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탈현장의 창고가 문화예술의 현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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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탈현장의 창고가 문화예술의 현장으로”
  • 보은신문
  • 승인 2014.04.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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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1. 방치되는 보은군 근대문화유산
2. 근대문화 도시로 변신하는 군산시
3. 근대문화의 보고, 역사문화 도시 강경의 끔
4. 새마을 창고가 예술과 문화의 공간으로 변신하다
5. 일본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을 가다
6. 보은군 근대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방안

보은군에 산재한 국.보물 및 문화재 지정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문화유산의 뒷전에 밀려 근대문화 유산이 훼손 방치되고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5~60년대의 짧은 역사라는 이유로 또는 일제 강점기의 문화라는 이유만으로 일반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방치되거나 훼손되고 있어 관리 및 보존, 활용에 대한 논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타 도시의 웅장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근대건축물 및 근대유산에 대한 보존실태와 활용등의 선진사례를 토대로 보은군 일대에 산재해 있는 근대 문화유산의 가치가 있는 구조물, 시설물, 건축물등의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근대문화 유산의 지정 가능성 및 활용방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새마을 창고로 조성된 삼례문화예술촌의 디자인박물관이 관람객들에게 인상깊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수탈의 창고가 예술문화촌으로 변신
전라북도 완주군은 전주시를 감싸고 있어 전주시와의 통합여론이 있지만 자구책을 마련해 독립된 군으로 자리매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군단위 작은 중소도시이다. 이중 삼례읍은 1892년 동학농민혁명의 2차봉기를 위한 삼례집회로 알려진 곳이다. 만경강 상류에 위치하여 일제강점기 군산, 익산, 김제와 더물어 양곡수탈의 중심지였다. 양곡 수탈 중심에 있었던 삼례양곡 창고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대지주 시라세가 1926년 설립한 이엽사농장 창고로 추정되며 완주지방의 식민 농업회사인 전북농장, 조선농장, 공축농원과 함께 수탈의 전위대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례 양곡창고는 1920년대 신축되어 2010년까지 양곡창고로 사용하다가 저장기술 발달 등 환경변화로 기능을 잃게 되었으나 지역 재생을 위해 완주군에서 매입하여 문화공간으로 조성된 삼례문화예술촌은 2013년 6월 5일 개관했다. 예술촌 입구에 눈에 뛸 정도로 한눈을 사로잡는 문구가 있었다. ‘협동생산 공동판매’ 과거 마을마다 있던 농협창고에서 봤던 표어가 먼저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1920년대 건축한 양곡창고 7개 동과 박정희 대통령 당시 건축한 새마을 창고 1동이 그대로 보존한 채 문화예술촌으로 거듭났다.


▲ 삼례문화예술촌의 광장은 지역주민의 문화예술동아리 활동의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사진 완주군청 제공)
100년의 시간여행, 문화예술촌으로 승화
양곡창고가 역사와 현대를 아우르는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삼례문화예술촌내에는 아트미술관, 문화카페,책공방북아트센터, 디자인뮤지엄, 목공소, 책박물관 등 다양한 문화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가족과 함께 체험도 하고 공연 및 휴식을 즐기실 수 있다.
관광안내소를 지나 첫 번째 만나는 비주얼 미디어아트갤러리를 찾았다. 창고 외벽에는 ‘협동생산 공동판매’ 라는 문구가 선명이 남아 있는가 하면 건물 특성상 드높은 천장과 넓은 벽에 화려한 빛의 세계가 펼쳐졌다. 미디어의 화려함에 빠져 감상을 한 뒤 두 번째 창고 역시 외벽에는 삼례농협창고라는 문구가 확연하게 새겨져 있었다. 이 전시관은 제품 생산과정에서 날로 부각되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변천사를 알게 하는 공간으로 지나간 수년의 한국디자인의 우수성을 확보하고 정리하여 자료화시킴으로써 디자인에 대한 방향과 정보를 제공한다.
바로 옆 건물에는 <김상림목공소>가 있다. 궁금증을 갖고 들어서는 순간 바로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목가구 제작과 오랜 시간 모아온 목공 연장이 진열된 공간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목가구를 재현하고 전통가구의 제작기법과 디자인에 스며있는 한국의 멋을 적극 반영하여 현대 주거공간에 어울리는 목가구를 제작하고 있었다. 주말을 맞아 목수학교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 어느 전시관보다 생동감이 느껴지고 직접 체험하고 싶은 충동마져 느끼게 했다.
다음으로 찾은 책 박물관은 역사를 아우르는 고서의 정감에 빠져 관람하던 중 60년대 교과서를 볼 수 있으며 과거를 확인하는 서적들을 챙겨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곳에서는 전시품 외에도 군민들이 함께하는 시화전, 시낭송회 및 음악회가 열려 관람객에게 보고 듣는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한다고 한다.
한국 근대사의 오늘과 내일을 뒤돌아 보는 시간을 제공하는 한편 일제강점기 시절 양곡창고가 한국인의 마음과 영혼을 담은 문화예술촌으로 곱게 새 단장을 하고 내방객을 맞고 있으니 더욱 의미가 깊다는 생각과 완주군의 도시재생 노력이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


