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 박사는 강의를 듣기 전에 사주팔자에 대한 선입관부터 버리라고 했다. 실제 임상활동을 해오면 역학과 운명학이 변화의 학문개혁의 학문의망의 학문임을 여러번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진정한 운명학이란 이미 결정되어진 어떤 것을 족집게처럼 밝혀내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각자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개혁하는 과정 속에 운명학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예컨대 남자 사주에 여자가 많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위 제비족이나 바람둥이를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반드시 제비족이나 바람둥이가 될까? 태어나자마자 사주가 결정되고 그로인해 평생 제비족이나 바람둥이로 산다면 정말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사주에 여자가 많을수록 큰 성공을 거둘 것이다. 똑같은 사주이지만 한 사람은 제비족이나 바람둥이가 되어 패가망신하고, 한 사람은 산부인과 의사가 되어 명예와 부를 누릴 것이다.
어쩌면 사주 해석의 묘미는 그렇게 주어진 사주를 활용해 스스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오해를 많이 받는 사주 중 또 하나가 역마살인데 이에 대한 해석에서도 다음과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역마살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역마살이 있으면 집을 나가서 밖으로 떠돌아다닌다고 하는데 사실 역마살을 활동적이고 움직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역마살이 있다고 반드시 집을 떠나 떠돌이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세일즈맨, 외교관, 비행사, 승무원, 항해사, 가이드, 군인, 경찰에 이르기까지 역마살과 관련된 직업은 매우 많다. 같은 역마살이지만 활동범위가 국내에서 해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모두 활동적이고 움직임이 큰 직업들이다.
자신의 생각과 선택에 따라서 얼마든지 운명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방송사의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유명 역술가와 무속인들을 상대로 진행했던 실험이야기를 소개한다면 서울역의 거지에게 깨끗한 양복을 입혀 그들에게 데려가 “이 사람이 사업을 크게 하고 있는데 장차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거짓 질물은 하고 사주팔자를 보게 하는 실험이었다. 실험에 참여한 어느 역술가는 자신의 배부르고 등 따뜻한 것을 구하지 않으면 텅 빈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했고 이러한 사주로는 사업가가 될 수 없다고 풀이했다.
아무리 겉모습을 그럴듯하게 꾸몄어도 타고난 운명까지 속일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사주명리학으로 풀이해도 이 사람의 사주로는 사업가로 성공할 수 없는 것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이런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평생 거지로 살아야만 하는 것인가? 백범 김구 선생의 삶은 그렇치 않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백범일지를 보면 김구 선생이 과거시험을 보러갔다가 중인의 신분으로는 장원급제를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응시를 포기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후 선생은 부친의 권유로 풍수역학, 관상 등을 독한한다. 관상학을 공부하던 선생은 어느날 거을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관상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눈도, 귀도, 코도, 입도 모두 거지의 상이었다. 이에 실망한 선생은 비관에 빠져 자살까지 결심하기에 이르렀는데 관상학 책 마지막 구절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거기에는 ‘관상불여심상’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있었다. 그것은 관상이 제 아무리 뛰어나도 심상을 따라갈 수 없다는 뜻이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관상을 극복할 수 있음을 깨달은 선생은 세상을 보는 눈을 더 키우게 되고 나중에 민족의 지도자로 성장했다. 자신의 배부르고 등 따뜻한 것을 구하지 않는다. 또 똑같은 사주를 갖고 태어났다 하더라도 자신의 선택에 따라 거지도 될 수 있고, 지도자도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바로 여기에 담겨있다.
각자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그에 맞게 인생설계를 하는 것, 타고난 사주팔자의 장점을 잘 살려 삶을 변화시키고 인생의 희망을 키우는 것이 바로 역학이자 운명학이다.
우리의 운명과 사주팔자는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조순이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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