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농협 감자사업으로 13억 적자,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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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농협 감자사업으로 13억 적자, 이유는?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4.12.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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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폭풍에 경제사업 위축, 조합장 선거에도 변수
감자 사업으로 단기간에 13억여 원의 적자를 기록한 보은농협이 당분간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보은농협 직원들은 이 여파로 상여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최고경영진 및 실무자들은 2억 원 남짓한 배상책임과 함께 정직, 견책 등 인사 조치를 당했다.
경제사업 실패로 지도력에 뇌상을 입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사무금융 충북노조는 사업계획 변경 절차를 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한 점 등을 들어 금명간 형사고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보은농협은 지난해와 올해 농민들로부터 감자를 수매했지만 이 사업으로 올해 경남도지역본부와 농협중앙회로부터 두 차례 감사를 받았다.
노조는 지난 9일 성명서를 내고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감사결과 현재까지 인정 감모 처분액 및 각종 제비용과 공식 손실금을 포함하면 20억 이상의 손실액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은농협 감사는 지난 1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경남도지역본부 감사결과 감자로 인한 적자가 13억80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고 보은농협은 중앙회 감사결과를 토대로 손실액이 13억500만원이라고 밝혔다.
보은농협이 2년도 안 되는 감자사업으로 13억이란 적자를 기록하게 된 이유가 뭘까. 감자값 폭락이라지만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주변의 시선이다.
이 계통에 몸을 담고 있는 종사자들은 사업에 대한 경험부족과 시장가격 흐름을 읽지 못한 것을 주원인으로 꼽으며 차후 경제사업에 위축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농협인은 “지난해 보은농협은 감자 1㎏당 670원에 많은 양을 매입했다.
결과론이지만 공급단가와 저온저장시설 등을 생각하지 않고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했다.
특히 보은농협의 손실액 13억 원은 시중에 나도는 보은농협의 매입물량(약 5000톤)을 실거래가로 환산한 34억 원 중 로스가 40% 발생했다는 얘기다.
이해 못할 수도 있지만 깐 감자와 상한 감자, 회오리 감자 등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이는 감자사업을 놓고 보은농협과 한때 협력관계였던 영농법인의 부실을 들었다. “처음 수탁사업으로 수수료만 취득하기로 한 계약은 농협판매사업의 취지에 맞지 않는 사업이었다. 사업 도중 계약을 해지했지만 보은농협이 손실을 보게 됐다”고 분석했다.
큰들영농조합법인이 지난해 감자사업을 하면서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미양농협(2억7500만원)과 양성농협(3억9000만원)으로부터 대금 청구소송을 제기당한 보은농협은 그러나 지난 임시총회에서 “큰들영농조합과는 양해각서를 맺었으나 거래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삼성 에버랜드에 납품했다는 주장은 보은농협과 큰들영농조합 간 차이가 있어 보인다.
보은농협은 계통농협을 통해 감자를 에버랜드에 납품했다지만 한국농어민신문은 “큰들 측에 따르면 큰들은 보은농협과 공동사업을 추진하다 삼성에버랜드 측으로부터 거래해지 통보를 받고 삼성에서 받아야 할 감자대금에 가압류가 설정되면서 감자지급 책임을 놓고 다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전직 농협인은 “보은농협이 보은지역의 감자만을 취급해 적자를 기록했다면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오히려 농가를 위해 희생했다고 칭송받았을지 모를 일이다. 결과적으로 다른 지역의 감자까지 손을 대 할 말이 없게 됐다. 지난 2009년 보은농협이 RPC사업에서 10억 적자를 봤었지만 당시 조합원은 이를 전혀 원망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다른 주민은 “이번 사업 실패는 보은농협 경영진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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