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다시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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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다시 웃을까?
  • 김정범 내북면 노인회장
  • 승인 2014.05.0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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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나 철죽과 연산홍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모란도 질세라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여기에다 꽃잔디의 만개한 군락은 분홍빛 주단을 깔아 놓은듯하여 그 위에 주저앉아 뒹굴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어렵도록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데 여기에다 화창한 날씨마저 더하니 굳이 달력을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때가 만화방초 호시절 5월이 되었음을 알게 한다. 이제 아카시아 향기도 실바람을 타고 실려 올 테고 신록은 온 산과 들을 덮고 있으니 그래서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하는지는 모르지만 애칭만큼이나 5월은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계절임에는 틀림이 없다. 뿐만 아니라 5월은 가정의 달이니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그리고 부부의 날로 이어져 가정과 가족의 참 된 사랑과 의미를 생각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그 가르치심인 자비로 이 세상이 평화로워지기를 소망 해 본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날들을 함께 하면서도 이렇듯 마음이 무겁고 우울 할 수밖에 없으니 이번 여객선 침몰 사고로 희생 된 유족들, 특히 어린 학생들의 부모 마음이야 오죽하랴 싶다.
고대 중국의 미인 왕소군이 정략의 제물로 거란 땅에 당도하였을 때 “봄은 왔으되 봄 같지 않고 꽃은 피었으되 꽃이 없다”고 하면서 자신의 불행을 탄식 했다고 했는데 지금 내 마음도 꽃을 보면 어린 생명들의 넋인 양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드니 그 심정인들 아무리 지금 우리들 아픈 마음에 비할 수 있을까?
며칠 전 7월에 강의가 예정된 노인대학 담당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해서 노래교실로 예정 되어 있던 프로그램을 진행 할 수 없게 되었으니 강의를 앞 당겨서 다음 주에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참사가 일어 난지 이십 여일 이 지났어도 노래 부르며 웃을 수 있는 시간들을 이처럼 빼앗겨 버리고 있으니 우리가 언제 다시 웃고 노래 부를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세상을 사노라면 숱한 고난과 역경을 겪게 된다고는 하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처럼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 만큼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마음이다. 아직도 천안함 폭침 사건을 잊지 못하고 있는데 꽃망울마저 피우지 못한 어린 생명들이 희생 된 이번 참사는 오래도록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나는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등교 하는 모습을 보면 늘 생각하기를 참 아름답다고 여겨 왔는데 어제 아침엔 보은을 가는 길이 마침 등교 시간이라서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지어 오는 것을 보고는 아름답다 기 보다는 저렇게 꽃다운 것들이 거센 바다 속에 생명을 묻었고 아직 시신마저도 찾지 못하여 바다만 바라보며 절규하는 유족들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저려 올 뿐 이었다. 부모들의 가슴 속엔 자식을 묻은 무덤이 생겼으니 그 큰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야 할 그들은 언제 다시 웃을 수 있을까, 세월이 약이라서 세월이 지나면 잊어 진다고는 해도 잊을 것이 따로 있지 잊으려 한다 한들 잊혀지고 세월이 간다 한들 어찌 잊고 살 수 있을까. 더욱이 이제 어버이날이고 보면 자식이 가슴에 달아 주어야 할 카네이션 대신 자식의 영정 앞에 놓인 국화를 바라보아야 할 그들을 생각하면 기가 막혀 연민과 미안한 마음에서 이번 어버이날엔 나도 카네이션을 달지 않음으로 마음의 위로를 보내고 싶다.
나는 국가적으로 큰 어려움이나 행사가 있을 때 마다 우리 국민들이 결집 되어 하나가 되는 모습에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때도 그랬고 2002월드컵 때도 그랬고 천안함 사건 때도 그랬다. 그래서 그 결과는 언제나 어려움을 극복 해 왔고 브라질 월드컵도 이제 얼마 남지않았지만 2002월드컵 때의 거리 응원은 세계를 놀라게 하고도 남았으며 4강이라는 신화를 일구어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보여 주었다. 이번 참사도 마찬가지로 온 국민이 함께 아파하며 위로를 보내고 있으니 유족들도 힘을 얻으리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기도 한다. “이번 사고로 희생 된 생명들이 편히 잠들게 하시고 유족들의 슬픔을 하나님 나라의 평안으로 위로 받게 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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