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의 미인 왕소군이 정략의 제물로 거란 땅에 당도하였을 때 “봄은 왔으되 봄 같지 않고 꽃은 피었으되 꽃이 없다”고 하면서 자신의 불행을 탄식 했다고 했는데 지금 내 마음도 꽃을 보면 어린 생명들의 넋인 양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드니 그 심정인들 아무리 지금 우리들 아픈 마음에 비할 수 있을까?
며칠 전 7월에 강의가 예정된 노인대학 담당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해서 노래교실로 예정 되어 있던 프로그램을 진행 할 수 없게 되었으니 강의를 앞 당겨서 다음 주에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참사가 일어 난지 이십 여일 이 지났어도 노래 부르며 웃을 수 있는 시간들을 이처럼 빼앗겨 버리고 있으니 우리가 언제 다시 웃고 노래 부를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세상을 사노라면 숱한 고난과 역경을 겪게 된다고는 하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처럼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 만큼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마음이다. 아직도 천안함 폭침 사건을 잊지 못하고 있는데 꽃망울마저 피우지 못한 어린 생명들이 희생 된 이번 참사는 오래도록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나는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등교 하는 모습을 보면 늘 생각하기를 참 아름답다고 여겨 왔는데 어제 아침엔 보은을 가는 길이 마침 등교 시간이라서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지어 오는 것을 보고는 아름답다 기 보다는 저렇게 꽃다운 것들이 거센 바다 속에 생명을 묻었고 아직 시신마저도 찾지 못하여 바다만 바라보며 절규하는 유족들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저려 올 뿐 이었다. 부모들의 가슴 속엔 자식을 묻은 무덤이 생겼으니 그 큰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야 할 그들은 언제 다시 웃을 수 있을까, 세월이 약이라서 세월이 지나면 잊어 진다고는 해도 잊을 것이 따로 있지 잊으려 한다 한들 잊혀지고 세월이 간다 한들 어찌 잊고 살 수 있을까. 더욱이 이제 어버이날이고 보면 자식이 가슴에 달아 주어야 할 카네이션 대신 자식의 영정 앞에 놓인 국화를 바라보아야 할 그들을 생각하면 기가 막혀 연민과 미안한 마음에서 이번 어버이날엔 나도 카네이션을 달지 않음으로 마음의 위로를 보내고 싶다.
나는 국가적으로 큰 어려움이나 행사가 있을 때 마다 우리 국민들이 결집 되어 하나가 되는 모습에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때도 그랬고 2002월드컵 때도 그랬고 천안함 사건 때도 그랬다. 그래서 그 결과는 언제나 어려움을 극복 해 왔고 브라질 월드컵도 이제 얼마 남지않았지만 2002월드컵 때의 거리 응원은 세계를 놀라게 하고도 남았으며 4강이라는 신화를 일구어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보여 주었다. 이번 참사도 마찬가지로 온 국민이 함께 아파하며 위로를 보내고 있으니 유족들도 힘을 얻으리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기도 한다. “이번 사고로 희생 된 생명들이 편히 잠들게 하시고 유족들의 슬픔을 하나님 나라의 평안으로 위로 받게 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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