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신뢰가 필요한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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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도 신뢰가 필요한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5.01.29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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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사람-삼승면 송죽리 핑거팜 농장 권기성(50) 대표
대도시 4~50대 직장인,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귀농.귀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조기퇴직과 문닫는 소상공인들이 급증하는 사회현상에서 귀농귀촌은 새로운 도전(?)의 한 방편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귀농,귀촌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 어디서 무엇을, 어떤 작목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져 포기하고 만다. 귀농 5년차에 보은군에서는 최초로 수경재배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삼승면 송죽리 '핑거팜 농장' 권기성 대표의 귀농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 핑거팜농장 권기성 대표.
수많은 서비스업을 경험하면서 막연한 귀농을 현실로 만들고 귀농 5년만에 귀농선도 농가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권기성 대표는 말한다.

자동차수리업이라는 자영업을 시작으로 외국생활도 잠시, 다시 운수업, 식당 프랜차이즈 사업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40대에 막연히 생각한 “시골에 가서 소나 키우고 살지 뭐” 라고 생각을 현실로 만든 것이 불과 5년전입니다. 처음에 귀농을 생각했을 때 집사람부터 설득하고 수한면 질신리에 축사를 짓고 소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소를 키우다 보니 소보다는 다른 농산물을 생각하다 우연히 껍질째 먹는 유럽 포도를 접하게 되었고 포도의 여왕이라는 머스켓 어브 알랙산드리아, 메니큐어 핑거등의 품종을 선택해 묘목을 구하면 재배기술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 묘목을 구해 식재는 했지만 기술은 생각처럼 쉽게 전수받지 못해 다시 발품을 팔아가며 배워야 했습니다. 한마디로 묘목만 구해 식재만 하면 기술은 자연스럽게 재배할 수 있다는 기대는 결국 발품을 팔아야만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포도 묘목을 식재하고 1~2년 재배를 위해 전국 40농가를 다니면서 눈과 몸으로 포도생산의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포도가 생산될 쯤 쉽게 생각했던 판로가 또한번의 위기로 다가왔습니다. 생산만 하면 납품은 문제없을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결국 직거래, 직판을 위해 생산한 포도를 차에 실고 장사꾼으로 변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유럽 포도를 생산하는 전국의 포도농가의 가격은 천차만별, 공산품과 달리 농산물의 가격은 하루하루가 다르고 농가마다 다른 현실을 알았을 때 직거래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소비자와 직접 판매하고 기업을 찾아가 소비처를 찾고 직판을 열어 생산한 포도를 소비했습니다. 이제는 어느정도 직거래로 소비처를 확보한 상태로 예전의 노력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보은에서 수경재배를 통해 생산된 딸기가 생산되고 있다. 원예작물로 쉽지 않은 품종선택이었던 딸기, 기존 유럽 포도와 함께 생산해 2모작으로 귀농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 포도가 어느정도 자리잡은 상태에서 수경으로 재배되는 딸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포도는 여름 과일이라는 점에서 겨울에 생산할 수 있는 품종을 찾다가 딸기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포도를 생산하기 위해 만든 연동식하우스에서 수경재배로 딸기를 생산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 무모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딸기가 크지 않는 결과를 경험하면서 알게 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경험을 또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포도를 재배하는 연동식하우스였던 시설에 햇빛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비닐을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바로 나타났지만 딸기는 큰데 문제는 맛이 없었습니다. 딸기가 저온성 작물로 또 1년이 지나서야 기존 연동하우스의 비닐과 그늘로 인한 일조량 조절에 따라 온도를 낮출 수 있어 2~3월에 수경재배의 한계를 극복하고 3년이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딸기를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경험에서만 터득할 수 있는 재배방식이었고 연동식하우스의 장.단점을 살려 딸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도 유통과 판로가 없다면 결국 생산단가도 못건지는 사례가 발생한다. 공산품과 달리 일정한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 아닌 농산물의 유통과 판로에 대한 고민도 많다.

▲ 포도와 딸기가 함께 생산되는 핑거팜 농장풍경.
유럽포도를 처음 생산했을 때 유통과 판로에 대해서는 그리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생산만 하면 유통회사 계약 납품이 원활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희망이 말그대로 희망이었고 직거래만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같은 품종을 생산하는 농가들마져 저가로 납품 처리하는 현실에서 생산단가를 맞추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판로였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위한 신뢰성을 쌓기 위한 노력으로 체험농장이라는 운영방식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손가락처럼 생긴 겁질째 먹는 유럽종 포도, 수경재배로 생산한 보은황토딸기를 통해 체험농장 운영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느리지만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체험농장 운영을 위한 부대적인 시설을 보완해 포도와 딸기를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싶습니다.

귀농과 귀촌후 최소한 5~7년은 지나야 성공, 아니면 실패를 말할 수 있다. 무농약 고품질로 소비자의 신뢰를 쌓고 핑거팜의 귀농 5년이라는 시간은 짧고도 긴 시간이었다. 축산부터 포도와 같은 과수, 딸기, 고추와 같은 원예작물을 생산하는 전문 농사꾼이 된 권 대표의 후원자이며 마님 김윤경씨와 딸 3명이 함께 일구는 귀농이야기는 쉼표가 없었다.
/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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