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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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인연
  • 이영란 종곡초등학교 교감
  • 승인 2014.03.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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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이 우리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고 겨우내 짊어지고 다닌 두터운 외투를 벗을 때쯤이면 난 다음의 선서를 잘 실천하리라 다짐을 한다. ‘나는 나의 명예를 걸고 다음을 조목을 굳게 지키겠습니다. 첫째, 하느님과 나라를 위하여 나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둘째, 다른 사람을 항상 도와주겠습니다. 셋째, 걸스카우트의 규율을 잘 지키겠습니다. 라고 낭랑한 목소리로 외우며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새끼손가락을 누르며 검지, 중지, 약지를 쭉 펴 당당하고 멋지게 하는 걸스카우트의 삼지 인사는 나의 마음을 무언가에 이끌리도록 하는 힘이 있었다. 걸스카우트의 제복이 녹색이어서 푸른 물을 닮는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봉사했던 생각들이 샘솟는 것은 그만큼 나의 생활에 보탬이 된 활동이기 때문이다. 1980년 7월 24일은 보은과 괴산에 엄청난 피해를 준 호우가 있었다. 난 그 때 괴산군 후평리 청천 충북학생야영장에서 50여명의 대장 선생님들과 50여명의 대장 선생님, 200여명의 중·고등학생들과 야영훈련을 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야영장이 황토물의 폭풍을 만나 물속으로 잠기는 사태에 학생과 선생님들을 이끌고 뒷산에 겨우 몸만 피신 한 후 이틀을 굶고, 10여명의 훈련강사님들과 난생 처음 주먹밥을 만들어 대원들에게 주었지만 대원들도 선생님들도 낯선 음식을 먹지 못하고 미원초등학교까지 걸어 왔던 일이 있었다. 얼마 전 방송에 출연했던 배우가 이야기 한 ‘6.25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의 고생을 했다. 시설과 기구가 변변치 않았던 영동 양산 송호리 솔밭에서 야영을 할 때 밥솥이 폭발하여 기겁했던 일, 무주구천동 야영장에서 국제 야영을 하는데 텐트 속으로 기어온 긴 뱀 때문에 난리가 났던 일, 세 살과 네 살의 연년생 아이를 데리고 문장대 극기 훈련을 갔을 때 남편마저도 믿지 않아 일주일이 지난 후 사진을 보고 인정 했던 일, 강원도 고성에서 10,000명의 국내·국외 대원들이 평화캠프를 할 때 지역의 기후 특성 상 돌풍과 소나기로 시설이 넘어져 머리를 다쳐 야전병원에 실려가 꿰매고 집안 식구들을 놀라게 한 일......... 난 이런 모든 활동이 날 긍정적으로 만들고 아이들과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오직 교사의 열정만으로 아이들과 함께 청소년 활동을 했다. 어렵고 힘든 일을 참고 같이 하며, 다른 친구들을 위해서 참아 주고, 어른들을 위해 양보하던 마음을 기르게 돕는 것은 대부분 교사의 몫이었다. 물질적으로 훨씬 풍성하지만 옛날보다 부족하다고 불만이 많고, 볼거리와 읽을거리는 풍성하지만 끈질기게 읽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아 투정만 부리고, 얕은 지식으로 똑똑하다고 착각하는 것이 35년이 지난 오늘날의 모습이다. 우리들의 예쁜 꼬마들과 젊은 여성들이 희망을 갖고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면 아픈 사회가 웃음의 사회로 변하지 않을까?
청소년 시절은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과도 같은 시절이라 생각한다. 관심만큼 소질이 계발되고, 앞으로 삶에 밝은 빛으로 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가질 수 있고, 멋진 인생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유를 키우는 시절이라 생각한다. 새 싹을 키워 나무가 되고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는 이치와 같지 않는가?
걸스카우트와 같은 청소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준 나의 수많은 인연에 고마움을 느낀다. ‘준비’라는 모토를 갖고 미래의 젊은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걸스카우트! 봉사와 사랑이라는 힘으로 스스로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며 변화를 창조하는 힘을 준 걸스카우트! 나는 걸스카우트와 함께 하면서 산과 별 그리고 하늘 등 자연의 위대함을 예찬하면서 나와 함께한 사람들과 좋은 인연이 되었다. 이런 아름다운 인연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여유와 상대방을 배려 해 주는 마음의 힘을 얻었다. 콩나물이 싱싱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한 바가지의 맑은 물처럼 좋은 인연은 사람을 한층 더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가 된다. 나와 걸스카우트가 참 좋은 인연이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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