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어울림이 퍼지는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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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어울림이 퍼지는 2015
  • 이영란 수정초등학교 교장
  • 승인 2015.01.2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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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마지막 달은 첫 날부터 함박눈이 오더니 마지막 그믐까지 하얀 눈이 내려 생활의 불편함을 느꼈다. 어렸을 적에는 눈이 오면 마냥 좋더니 나이가 들고 운전을 하면서 눈이 오면 걱정이 앞서는 것은 세월의 흐름과 생활 탓일 것이라 생각 한다. 식구들과 2015년 해맞이를 가려고 약속을 단단히 했지만 아들 내외가 직장일로 내려오지 못한다는 연락에 남편 나, 그리고 딸은 각자의 새해맞이를 취향에 맞게 하기로 하였다. 난 모처럼만에 자유와 여유로움으로 텔레비전 채널을 돌려가며 해마다 반복되는 새해 인사를 듣던 중 몇 개의 방송 프로그램과 한편의 영화가 나의 마음에 다가왔다.
첫 번째 방송은 독도 앞바다에 우리나라 초대형 태극기를 바다에 띄워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마음 찡한 행사였다. 독도 홍보 전문가 교수는 독도를 지키고자하는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 2015명의 손도장을 모아 태극기를 제작하였는데 독도의 서도와 동도 사이에 띄어진 태극기에 해군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에 젊은이들의 나라 사랑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아! 이렇게 멋진 문화이벤트를 생각한 리더십도 훌륭하고, 궂은 날씨에도 독도를 알리고 우리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참가한 노익장들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이 대형 태극기는 세계 기네스북에도 등재할 예정이라니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존재를 알리는 멋진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또 하나의 방송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음악인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연주한 아리랑 이었다.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지고 유네스코의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은 한국인과 대한민국, 한국인과 또 다른 한국인 사이를 연결 해 주는 문화의 탯줄과 같은 곡이 아닌가? 이 마음의 곡인 아리랑을 전문 음악인은 아니지만 자기가 배운 악기로 연주한 80세의 노익장과 10여년 전 하늘나라로 간 아내 생각에 바이올린을 연주하지 않았다는 모 탤런트와 초, 중, 고, 대학생, 직장인, 일반인들이 마음으로 연주한 광장 음악회에서 가정과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찼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어울림이 우리들을 감동시키며 긍정적인 힘을 솟구치게 하는 원동력임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인상 깊은 방송은 ‘하늘과 바람의 땅’이라는 제목으로 70세 노신사의 사진작가 활동으로 백두산의 사계를 보여준 프로젝트였다. 10여년 전 여름 백두산을 방문하였을 때 이름도 모르는 각양각색의 야생화를 보면서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지인들에게 여름에 꼭 가 봐야 할 여행지로 추천을 하는 난 백두산을 다시 간 기분이었다. 하루에도 120번 변하는 백두산의 자연과 천지의 맑고 웅장함에 반해 사진 카메라를 놓지 못하고 있다는 노익장의 집념에 고개가 숙여졌다. 백두산을 오를 때마다 이번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 오르기가 마지막이고 내년에는 북한 쪽의 땅을 밟고 자유로이 갈 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20년을 한결같이 오른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나를 감동시킨 것은 대한민국의 존재를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밑바탕을 마련해 주신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인 ‘국제시장’이라는 영화였다. 딸과 모처럼 만의 데이트로 늦은 밤 극장을 찾았을 때 많은 관객에게 놀랐다. 왜 이렇게 많은 20대와 부모님들이 오셨을까? 하는 의문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알았다. 해방과 6.25전쟁 산업사회의 희생, 독일 파견 광부와 간호사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부모님 생각에 눈물범벅이 되었다. 만주 벌판에서 2차 대전과 서울에서 6.25를 몸소 겪으신 시부모님! 7남매를 모두 뜻대로 키우고 싶다는 소망으로 손톱이 없을 정도로 일하신 어머님! 병석에 누워 계신 아버님! 주인공 덕수와 같은 삶을 사신 우리의 부모님을 정말 존경한다. 영화의 마지막에 LA에 살고 있는 6.25때 헤어진 여동생 막순이를 찾았을 때 형제의 끈끈함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준 장면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은 감동이었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많은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혼자의 힘보다는 여러 사람의 힘이 합쳐졌을 때 수월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 어려움이 있을 때 서로 등을 비비며 따스함을 함께 나누어 인생의 긴 여행에 서로 어울려 웃음으로 살 수 있는 아름다운 어울림이 퍼지는 2015년 양의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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