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빛을, 고객에게는 사랑 전하는 홍일점 여성검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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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빛을, 고객에게는 사랑 전하는 홍일점 여성검침원
  • 나기홍 기자
  • 승인 2015.03.19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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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이사람- 당당한 커리어우먼 김선자씨
한전산업개발 보은지점(지점장 손동출)에는 10명의 전기검침원이 일하고 있다.
흔히들 검침원은 남자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이러한 관념의 틀을 깨고 남자들 틈에서 당당히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프로정신으로 세상에는 빛을 고객에게는 무한애정으로 만족을 주는 군내 유일의 여성전기검침원 김선자(55 보은 교사리)씨, 그가 살아가는 세상을 만나본다. <편집자 주>

“직장은 돈 벌기위해 다니는 것이다”

김선자 씨가 전기검침원을 하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었다.
결혼과 출산, 이후 이어지는 자녀 양육으로 전업주부생활을 하던 그녀는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하자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등 경제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1년 지인으로부터 한전에서 검침원을 모집하니 한번해보라는 권유를 받게 된다.
그녀는 남자들만 있는데서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고민을 했지만 한번 부딪혀 보자는 각오로 입사지원을 하게 됐고 출근을 하게 된다.
한 번도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은 그녀가 직장여성, 즉 커리어 우먼이 된 것이다.
그녀는 입사하자마자 전체적인 흐름을 관찰했다.
17~19개 마을에 대해 날짜를 정해서 매일 검침을 다니고 고지서 나오면 다시 집집마다 직접 찾아가 송달하는 검침, 송달, 단전, 송전의 업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회사의 시스템과 업무의 흐름을 안다는 것 그것은 효율적 업무수행의 기본인 것으로 그녀는 이러한 기본에 충실했다.
그녀는 말한다. “제가 뭐 사명감이나 이런 걸로 들어간 건 아니구요. 돈 벌로 들어갔어요. 솔직히 그렇잖아요? 그런데 다니다보니까 보람도 있구, 책임감도 느껴지더라고요. 하여간 재미 있어요” 솔직한 그녀의 얘기다.

“개도 마중 나오는 기다려지는 사람”
보은지역에는 7~80대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다.
할아버지 홀로계시는 분도 계시지만 홀로계시는 어머니들이 더욱 많이 계신다.
김선자씨는 구석구석 모르는 분이 없다. 어느집은 어머니 혼자, 어느 집은 아버님 혼자, 어떤 집은 딸이 맡겨놓은 외손자 외손녀를 키우고 계시고, 어느 집은 아들이 맡겨놓은 친손자를 키운다.
조손가정은 특히 삶이 힘들다. 어떤 사정이든 부모님이나, 친정부모에게 자식을 맡긴 사람은 마음이 편할리 없겠지만 당신의 노후도 어려운 형편에 손자, 손녀를 키워야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은 팍팍하고 삶의 무게가 너무도 무겁다.
아무도 찾지 않는 적막한 어르신들댁에 그래도 한달에 두 번은 꼭 찾아가는 사람이 그녀다. 일 때문이지만 그때 그녀는 어느 어머님의 말동무다. 손자손녀 이야기, 아들 딸 이야기, 동네사람들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간에 쫓긴다.
“어머니 저 가야 겠어요. 일이 바빠서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하노라면 어머니들은 “ 아니 얘기 좀 더 하다가지 그래, 나 너무 심심해서~”하며 아쉬워한다.
어머님의 얼굴에 아쉬움과 고독이 그렁그렁 묻어난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만 아직도 돌아야할 집이 수십 집, 이럴 때가 제일 죄송해요. 어머님들 외롭고 말동무할 사람도 사실 없거든요. 사람이 반가운거지요..“
그녀는 수 백명의 어머니 아버지의 말동무다. 그들은 그녀를 매일같이 기다린다.
“사람들이 검침하다보면 개에 물리거나 놀라본 일이 없느냐고 물어보는데 저는 개가 무섭지는 않아요. 오래 다니다 보면 그 집 개의 성격을 알게 되고 다룰 줄 알게 되거든요. 어떤 녀석은 제가 가는 날이면 마중을 다 나온다니까요. 내가 이뻐서 그런가? 호호호, 하여튼 저는 개가 엄청 이뻐요” 그녀는 개까지 마중을 나오는 지역 어머니들의 딸이고 말동무다.