▲ 예술촌내 김상림목공소에서는 주말을 이용해 목공기술을 배우려는 교습생들의 실습장이 되고 있다.
도시재생으로 다시 태어난 삼례읍
완주군이 도시재생을 위한 구도심 활성화 공모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국토교통부 공모 ‘도시재생 선도지역 지원사업’ 에 선정되기 위해 사업기본구상(안)에 대한 행정절차(주민공청회, 의회 및 학회전문가의 의견 청취 등를 진행했다는 사실이 중요해 보였다.
‘도시재생 선도지역 지원사업’ 은 긴급하게 도시재생을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고 주변 파급 효과가 높은 지역, 도시경제기반형 재생형과 근린주거지역 재생형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공모한다.
완주군의 선택은 근린주거지역 재생형은 쇠퇴한 구도심 및 중심시가지 등의 활성화가 필요한 지역 또는 생활여건이 열악한 노후·불량 근린 주거지역의 정비를 주 내용으로 으로 쇠퇴 정도가 가장 심각한 삼례읍 삼례리와 후정리 일대 약 1㎢ 구간이었다.
완주군은 이를 위해 4년간 총 사업비 200억(국비 100억, 군비 100억)의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선도지역 사업에 응모할 계획으로 이 일대는 완주군의 중추적인 삼례읍 소재지로 공공·상업·문화 등 다양한 시설(삼례읍사무소, 삼례시장, 삼례문화예술촌, 구삼례역 등)이 밀집한 도심지역이다.
완주군의 한 관계자는 “역사·문화자원, 교육·상업시설, 주민공동체를 적극 활용해 사회·문화·경제·환경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근린주거지역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사업과 연계해 지역주민이 주도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함으로 농촌문화교육의 중심지인 삼례읍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삼례문화예술촌, 공공건축 대통령상을 받다
완주군은 1920년대 건립된 양곡창고를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삼례문화예술촌이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2013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에서 대통령상에 선정된 바 있다.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은 지역의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담은 품격 높은 공공건축을 유도하고 공공발주자의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노력과 성과를 발굴 시상하기 위해 2007년부터 국토교통부에서 시행해 오고 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100년 가까이 한 자리를 지키며 오랜 세월을 견뎌낸 옛 모습 그대로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공공건축 대통령상이라는 또 하나의 큰 영예로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옛 선조들의 유산을 재활용해 삼례 지역이 간직한 역사와 전통을 기억하고 되살리려는 노력은 지역 주민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한편 지역주민에게는 자부심을 키우고 공동체 의식을 고취시켜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도 수상의 원동력이 됐다고 한다.



▲ 이현귀 해설사
"처음엔 외면, 지금은 지역문화의 메카로"
삼례문화예술촌 이현귀 해설사

초창기 쌀 창고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든다는데 지역주민들은 회의적인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것도 지역 예술인이 아닌 외부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문화예술촌을 만는다는데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완주군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있었고 예술촌 구성원들의 탄탄한 기반이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자와자찬하고 있습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지난해 6월에 개관한지 불과 한 달만에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7월에 가볼만 한 곳'으로 선정되고 이어 10월에는 안전행정부 주최 ‘우리나라 향토자원 베스트 30’ 에 뽑혔고 12월 말에는 문화재청의 6개의 창고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옛 모습 그대로를 보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햇습니다.
또 개관 이후 '한국 북 디자인 100년', '한국 대표 문인 장서표', '김태형 교과서 전시' 등 책 관련 전시와 '예술은 즐겁다', '인(人)+생(生)의 공간', '자연과 과학의 빛―융합' 회화 전시 등 6개월마다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나만의 책 만들기, 고서대학, 목수학교, 미술 창의 아카데미 등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문화 공연을 개최해 문화 향유 기회가 적은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를 함께 즐기고 누리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개관 1년만에 초창기 지역주민들의 반대의견은 환영으로 바뀌게 되었고 삼례문화예술촌 주변 구삼례역사에 막사발전시장과 삼례 전통시장 주변의 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외지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에 설레는 마음으로 기뻐하고 있습니다.
지역과 함께 살아 온 오래된 건물의 가치에 주목해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 그곳에 쌓인 공간과 시간의 흔적을 다음 세대에 고스란히 물려주기 위해 노력이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나기홍 박진수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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