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최초 여성 이장 김은숙씨(내속 만수)
지난 97년 처음 마을 주민들이 이장을 보라고 맡길 때만 해도 김은숙씨(52, 내속리면 만수리 이장)는 사양했다. 여자가 무슨 이장을 하느냐, 도시도 아니고 농촌에서 여자가 이장을 하는 곳이 어디있냐, 나는 절대로 못한다. 하라, 안한다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김은숙씨는 못할 것도 없다는 마음을 먹고 32가구가 전부인 만수리 이장을 맡는 것을 수락했다. 처음에는 못하겠다고 버티더니 이장일을 맡겨놓으니까 남자 이장들 못지않게 마을일을 잘 꾸려나간다고 주민들의 칭찬이 대단하다.국립공원지역이어서 군청일, 국립공원과 관계되는일 등 다른 지역보다 더 바쁘다. 마을에 앰프시설이 없어 공지사항이 있을 때면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집집마다 방문해 설명해주고 일일이 전화를 넣어 설명해 준다. 또 보조금 등이 있으면 다른 마을보다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배정되도록 노력하고 건설분야는 문외하지만 지난해 수해복구 공사도 민원발생없이 마무리를 졌다. 지난 여름에는 농협과 연계해 도시 어린이들의 농촌체험을 위한 팜스테이(farm-stay)를 개최, 도시 어린이들에게 농촌생활을 체험하는 시간을 갖게하기도 했다.
마을회관은 고사하고 노인정 조차없이 부지는 공용근 노인회장으로부터 희사받고 사업비는 군 보조금을 받아 노인정 신축을 추진하는 등 외유내강의 리더십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한 번 맡은 일은 똑 부러지게(?) 해내는 성격이어서 그녀가 맡은 일은 어느 분야나 그진가가 나타난다. 93년 조직된 내속농협 주부 농악대가 그것으로 그동안 군 농악 경연대회에서 수 차례 수상을 하고 군 대표로 각종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는데 군내 여성 농악대 창단의 붐을 일으켰을 정도다.
보은읍 삼산리에서 태어나 65년 보은여고를 졸업하고 서라벌예대 국악과에 합격했으나 가정형편으로 진학을 포기, 체신공무원 생활을 한 김은숙씨는 82년 만수리로 이사를 와 현재 1000여평의 밭을 일구고 민박집을 운영하며 생활하고 있다. 46살 때 운전면허와 미용사자격증을 취듯했고 개나리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꽃꽃이를 하는 등 항상 자기 개발에 힘쓰는 김은숙씨는 이장 타이틀외에도 주부대학 동창회 군지회장을 맡고 있는 등 슬하에 2남을 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인 50대 신세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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