“ 고객들에게 돈 벌어주는 사람”

그녀는 비록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전기요금 제도나 전기절약법을 안내해 고객들에게 돈을 벌어주는 사람이다.
삼승면의 한 주민의 증언이다.
“한번은 우리집 담당검침원이라고 하면서 김선자 씨가 전화를 했더라구요. 그러면서 가족이 많은 것 같은데 대가족할인 이라는 제도가 있으니 주민등록등본을 떼서 한전에 제출하면 된다는 안내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렇게 했더니 한달에 5~6만원 나오던 전기요금이 글쎄 3~4만원으로 줄더라구요. 김선자씨 정말 고마운 사람이예요”라며 칭찬에 입이 마른다.
한전에서는 5인이상 대가족 할인, 장애인가정 할인 등 할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이러한 할인제도를 고객에게 알려줌으로써 제도를 활용한 혜택을 누리게 하는일 또한 잊지 않고 찾아서 해 주는 사람이 그녀다.
“당연히 해야 할 일 한 것이지 칭찬받을 일이 아니죠. 그거요? 우리 직원들 다들 찾아서 해 드려요. 그래도 칭찬하신다니 기분은 좋네요 호호호 ” 50을 훨씬 넘긴 그녀에게서 커리어우먼다운 프로의 기질이 발견된다.
이뿐 만이 아니다.
몇 일 전에는 갑자기 찾아온 꽃샘추위로 수도가 얼었다가 녹으면서 터져 수돗물이 계속 새고 있는 것을 보고 수도를 잠가줬고, 마당에 쓰레기를 태우다 집을 비운사이 불이 번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불을 끈일 등 수많은 일들을 겪었고 수많은 재난을 막아내는 일들을 해냈다.
아무에게 말을 안 해 본인만 아는 일들이다.
“기초생활을 하고 살기에도 빠듯한 2~3만원의 전기요금을 내던 집이 어떤 때는 20~30만원 그 이상 갑자기 많은 량을 사용해 심지어는 10배까지 요금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한번은 어떤 집에 요금이 너무 많이 나와 살펴보니 수도배관이 터져 수도모터가 계속 돌아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원인을 잡아서 다음 달에는 원래대로 3만원 정도 나왔어요, 특히 계절이 바뀔 때 이런 일이 많은데 이럴 때 정말 보람을 느껴요.”

“다정했던 어르신 돌아가신 집, 마당엔 잡초만 ”

그녀가 담당하는 마을에 다정했던 어르신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
조금 더 말동무를 해 드릴 걸, 좀더 찾아뵐 걸 빈집이 된 어르신들의 집을 지날 때면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한다.
“한 어머니가 계셨는데 제가 검침을 가면 광으로 들어가 베지밀, 음료수 등을 찾아다 주시면서 손에 쥐어주고 목마른데 마시라고 하셨어요. 냉정고에 넣지 않아서 미지근한데도 어머니의 정 때문에 받아 마시고 했고 갈 때마다 그렇게 친딸 대하듯 하셨는데 다른 지역 담당하다 다시가보니 그분이 돌아 가셨어요. 눈물이 확 쏟아지더라고요. 더 가슴 아픈 건 그 어머님 하도 부지런해서 마당에 잡초하나 없이 깨끗하게 집 관리를 했는데 마당에 잡초가 무성한 것을 보니 마치 제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처럼 마음이 아팠어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럴 때가 가장 슬프고 아프죠” 전기검침을 다니면서 어머니들의 온갖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으로 어르신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그녀에게도 그녀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수많은 어머니들이 계신다. 그래서 그녀는 행복하다.

“가정과 회사 모두가 고마운 그녀”

그녀가 이처럼 당당하게 일할 수 있고 어르신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것은 모두가 남편 김진구(55 보은고 교사) 씨의 외조 덕분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직장을 다니다보니 내조를 잘못해드려요. 저는 남편이 외조를 해주시죠. 너무 고맙고 존경 스럽죠. 자신도 학생들과 하루 종일 씨름하고 집에 와서는 다음날 가르칠 수업준비로 바쁜데도 온갖 가사 일을 다 도와줘요. 기자님도 나중에 밥 얻어먹으려면 아내에게 잘하세요. 호호호”남편에 대한 믿음과 신뢰, 존경이 그녀의 말속에 흠뻑 젖어있다.
그녀의 회사 한전산업개발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분야는 고객이 사용한 전력량을 정확히 검침하고 전기요금 청구서를 고객에게 직접 전달함으로써 전기사용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준다. 또한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모든 고객의 불편사항이나 요청사항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렴하여 접점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편안히 쉴 수 있는 집이 있고 가족이 있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직정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가정과 회사 모두 고맙죠. 가정에서는 좋은 엄마, 아내로 직장에서는 성실한 사원으로 고마움에 보답해야죠”
그녀는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 셋째도 친절로 고객인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겠다고 약속한다.
/나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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