회가 다가오면 인력확보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봄철 농촌일손돕기를 예년보다 앞당겨 지난달 5일부터 6월30일까지 87일간 실시키로 했다. 군은 이에 따라 노약자 등 주요 지원대상 농가를 정해 못자리 설치, 모내기, 과실솎기 등에 대해 기관 단체 및 기업체 등과 연대해 일손부족농가 돕기를 추진하기로 당초 계획했다.

또한 농촌일손돕기 지원창구 및 농촌파트타임알선창구를 설치 운영해 작업내용, 필요인원, 시기 등을 미리 파악, 원활한 영농지원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한면 차정리 최모씨는 "고추식재 등 기계화가 어려운 밭농사에 일손이 필요한데 인력을 못구해 야단" 이라며 "연로한 분들은 큰 걱정들을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주민은 "아직은 군의 현실이 일손돕기 계획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손돕기 창구 팻말조차 찾아보기 어려우니 말이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봄철 농촌일손돕기 계획은 세워져 있다. 지원을 요청하면 그때 그때 상황을 파악해 도울 것"이라며 "지난해는 가물어 군전체가 애먹었으나 올해엔 현상태로 나아간다면 여건이 좋아 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인호 기자
ihkim0910@boeun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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