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대추나무가로수길’ 놓고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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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된 ‘대추나무가로수길’ 놓고 설전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4.12.1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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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원, '캐내라' vs '한쪽만' vs '관리 쭉'…보은군, '아직은'
은행나무 캐내고 조성한 대추나무가로수길 한때 관리비만 1억
▲ 대추나무가로수길(사진)을 둘러싸고 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관리가 소홀한 바에야 대추나무를 뽑아내고 임한리 지역에 적합한 가로수를 새로 조성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 등이 오갔다.
임한리에 조성(2007년)한 대추나무 가로수를 놓고 지난 3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고 의원은 “빨리 캐내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산림과 송석복 과장은 “아직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추고장의 상징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추나무가로수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고 의원에 따르면 대추나무가로수길에는 2007년 9384만원을 시작으로 올해(958만원)까지 4억5000여만원의 관리비가 투입됐다. 황곡에서 장안방면 251주는 장애인현합회에서, 임한리에서 상장 간 우측 780주는 개인소유 토지주가, 좌측 850주는 군이 각각 관리하고 있다.
고 의원은 “임한리에서 대추축제가 열릴 때는 관리가 잘되고 관광객 체험장으로 활용해 예산낭비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축제장소가 보은읍으로 변경된 후에는 대추나무 관리가 엉망”이라며 대추나무가로수길 관리 상태를 추궁했다.
고 의원은 이어 현장사진을 보여주고는 “농민이 관리하는 대추나무는 묘목을 심어 보식을 준비하거나 유휴지를 적적히 활용하는 등 관리가 잘되고 있는 반면 군이 직영하는 곳은 대추나무밭인지 풀밭인지 구별이 안 되고 스프링클러도 부러져 방치돼 있다. 관수시설은 전시품”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고 의원은 아울러 “산불진화대원이 대추나무 관리에 동원되고 있다”며 “지난해 관리를 위탁받은 귀농귀촌협의회는 예산을 지원하고 장애인단체에는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며 “대추나무에 농약을 하고 있다”고 집행부를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대추나무 가로수는 세월이 가면 갈수록 흉물로 변해 예산은 투자되지만 골칫거리로 남을 것”이라며 “장소선정부터 잘못된 대추나무가로수는 보은의 명품으로, 고소득 작물로, 보은대추를 망신시키지 말고 빨리 캐내고 임한리 지역에 맞는 가로수를 조성하라”고 다그쳤다.
송 과장은 이에 대해 “은행나무를 베고 조성한 대추나무가로수길은 보은대추 육성을 위한 것이고 우리나라 생대추의 상징성이 있는 곳으로 나름의 역할을 했다. 당장 제거하기 보다는 상징성을 유지하다 때가 되면 그때 가서 검토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또 “농가는 실제 수확이 목적이지만 군은 가로수로서 관리다”며 “스프링클러는 식재초기 관리를 위해 설치한 것으로 철거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일 년에 5개월 일하는 산불진화대원이 하루라도 쉬면 생활에 어려움이 따라 산불예방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전지작업 등에 투입한 것이고 위탁관리보다 직영과 농가가 관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초장기 농민소유 토지에 군 권유로 대추나무를 심어 자재비를 지원했던 것” “제초제하지 않고 친환경 쪽으로 유도” “대추나무가로수길은 일반농지 형태가 아니라서 관리에 상당한 애로가 있다”는 등의 말을 쏟아내며 추궁을 비껴갔다.
최당열, 원갑희, 하유정 의원도 공방에 가세했다. 최 의원은 “가로수로서 상징성이 떨어지면 다른 용도로 이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앞으로 보은군이 농업과 공업 두 마리토끼를 쫒자면 2차선인 속리IC~우진프라임~구인농공단지까지 고민을 안겨주고 신경 쓰이게 만드는 대추나무가로수를 한 줄로 정비하고 나머지는 병목현상을 보이는 2차선을 4차선으로 넓혀야 할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원 의원은 허술한 군 직영관리 상태를 지적하며 정이품송처럼 관리에 애착을 보일 것을 주문했다. 원 의원은 “이향래 군수 시절엔 지금처럼 관리하지 않았다. 보은군은 대추나무 식재면적 목표가 1000㏊이다. 보은을 대표하는 대추를 홍보하기 위해 심어놓은 가로수를 예전보다 더 잘 관리해야만 지역의 대추농가에게도 큰 수확,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지 갈수록 식재면적은 넓어지고 심기를 원하면서 이렇게 대추가로수를 천박하게 관리해서 되겠냐”며 “군의 관리하기보다는 차라리 농가에 맡기는 편이 낫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 과장은 그러나 “전에는 매년 관리비가 1억 가까이 투입됐다. 그 당시 의회에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며 압박해 과장들이 괴롭힘을 당했었다”고 회고한 후 “환경도 열악하고 풀베기 인건비도 안 나오는 관리를 하겠다고 접근하는 농민도 단체도 없다”고 받아쳤다.
하 의원은 대책을 촉구했다. 그는 “주민의 심한 질타를 받으며 은행나무를 어느 날 뽑아냈다. 그리고 1700여주의 대추나무를 식재했다. 관리부족, 수수방관 행정이 이뤄지고 있는 게 현재의 실정이다. 예산은 정책이다. 2009년도에는 9600여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해서 가지치기 작업과 고사목 제거 등 대추나무가로수 관리에 정성을 다했던 때가 있었다. 민선 5기부터 미흡한 행정으로 대추나무가로수길은 점점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상태다. 의원들과 현장을 갔지만 관수시설 자체도 엉망이 되어 버렸다. 산림녹지과에서는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해보겠다”며 감사를 마무리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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